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최 주 원
“마더”는 요즘 내가 즐겨 보는 드라마이다. 2010년도에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영 되었던 드라마로 우리나라 모 방송국에서 리메이크 되어 방영되고 있다.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 하자면 이렇다. 어린 시절 생모에 의해 보육원에 맡겨진 수진은 영화배우에게 입양 되어 자란다. 성인이 된 수진은 바닷가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 임시교사로 부임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혜나를 만나게 된다. 수진의 반 아이인 혜나는 깔끔하지 못한 행색이었고 친구들로부터 따돌림를 받는 아이였다. 미혼모엄마와 동거하는 삼촌으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혜나, 생모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모성보다 자기애가 우선인 엄마다. 혜나의 생모는... 수진은 혜나가 그들로부터 학대 , 방임 되어진 장소에서 혜나에게 약속을 한다. “너를 유괴하겠다고, 너의 엄마가 되겠다며, 그렇게 수진이 엄마가 되어지는 과정과 또 다른 엄마들의 모성을 그려내는 드라마이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시간이면 난 TV 앞에 앉아서 입을 다문다. 화면에 보이는 수진의 얼굴에서 젊은날의 내가 투영되어 어깨가 움추려들고 마음이 싸 하여진다. 외로움 서글픔을 마음에 품고 안 그런척 애쓰던 그 시절의 마음이 방문을 한다. 혜나 배역인 아역배우의 모습은 어린 시절 나의 마음을 소환시킨다. 나이 많은 주변인들을 이해, 배려하던 속 깊은 아이가 드러내지 못하였던 서러움이 느껴져 울컥 눈물이 쏟아진다. 언제가 끝일지 모를 생의 힘듦을 견뎌냄으로 살아내던 아이의 마음은 여전히 슬프다. 삶을 운명으로 봐 내며 부모님들이 행하였던 모든 것을 이해로 보아내던 아이였지만 그래도 수진과 같은 사람이 나타나 구원해 주기를 소원하는 아이였다.
나의 이러한 어린 시절과 타고난 천성은, 성인인 된 나로 하여금 나를 필요로 하는 장소에 기웃거리게 하였다. 수녀나 여승이 되어서 평생 봉사하는 삶을 살아볼까? 라는 생각도 한때 했었다. 결국 나는 입양기관에서 아기들을 돌보아 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다.
결혼 전 입양기관에 근무를 하였던 기억은 그리움이 되었다. 결혼 후 어느 날 출근길 버스에서 입양기관의 아이들이 보고 싶었다. 가슴이 박혀있는 그리움은 기도가 되었다. “하느님 날 닮은 딸 한명 주시면 둘째는 입양 하겠습니다.” 그리움이 불러온 기도였는지, 결혼한 여자의 바램 이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딸 둘을 둔 엄마이다. 첫째 딸은 출산이라는 통로로 둘째는 입양이라는 통로로 나에게 와 주었다. 다수의 여성과는 좀 다른 방법으로 소연이 엄마가 되었다. 갓 결혼한 새댁의 기도 응답이었을까? 아니면 부모미생전 계획된 운명의 만남이었을까? 어찌 되었던 아름다운 공생의 시간이다.
유자녀 입양부모들을 조사하여 보면 어린 시절 부모가 있었음에도 보호받지 못하였다. 라는 통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을 “유사고아”라고 칭한다.
부모가 있었음에도 보호받지 못한 아이는 자라 보호를 기다리는 아기를 만났다. 딸의 성장을 도우는 시간, 나의 내면 또한 풍성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감사함이 가지치기를 하는 은혜로운 시간이다.
목, 금요일 늦은 저녁 시간, 나는 TV 앞에 앉는다. “마더”를 시청하기 위해서다. 남성중심 사회가 만들어 낸 여성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모성이 아니라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엄마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마더”를 시청하며 위로를 받는다.
사람 암컷을 통하여 태어났지만 엄마 부재인 생을 살아가는 아기와 아이들은 세상에 존재한다. 모성은 본능일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학습과 노력으로 성장 시켜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모성보다 자기애가 우선인 엄마들, “엄마답지 못하다.”라고 아이였던 내가 정해 두었던 기준의 엄마들을 향하여 가졌던 적대감을 이제는 내려 놓을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묵묵히 엄마를 기다리며 나름 이상의 엄마를 그려 보았던 나는 이상적인 엄마 모습을 실현 하려 나름 애쓰며 살았다. 그러하였음에도 지난 시절을 돌아볼 때 나
또한 딸들에게 미안함 마음이 종종 드는 부족한 엄마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역할, 어쩌면 엄마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엄마가 있어 우리 모두는 아름다운 지구별 생명체인 사람으로 행복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음이다. 고로 엄마란 세상에서 가장 힘들지만 보람 있는 역할로 난 내가 엄마인 것이 참 좋다.
2018년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