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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령 구경 하다 보난…말 아홉 쉐 아홉 읏어지고” | ||||||||||||
[김창집 연작소설 '뚜럼 열전']-세경할망 자청비(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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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은 청비가 다락 우틔 올란 보난 문도령은 아니 오고, 알동네 김정승 집안의 장남덜이 짚은 산 곶에 들어간 지들커로 삭다리 연 쉐질메, 질메에 잔뜩 실런 쉐 임댕이엔 신달리 뿔 뒤엔 아진베기 고장을 꼬주완 덜랑덜랑 오는 게 으로 볼만다. 올레 베꼇더레 구경레 나오단 보난, 정이 읏인 정수남인 비근다리이 먹언 눌굽에 앚안 입사우리 뒈우데기멍 작박 은 손으로 바지허리 뒈싼 훍은 늬 진 늬 리지 아니연 뚝뚝 잡아 죽염시난 “정이 읏인 정수남아. 는 일 읏이 맨날 놀고 먹엉 비근다리 이 만 찌우멍 늬 사농만 염시냐. 놈의 집안 장남덜은 곶에 간 지들커 연 질메에 잔뜩 실런 싹싹 오는 거 말로 보기 좋아라.” 그 말 끗듸 정수남이가 는 말이 “상전님아. 경걸랑 테에 강 아홉, 쉐테에 강 쉐 아홉 아당 질메 지왕 슨 도치 실강실강 아놓곡, 갈적삼광 갈뱅이 려 놉서. 늴 아적읜 나도 가쿠다.” 청비가 느진덕정하님 시켠 은 대로 려주난 뒷날 아적인 새벡 조반 먹고 정심은 멕에 담안 쉐질메예 줏어 시껀, 어려려 소리 멍 산더레 올라간 짚은 곶에 드난 다리도 아프고 지쳔, 쉐영 이영 낭에 매여둰 낭강알에 들어누언 동더레 돌아 누억 서러레 돌아 누억 멍 멧날 메칠을 자단보난, 메연 놔둔 쉐고 은 오뉴월 작벳듸 물 못 먹고 촐 못 먹언 딱 율언 죽어분다. 정이 읏인 정수남인 아명민 어떵리 연, 삭다리 거꺼단 제겨놓고 른 멩게낭 걷어단 고소웨 삼안 불을 활활 붙여놘, 죽은 쉐광 가죽 베껴둰 만 돌라단 잉겅에 짇어둠서 익어시냐 점 설어시냐 점 비어 먹단 보난 쉐 아홉, 아홉이 간 곳이 읏어진다. 다 먹어지난 정수남인 쉐가죽 아홉 장광 가죽 아홉 장을 지고 둑지에 도치 메연 털레털레 려오단 보난, 오리못에 오리 리 앚아시난 ‘우리집 상전님은 고운 것만 주민 좋아난 저 오리나 마쳐당 줭 달래영 냑밥이라도 얻어먹주기’ 연, 둑지에 메엿단 도칠 잘 발류완 씨게 데끼난, 오린 아가불고 도치만 풍당게 빠져분다. 도칠 건지젠 옷 맨들락이 벗언 도에 놔둰 못더레 뛰어들언 동더레 팡당팡당 서러레 팡당팡당 멍 숨들언 도치를 아도 도친 못 고, 나완 보난 도둑놈은 가죽광 옷을 딱 어가부난 눈만 클딱연 ‘어떵영 집이 가코?’멍 이레 주왁 저레 주악 단 보난, 개낭 섭이 번들번들 여시난, 아단 정동줄로 안 강알에 물건만 제우 곱쩐 놈 보문 웃이카부덴 좁은질로 려온다. 상전도 고 주연 볼 멘목도 읏고 연, 짝게 울담 튀여들어간 묵은 장항 뒤에 곱안 주젱이 쎤 앚아시난, 느진덕정하님이 냑밥멍 장 거리레 가단 보난 장항 주젱이가 숨 쉬는 대로 올락력 염시난 “아이고, 아기씨 상전님. 우리 장항 뒤에 무신 숭시가 싯수다.” 그 말을 들은 청빈 “이년이 벌써 노망을 염시냐? 숭시는 무신 숭시 말이라.” 멍, 문을 안 장항 뒤를 보난 아닐케 아니라 주젱이가 올락력 염시난, 청빈 얼른 경(經)을 익으멍 “귀신이냐, 생인이냐? 귀신이건 저 천당더레 올라가곡, 생인이건 가차이 오라.” 그제서야 정수남이 장항 뒤틔서 “귀신이 어떵 나올 수가 십니까. 나우다. 정수남이마씀.” 멍 나오는 걸 보난 우알로 벌겅케 벗어시난 “아이고, 추접고 더러운 놈아. 그게 무신 꼬라지냐?” “상전님. 기영 궂이 굴지 맙서. 굴미굴산 짚은 곶에 올라간 보난 옥황에 문도령님이 시녀를 거느련 삼동막 쳐놓고 살장귀 치멍 미지게 놀암시쿠데 그걸 구경단 보난, 아홉 쉐 아홉이 간 곳이 읏어지고, 려오단 큰 못에 오리 나 앚아시데 그거나 마쳐 보젠 단 도치가 빠젼 옷 벗언 들어간 그거 단 보난 도둑놈이 옷을 다 져가부러십디다.” (계속)
장남 : 주로 그 집에 살면서 일을 거들어주던 남자 곶 : 숲. 산밑 숲이 우거진 곳 지들커 : 장작, 검불 따위의 땔감 삭다리 : 삭정이. 땔감으로 쓰기 위한 삭은 나뭇가지 임댕이 : 이마 신달리 : 진달래 아진베기 : 철쭉 비근다리 : 두툽상어나 수염상어를 가리키는 말. 보통 살진 것에 비유함 눌굽 : 곡식이나 짚, 꼴 등을 쌓아놓는 자리 입사우리 : ‘입술’의 낮은 말 뒈우데기다 : ‘비틀어 꼬다’의 힘줌 말 작박 : 나무토막을 길고 둥그스름하게 파서 만든 바가지 훍다 : 굵다 사농 : 사냥 테 : 말떼 슬다 : 칼이나 낫 같은 연장이 잘 들게 날이 서다 갈뱅이 : 감물을 들인 잠방이 낭강알 : 나무 밑 작벳 : 몹시 따가운 볕. 땡볕 율다 : 이울다. 시들다 아명다 : 아무려면 멩게낭 : 청미래덩굴 고소웨 : 불쏘시개 맨들락이 : 껍질 따위가 다 벗겨져 아무 것도 거칠 것 없는 꼴. 알몸의 상태로 눈만 클딱다 : 바라던 일이 허물어져 그 충격에 멍해지다 정동줄로 으다 : 댕댕이덩굴로 엮다 제우 곱지다 : 겨우 감추다 주젱이 : 주저리. 띠나 짚으로 둥글게 엮어 가리 꼭지 따위에 덧덮는 물건 숭시 :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날 징조나 단초. / 소설가·제주작가회의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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