마가복음 6장에는 예수께서 고향에서 배척당하시는 장면과, 열두 제자를 파송하시는 장면에 이어, 여러 기적사화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 고향에서 배척을 당하시는 이야기는 마태복음 13장에도 기록되어 있는데 내용은 마가복음과 거의 같습니다.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소상히 알고 있는 고향 사람들이 예수님을 달갑지 않게 보았다는 것과, 예언자는 자기 고향과 자기 집 밖에서는 존경을 받지 않는 법이 없다고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부분, 그래서 거기에서는 기적을 많이 행하지 않으셨다는 결론 부분까지, 마태는 마가의 원문을 가져가서 거의 그대로 기록했습니다.
이어지는 본문은 열두 제자를 파송하시는 내용인데, 마태복음 10장에 같은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전도 여행을 떠날 때는 음식물이나 자루도 지니지 말고, 돈도 챙기지 말고,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말라는 말씀까지 거의 같지만, 마태는 마가복음의 원문에는 없는 내용을 덧붙였습니다. ‘이방 사람의 길로도 가지 말고, 사마리아 사람의 도시에도 들어가지 말고, 이스라엘 집의 잃은 양 떼에게로 가라’는 내용입니다. 마태복음이 유대인 기독교도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복음서라는 것을 나타내는 기록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어지는 본문은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대한 기록입니다. 이 본문도 마태복음 14장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갈릴리와 베레아의 분봉왕인 헤롯 안티파스가 세례 요한을 죽이게 된 이유와 과정을 담은 글입니다. 원본인 마가복음의 기록을 마태가 간추려 담았는데 비교적 내용의 손실 없이 잘 요약해서 담았습니다.
이어지는 본문은 그 유명한 오병이어 이야기입니다. 이 본문도 마태복음 14장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내용도 마가와 마태가 거의 같습니다. 이런 기록들은 실제 사건이 아니라 설화로 읽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기록을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믿으면 우리는 신화와 전설의 시대로 돌아가게 된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병이어 이야기는 그냥 설화일 가능성이 크지만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설화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제자들이 얼마 안 되는 음식을 나누어주자 모인 사람들도 각자 싸온 도시락을 서로 나누어, 모였던 사람 모두가 굶는 사람 없이 함께 식사를 나누었을 것이라고 현대 신학자들은 추측합니다.
이어지는 본문은 예수께서 물 위로 걸으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역시 마태복음 14장에 같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배에 태워 호수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자신은 산에 올라 기도하신 후에 걸어서 호수를 건너가셨는데, 이 모습을 보고 제자들이 귀신이 나타났다고 소리를 지르자 예수께서 그들을 안심시키고 배에 오르셨다는 내용까지는 마가와 마태의 기록이 거의 같습니다.
그런데 마태는 원본인 마가복음에는 없는 내용을 여기서도 덧붙였습니다. 베드로 이야기를 덧붙인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안심해라, 나이니 두려워하지 말아라’ 하고 안심시키시자 ‘주님이시면 제가 물 위로 걸어서 주님께로 가게 해주십시오.’ 하고 베드로가 요청했고, 예수께서 허락하시자 그도 물 위를 걷게 되었는데, 거센 바람을 보고 무서움에 사로잡혀 그만 물속으로 빠져 들어갔고,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구해주셨다는 내용을 마태가 덧붙인 것입니다.
원본인 마가의 이야기보다 마태의 이야기가 더욱 극적인 효과가 납니다. 예수님에 대한 경외심도 더욱 커지겠지요. 마태가 기적이야기를 부풀린 이유일 것입니다.
6장의 마지막 본문은 예수께서 게네사렛 지방에서 병자들을 고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본문 역시 마태복음 14장에 같이 담겨있고, 내용 또한 양쪽이 거의 같습니다. 호수를 무사히 건넌 예수님과 제자들에게 마을 사람들이 몰려오고, 예수님은 그들을 모두 고쳐주셨는데, 예수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모두 나았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