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령대군은 태종의 둘째 아들이며 세종대왕의 형입니다.
세종의 인품이 훌륭하여 임금이 될 자질을 지닌 것을 안 양녕대군은 세자 자리를 양보하려고
일부러 미친 행동을 하고 다녔습니다.
하루는 양녕이 날이 저물어 효령대군의 처소에 갔습니다.
마침 효령은 촛불을 밝혀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 동생을 보자 양녕대군은 딱했습니다.
“너는 내가 왜 미친 체하는지 아느냐?
충녕(세종)이 임금이 될 덕이 있음을 너도 알지 않느냐?”
효령대군은 이런 양녕의 말에 그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런데 이튿날 새벽 궁인이 들어가 보니 효령대군이 벽을 향해 합장을 하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 사실은 바로 태종에게 전해졌습니다.
태종이 이상히 여겨 효령을 불러 그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어젯밤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서 ‘너는 내 제자가 되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말씀을 받들어 절로 들어가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충녕이 왕의 자리에 올라 민족사에 빛나는 위대한 업적들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두 형의 깊은 인품 덕분이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이 어떠하든 간에 세종대왕의 두 형이 보여준 우애는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동생을 믿고, 아끼는 마음으로 용상을 양보하기로 한 결단은 높이 찬양할 만하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가끔 부모님이 물려준 재산을 놓고 형제간에 싸움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재산과 우애 중 어느 것이 더 가치 있고 소중할까요?
부처님은 높아지기 보다는 깊어지라고 가르치십니다.
반야심경에도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라고 하였습니다.
깊은 통찰과 안목은 남과 나를 더욱더 행복하고 이롭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