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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조언 10 (이동규 IBK기업은행 인사팀 ▶하기 싫은 일도 고민하라. ▶A4 용지에 내가 살아온 삶을 쭉 적어라. ▶자소서 쓴 후 부모님 등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라. ▶자소서 작성할 땐 여유를 갖고 차분히 작성하라. ▶입사지원서 쓸 때 회사나 사업을 분석하지 마라. ▶입사지원서를 많이 쓰되 우선순위를 정하라. ▶스펙을 높이려 하지 말고 취업 역량을 키워라. ▶면접에서 긴장한다면 면접관을 이웃이라고 생각하고 대화하라. ▶논술시험을 볼 땐 지식을 늘어놓지 말고 나의 생각을 써라. ▶토론할 땐 상대의 의견을 꺾으려 하지 마라. |
그동안 출신학교, 학점, 자격증, 토익 점수 등 이른바 ‘스펙’은 취업에 절대적 요건이었다.
취업준비생들은 전공과 상관없는 스펙 쌓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
최근 이런 취업 문화가 바뀌고 있다.
기업들은 과다한 스펙에 큰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다. 대신 구직자의 독자적인 스토리에 관심을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취업준비생들은 딱딱한 스펙을 털고, 스토리를 읊어야 하는 걸까.
6월 28일 청년희망재단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이동규 IBK기업은행 인사팀 과장은 “‘탈(脫)스펙’은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며 “다만 출신대학, 학점, 영어 점수 등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스펙을 채우려 애쓰지 말고 취업 역량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취업 역량을 강화하는 비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자신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아닌 싫어하는 일을 살피라는 주문은 다소 엉뚱하게 느껴진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1998년 대학에 입학한 그는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방학 때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개발된 프로그램을 판매하기 전 테스트하고 오류를 개발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그의 업무였다.
새내기 공학도의 눈에 비친 개발자는 근사해 보였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실망감에 휩싸였다. 프로그램을 짜고 오류를 잡아내는 일이 무척 단순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컴퓨터공학 관련 직종이나 기업은 지방에서 근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에서 지내고 싶었던 그로서는 썩 내키지 않았다. 그날, 이 과장은 컴퓨터 코딩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대신 그는 인간관계에서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자신의 성격을 직종과 연결하려 했다. 그렇게 해서 발견한 것이 ‘서울에 근거지를 둔 기업의 영업직’이었다.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 파악해야자신에게 맞는 직종 찾아낼 수 있어
“많은 취업준비생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 혹은 좋아하는 일을 찾는 데 집중합니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신이 싫어하는 일은 알지 못하거나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일을 꿰뚫어야 자신에게 맞는 직종과 기업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성향을 파악했다고 해서 곧바로 취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는 1년간 취업을 준비하면서 70개의 입사지원서를 작성했고,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터득한 노하우가 있었다. A4 용지에 자신의 일대기를 기록하는 것이다.
그는 웅변대회에서 수상한 일, 장기자랑에서 공연한 일 등 크고 작은 일을 종이에 쭉 써내려갔다.
빽빽하게 기록한 종이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유용했다. 평소 자신을 파악해둔 덕분에 갑자기 채용공고가 떠도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2006년 하반기 IBK기업은행 영업직 사원으로 최종 합격했다.
4년간 영업팀에서 근무한 그는 인사팀에 배치됐다. 사람을 좋아하고 예민하지 않은 그의 성격은 인사업무에도 잘 맞았다. 그는 “평소 나를 파악해두면 입사 후 어느 팀으로 갈 것인지 그림을 그리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소서 쓸 땐 하루에 항목 1개씩 작성일주일 후 퇴고 거치면 완성도 높아져
신입사원 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그는 청년들에게 ‘입사하고 싶은 기업일수록 여유를 갖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것’을 주문했다.
그가 밝힌 완성도 높은 자기소개서 작성법은 이렇다.
대개 기업들은 2~3주에 걸쳐 입사지원서를 받는다. 5 개의 자소서 항목을 한 번에 작성하지 말고 하루에 항목 1개씩 작성한다. 일주일 지난 후 자기소개서를 다시 보면 항목마다 부족한 점이 눈에 띈다. 이를 보완하고 퇴고하면 완성도 높은 자소서가 완성된다.
“2주에 걸쳐 완성한 자기소개서와 마감 전날 급하게 작성한 자기소개서는 내용이나 형식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요. 여유를 갖고 자기소개서를 쓰지 않으면 맞춤법, 띄어쓰기 등 사소한 오류를 범합니다. 심지어 글자 수가 넘으면 내용이 잘리는 것도 알지 못하고 완성되지 않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요. 인사팀은 자기소개서에 사소한 실수가 나오면 곧바로 탈락시킵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땐 심혈을 기울이세요.”
그가 전하는 취업 팁은 또 있다.
“입사 동기나 포부를 쓸 땐 회사의 사업이나 현황보다 나의 이야기를 쓰고, 성장 배경을 밝힐 땐 면접관의 질문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쓰는 게 좋습니다. 논술시험을 볼 땐 지식을 나열하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 좋은 점수를 받는 지름길이에요.”
아울러 그는 토론을 할 땐 상대의 의견을 꺾으려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토론을 하는 이유는 지원자의 태도를 보는 것이므로 부드러운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글 · 김건희 (자유기고가) 2016.07.04. <출처 : Weekly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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