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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5월 2일
다섯시 반에 일어나 짐을 꾸리다. 여섯시 사십분 첫차를 타기 위해서 게스트 하우스를 이십분 전에는 출발해야 했다. 온평리의 정차장에 나가 보니 그 시간에 마을의 할머니들이 서너분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성산읍내에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가신다고, 제주시 까지는 한시간 반 정도 걸릴 거란다.
우리땅 걷기 총무 유선생께서 전화가 왔다. 관덕정에 일곱시 반 까지 도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니, 서래봉에서 만나자고 한다. 한시간 정도의 시간을 번 것 같다. 마침 시외버스가 서래봉 공원입구에서 정차를 하여 내렸지만, 요기를 해야 할 것 같아 택시를 타고 김밥 집을 찾아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서래봉에 도착해서 우리땅 걷기 본대와 연결을 시도했다.
주봉에서 내려오는 삼거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낮익은 얼굴들이 속속 도착한다. 신선생님, 도곡선생. 구름재님. 웃음여행 안명숙님. 스칼렛 님 등과 청솔객님과 스탠스님, 린다님은 처음 대면하게 되는 자리 였고, 버스로 김녕해수욕장으로 이동하기 전 쉬면서 각자 자기 소개를 하였다.
오전 일정 김녕리를 안내해 주신 김녕리 감사 임문배님
구름재 님의 제주에 있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었고, 우리땅걷기 일정에 한나절 정도의 시간을 할여해주신 고마운 분이다. 김녕리에서 태어났고, 현재 김녕리에서 살고 있으며, 고향 김녕리 발전과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하시는 분이시고, 제주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하며 앞으로 전개될 발전계획에 대해 확신도 넘친다
만장굴과 같이 그냥 한번보고 스쳐지나가는 관광이 아니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으로 키워볼 계획으로 야심찬 김녕리의 청사진을 소개한다. 첫째 마을공동재산으로 되어 있는 밭 유휴지 20000만 평 정도를 개발하여 웰빙부, 채소부, 약용부, 감귤농장등으로 세분화하고 유기농 재배 시스템으로 키워서,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을 그대로 가져 갈 수 있는 계획이 농어촌 개발공사 진행 중이고, 또 트레킹코스 중 바다위로 걸어갈 수 있는 길을 바닷속에 만들어 보일 계획이 있고, 바다 속에 용궁호텔을 지을 계획이 있다니 어떤 형태로 가시화가 될지 자못 기대가 된다. 체격이 건장하여, 두주 불사의 호남형의 남아 인 듯 하고 이고, 앞으로 제주가 발전되어야 할 지향점에 대해서 가치관이 확실하였다. 될 수 있으면 원형을 유지해야하고, 생태환경적으로 개발을 해야하고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하는데 , 다분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용두동에서 김녕해수욕장을 거쳐 다수꽂이까지 6.5KM의 거리를 두 시간 반에 걸쳐서 돌아 보았는데 그 중 김녕 해수욕장은 국내 어디에서도 볼수 없었던 쪽빛 바닷물로 단연 압권이었다.
해수욕장의 모래가 하얀색이라서 그렇게 곱고 연한 청색으로 투영이 되었으리라 생각되는데 마치 열대의 바다 사이판에서 보았던 바닷물 색깔과 같았다. 그리고 모래사장의 특징이 경사가 완만하여, 물장구 치고 놀기에 아주 적합한 해수욕장 이었다. 마침 꼬마들이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해안가에 이르러서 제주 특유의 용천수를 맛보았는데, 그 다음은 그런 용천수가 내륙 쪽에서 바다로 흘러내려 가는 수로를 직접 보여 주겠다 한다. 여기가 김녕리 개웃 샘물이었다.
마을 인가와는 좀 떨어진 곳에. 제주화산암 지대 특유의 커다란 굴이 있어 아래로 내려가 보니, 작은 개울물 정도 되는 적지 않은 수량이 양옆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여기 물도 손으로 떠서 마셔보니 물 맛이 좀 간간하였다. 바닷가에서는 염분이 섞여들어 갔다고 하겠지만 여기는 바다와는 사뭇떨어진 곳이 아닌가? 미네랄이 함유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임문배 감시님 이, 김녕리에 대한민국 최초로 요트클럽이 만들어져 있는데. 만약 우리땅걷기 회원들이 요트체험을 하겠다하면 무료로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한다.
오후 두시가 다 되어서 늦은 점심을 제주 특유의 음식, 회국수로 배를 채우고 임문배님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관광 버스로 제주내륙산악지대로 이동을 한다. 여기서 부터는 스탠스님이 주역을 맡아야 할 시점이다.
스탠스 님 , 회원들 중에서 제주도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았고, 특히 올레 길에 대해서는 거의 마니아 수준이었다. 올레 길을 처음 개발할 때부터 관여하기 시작하여, 전 코스를 서너번 이상씩을 다 돌아 보았고, 지금도 주말에 틈만 나면 제주에 와서 올레코스를 순례하고 있었다. 내가 그의 올레 길에 마치 신앙과 같은 집착을 느꼈던 것은 5월6일, 내가 제주에서 서귀포해안을 마지막 걸었던 날이었다. 그 전날 풍림게스트 하우스에서 같이 숙박을 하였는데. 아침 10시 50분 비행기로 제주공항을 출발하기로 되어 있다 하였다. 서귀포에서 제주가는 시간도 한시간 이상 소요될 것이고 정상적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갈 차비를 하면 알맞은 시간 이었다. 아침 여덟시에 길을 나서자는 것이다. 올레 7코스를 한시간 남짓 같이 걷더니 그 해안가에서 택시를 불러 타고 제주공항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와아!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잘게 나눠 쓰는 것도 배워야할 점이고, 올레에 대한 애착 또한 놀라운 것이었다.
아침 나절에 여기저기 제법 걸었고, 점심을 포식하여 식곤증이 밀려와 버스로 이동하는데 거의 모든 사람이 오침에 빠져 있는 듯 했다. 느낌으로 5.16도로 어디 쯤을 지나서 남원 조촌을 연결하는 도로상에 차가 멈춰 선듯 했다. 울창한 삼림 지대였다.
지금부터 제주에 대해서 정통한 제주 마니아가 아무한테나 보여주지 않는 제주의 비경을 조심스럽게 우리들에게 보여 주는 시간이다.
차에서 내리니 울창한 삼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었고, 숲길을 따라 편안한 경사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간다. 삼나무 숲을 지나니 아열대 성 활엽수 교목들이 우거져 있다. 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등 길가에는 천남성 등이 약용식물과 고사리, 곰취. 곰피 등의 산나물어 널려 있고, 신샘이 수시로 식용 가능한 풀들을 채취하여 맛보게 한다. 싱아, 그리고 이름이 거억나지 않는 작은 노란꽃과 대체로 신맛이 있는 풀들이다.
이때 배운 실력으로 나중에 혼자 걸을 때 싱아를 꺾어서 씹어가면서 갈증을 달래기도 하였다.
이날 걸었던 길은 물찻오름 가는 트레킹코스였는데, 물찻오름 까지는 가볼 수는 없었다. 물찻오름은 생태계 보호를 위해 예약을 통제하는데, 사흘 전에 예약을 해야 된다고 했다. 이따금 꿩소리가 들리고 새들만 날아 다니는 고요한 숲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더덕은 향기가 나서 찾아 보아도 쉬이 나타나지 않았고, 부지런히 숲을 드나들면서 나물들을 뜯어서 한 곳에 모으고
그럭저럭 한시간이나 걸었나? 남조로 와 사려니 오름 가는 입구의 삼거리가 나왔다.
스탠스 님의 설명에 의하면 사려니 오름 쪽으로 가면 경치가 좋고 아름다운 길이지만 우리가 오후에 늦게 출발을 해서 지금부터 10KM 이상을 걸여야 하는데 ,일몰 전에 차로에 이를 수가 없다며 남조로로 내려가자고 한다. 그 때가 네시가 넘어 있었다.
모두가 아쉬워했다. 모두가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이런 비경을 언제 다시 오겠는가? 하는 마음도 들고, 그렇지만 이런 경우 경험 있는 리더의 결정을 절대 따라야 한다.
남조로로 내려갈 쯤 인원에 문제가 생겼다. 앞서 간 스칼렛 님이 길이 곧 바로 나 있는 사려니 오름 쪽으로 사뭇 앞서간 듯 한데 소리쳐 불러도 대답이 없다.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육성으로 불러도 들리지 않을 거리라면 상당히 멀리 간 듯하다. 이 때 이상열 선생이 얼른 다녀오겠다고 뛰어 간다. 잠시 후에 돌아 왔는데 보이지 않았다고, 답답함만 가중된다. 그러면 남조로 쪽으로 내려 갔을까? 하는 의견도 제시되고 몇 사람이 남조로 쪽으로 찾아 내려 가자고 하였고,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는데. 마침 오토바이로 트레킹을 하던 젊은이가 우리 곁을 지나 가길래 그 젊은이에게 부탁을 했다. 우리 사람이 길을 잘못 들어 저쪽으로 간 것 같은데. 한번 다녀와 줄 수 없겠느냐고, 오토바이가 역시 빨랐다. 부웅하고 가더니 잠시 후에 다시 왔다, 가서 만났고, 이 쪽으로 돌아오라고 말을 전했다고, 부우웅 하고 가버린다. 이런 불성실한 사람이 어디있는가? 사람을 뒤에 태우고 왔어야지. 깊은 산길을 홀로 헤매고 있는 여인을 두고 오다니!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1시간여만에 스칼렛님을 찾게 되었는데. 본인이 많이 미안해 하였고, 또 그런 스스럼 없애 주려 여러 사람들이 골려대곤 했는데. 그 오토바이 맨이 타게트가 되었다. 신사도를 모르는 녀석이니, 같이 여행을 하는 여행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하는 몰 인정한 놈이니 등등 말로 그 자리에 없는 젊은이에게 몰매를 주었지만,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우리 중의 누가 가서 데려왔어야지 하는 자책감에 마음 무거웠다.
내가 마음은 있었어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거금을 주고 마련한 새 신발 때문이었다, 이틀먼저 걷기 시작한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어제 저녁 물집을 땄고 이제 다스려 가고 있는 참이었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시간에 다른 회원들은 고사리, 곰피 등의 산나물을 제법 채취를 했고 신샘이 더덕 밭을 찾아내 더덕 대어섯 뿌리를 싸들고 기분 좋게 차에 올랐다.
5월 3일
내가 첫날, 이튿날 돌았던 1.2.3코스를 다시 돌게 되었지요. 비가 조금 뿌렸었고 같은 코스이기에 생략을 합니다.
5월 4일
아침 7시 40분 경에 숙소를 출발하여 우리를 이동시켜주는 차량에 올랐다. 서귀포 축구장과 야구장이 있는 이곳, 비릿한 향기가 코를 찌른다. 광양에서는 밤꽃 냄새인데, 이곳 제주에도 밤나무가 있나? 어제는 날씨가 흐리고 비가 좀 뿌렸지만 오늘은 쾌청하여 한라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8시 15분 화순해수욕장에 도착, 오늘의 여행을 시작하다.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걷다가 모래사장으로 내려선다. 해안가에 매꽃이 많이 피어 있는데 향기롭다. 제주의 해안가에서 볼수 있는 독특한 야생화이다. 일년생 줄기에서 피어나는 꽃인데. 나팔꽃 같이 생겼다. 나팔부분의 꽃잎이 두텁고, 짧은 편이다. 그리고 나팔꽃에 없는 향기가 진하다.
해안이 끝나는 부분의 퇴적암에 다양한 지층이 형성되어 있고,, 억겁의 세월이 축적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푸석푸석한 모래사장이 나온다. 모래사장이 끝나고 사구, 모래 언덕이 있다. 그 사구를 넘어 서는데 팍팍한 더위를 느꼈다. 사구에 올라서니 소나무 그늘이 있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땀을 씻어 준다. 경치 또한 사뭇 다르다. 마치 흑수정을 세로로 세워서 쌓아 놓은 듯 병풍처럼 검은 돌기둥이 가지런하게 세워져 있다. 제주의 바다는 어델 가더라도 맑고 깨끗하다.
이제 산방산 바로 아래 해안이다.
이 해변은 아주 독특하다. 해안의 하상이 모래가 몽돌의 자갈이 아니고, 암반으로 되어 있어 그 암반층에 파도가 부딫쳐 부서진다.
암반 안 쪽으로 모래사장이 펼쳐지고, 오랜 세월 파도의 침식작용에도 견디어 온 암반이 기괴하게 보인다. 제주도 바닷가는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해안이 끝나고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 선다.
언덕에 올라서니 연대라는 독특한 돌로된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산방 연대이다. 연대는 비상연락방 체계로 봉수대나 기능이 비슷한데 , 봉수대는 산꼭대기에 있고, 연대는 해안의 구릉지대에 있어 적이 해안으로 침입을 해 올 때나 기타 비상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신호를 보내는 시스템이었다.
조금더 내려가니 하멜의 표류지 였다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지금부터 약 360년 전에 일본으로 향하던 네델란드 상선이 풍랑을 만나 표류하여 제주도 해안에 밀려왔는데 그 지점이 바로 이곳 사계리 용머리 해안 이다.
다시 송악산으로 향한다. 제주도 에서는 산이라는 지명보다는 오름이라는 지명이 더 익순한 데 오늘 오전에 제주도의 5대산 중 2개의 산을 거쳐 섭렵하게 된다. 이제 산방산을 뒤로하고 송악산을 향하여 사계리 해안을 걷고 있다. 해발 40미터 남짓 되는 높이이고 산록에 조림이 잘 되어 있다.
송악산 하면 개성의 유명 산인데. 여기 송악산은 분화구로 유명하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칼데라(분화구)의 전범을 보여주는 듯 하다. 마치 솥처럼 분화구 둘레가 날카롭고 가파르고, 가운데가 움푹 파였다.
송악산 분화구로 올라가는 길이나 내려오는 길이나 급 경사여서 긴장이 된다. 송악산 분화구를 내려와서 상모리 해안을 걷고, 차량으로 이동을 한다.
신평리에 정오가 다 되어서 도착, 곶자왈을 향하여 출발 한다. 곶자왈은 독특한 제주도의 지형에 붙여지는 보통명사인데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으로 내려 오다가 식어서 형성된 계곡이나, 구릉지대를 말하는 것으로 이용가치가 높지 않은 황무지로서 오랫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를 아니하여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울창한 밀림지대를 말한다. 얼마전에도 할머니 두분이 이 곶자왈에 산 나물을 캐러 갔다가 길을 잃고 행방불명된 사고가 있었다 한다. 어릴 적에 읽었던 우리나라 민담에 한라산에 나무를 하러 갔던 나무꾼이 신선들 바둑두는 것을 보다가 깜박 졸았고, 정신을 채려 자기 집을 찾아가보니,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나와서 하는 말이 자기 할아버지가 나무하러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더라는 것이었다. 그 때 그 나무꾼이 그 이야기를 듣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설화. 순간 백년이 지나버린 것이다. 이런 민담의 배경에는 두 가지 염원이 담겨져 있는 듯 하다. 행방불명된 착한 나무꾼이 어딘가 더 좋은 세상에 가서 살았으면 하는 소망과 백세, 만세 살았으면 하는 사람들의 장수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런 민담의 배경이 바로 곶자왈 인 듯 하다.
편백이나, 삼나무 혹은 소나무로 조림되어 있는 다른 제주의 숲과는 달리 곰솔나무, 상수리. 까마귀 쪽나무, 돈나무 등의 상록활엽수들과 낙엽교목이 넝쿨나무, 인동 등의 자생 식물들이 얽혀져 자라고 있었다.
숲이 칙칙하여 대낮인데도 햇볕이 들지 않는 숲길이었고, 바야흐로 녹음방초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었다. 나무 숲 터널을 지나서 공터가 나와 하늘이 보인다. 꽃향기가 진동을 한다. 누군가 치자 꽃이라 했다. 5월 이쯤이면 모든 꽃의 향기가 다 진하다. 제주에서 볼 수 있는 돈나무, 양다래 키위 꽃, 귤 꽃, 매 꽃 등 달콤한 꿀이 향기에 배어난다. 그리고 온갖 새소리 어디서 숲의 요정이라도 나타날 것 같은 아름다운 숲이다.
중간에 공터 잔디 밭에서 20분 정도 쉬고, 4,50분 걸었나? 소나무 숲이 나온다. 이게 곶자왈이 끝나가는 지점이란다. 곶자왈을 나와 무릉리 생태학교에 이르렀다.
다른 회원들보다 먼저와 무릉리 생태학교에 들렸다. 오늘 저녁 잠자리를 위해서다. 폐교를 리모델링 했는데 괜찮아 보였다. 나를 안내했던 여인이 무릉리 이장 내당 같아 보이는데 친절하고 착한 분이다., 오늘 12코스 마지막에서 우리땅 걷기 본대와 작별을 하고 이곳으로 돌아와 하루 묵고, 내일부터 모레까지 5,6,7 코스를 돌아볼 예정이다. 점심식사를 위해 우리가 차를 타고 거쳐서 왔던 모슬포로 다시 돌아간다.
돌아가는 차중에서 오늘 점심메뉴 고등어회에 대한 스탠스님의 세련된 미각 한마디
“제주 연안에서 고등어가 많이 잡히지요. 연중 계속 잡히는 것은 아니고, 겨울 철에 많이 잡힌 답니다. 지금은 제철이 아니라. 바닷속 그물에 잡아 가두워 놓은 것일 겁니다. 맛 차이는 약간 있습니다. 여러번 먹어보면 육질의 차이를 약간 느낄 수 있습니다.” 속으로 ‘나는 배고픈 나그네 입니다, 배불리만 먹여 주이소’
오후 일정을 신도2리 해안가에서 시작하다. 오후에 우리가 걸어야할 일정은 12코스의 절반 정도, 신도리 해안가에 양식장이 마치 공단의 공장처럼 밀집되어 있다. 모타 돌아가는 소리로 분주하다. 해저 수십미터 되는 곳에서 바닷물을 끌어다 양식장의 물을 쉴 새 없이 갈아 주어야 한다. 이 일을 펌프가 다해야 하니, 중공업단지의 공장 만큼이나 소음이 많다. 해안가를 지나 마을길로 들어 선다. 울타리 돈나무의 향기가 진하다. 다시 유채꽃, 유채꽃 언덕에서 쉬어 가고, 수월봉 기상대에 올랐다. 수월봉은 관광지 인 듯 사람들이 붐빈다. 수월봉을 내려와 해안길로 들어 선다.
고산 엉알길, 해안가를 따라 콘크리트 포장된 길이다. 수월봉에서부터 차귀도를 바라보며 걷고 있다. 차귀도는 무인도이고 낚시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는데. 차귀도로 넘어가는 일몰이 제주 10경의 하나라는데 오늘은 해무가 끼어서 그 아름다운 낙조를 보기가 쉽지 않겠다. 해안가를 돌아가니 포구가 나오고, 포구를 지나서 당산봉으로 올라선다. 당산봉에 쉬어서 오늘의 마지막 발 걸음을 옮긴다.
생이 기정이라고 나무 팻말이 붙어 있고, 설명이 새가 많은 절벽이라고 되어 있다. 즉 생이기정이라는 말이 제주도말로 새가 많은 절벽이라는 뜻 인가?
호젓한 바닷가 오솔길이다. 소나무숲을 지나, 억새풀 사이로, 현무암 바윗돌을 넘어서 간다.
이 바닷가 바람부는 오솔길이 지난 남해트레일 나흘 째 노도를 보며 돌아가는 해안 길과 느낌이 흡사하다. 멀리 풍력발전소의 거대한 날개가 느릿 느릿 돌아가고 있다.
그 동안 서귀포와 남제주군을 돌았는데, 지금은 북제주군에 넘어와 있다.
북제주군 한경면 용수리 , 현재시간 오후 다섯시 오십분 용수리의 차도에 이르렀고, 용수리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당초 일정이라면 풍력발전소 쪽으로 2,3키로를 더가야 하는데 회원들 눈치가 많이 피로한 듯 하다. 길잡이 스탠스님 눈치가 빠르다. “ 오늘 일정을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와아! ”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진다. 그리고 결정이 내려지기 까지 눈치만 보고 있던 별의별님과 그 일당들 그 제서야 안도가 되는 듯 “ 아이! 우리는 더 걷고 싶은데!????”
나는 여기까지 같이하고 본대와 헤어져서 이틀을 더 걷을 것이다. 여기서 작별 인사를 해야 겠다. 한경면 소재지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작별인사를 평소 내가 즐겨 부르는 가곡 한소절로 대신했다.
그리운 마음 이기철 사 김동환 곡
바람은 불어 불어 청산을 가고
냇물은 흘러 흘러 천리를 가네
냇물 따라 가고 싶은 나의 마음은
추억에 꽃잎을 따며 가는 내 마음
아~아 엷은 손수건에 얼룩이지고
찌들은 내 마음을 옷깃에 감추고 가는 오월
발길마다 밟히는 너의 그림자
첫댓글 좋은 그림과 함께 현장감 넘치는 글 재미있게 읽었다...
글 잘 읽었어~ 올레길... 10월쯤가려는데 네가 길잡이 좀 할래? 뜻있는 친구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