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길
정 희순
나이 먹어 가는 길
오솔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호젓한 길입니다
인생길 무엇 하나
처음 겪는 일이지만
나이 먹는 일은
두렵고 떨리는 일입니다
해마다
나이를 먹으며 걷는 길은
몸 따로 마음 따로 이며
생각도 따로 들어 불안합니다
걷는 걸음 멈출 수 없어 걷지만
가다보면 이 길이 맞는지
의심들 때가 많으며
시간을 붙잡고 싶어 눈물 납니다
혼자 있는 일이 많아지면
뼈가 시리도록 외로움이 찾아오고
흘러간 시간이 야속 할 때면
가슴 아리도록 그리움이 스며듭니다
젊어서는 어떤 일도 거뜬했고
호기심으로 즐거웠으며
설레 임으로 신이 났는데
나이 먹으니 겁부터 납니다
체력이 저하되니
기댈 곳 찾게 되고
허물없이 대화 나눌
친구가 절실 합니다
노년의 길
혼자 가니 멀다 싶지만
가다보면 좋은 일 생길까?
야무진 욕심으로 기대해봅니다
걸어온 세월 힘들었지만
즐겁게 추억하며
살아갈 세월은 가벼워지길
한발 한발 내딛으며 기도 합니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지만
나는 이정표적 발자국 찍지요
어떤 이에게는 귀감 되는 삶이고 싶어서
주어진 삶을 잘 살아 냅니다
꽃보다 향기로운 단풍처럼
불타는 노을보다 아름다운 삶이기를
누군가의 가슴에 물들고 싶어
뚜벅뚜벅 걸어가는 노년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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