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칼라스
(1923 - 1977,그리스, 소프라노 가수)
2002년은 은 칼라스 25주기이다.
그런데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1935∼1977)도 25주기 이다.
엘비스는 1977. 8.16. 세상을 떠났고 '오페라의 여신' 칼라스는
꼭 한 달 후인 9. 16. 파리에서 눈을 감았다.
로큰롤과 오페라! 대중음악과 클래식이라는 점에서 극히 대조적이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가장 어필했던 최고의 거장들이 정확히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어딘가 묘한 기분이다.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는 그녀의 위대한 役이자 최장기 레퍼토리이다.
1막의 아리아 '정결한 여신(Castq Diva)'을 감상해 본다
* 여기서 여신은 달(月,moon)을 가리킨다
벨리니(Carmelo Francesco Bellini,1801∼1835,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그는 유려한 선율로 유명하며, 도니체티,로시니와 함께 벨칸토 오페라의 중심 작곡가로 평가된다
<노르마>는 벨리니 사후(1835) 100년이 넘게 빛을 보지 못하다가
여주인공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마리아 칼라스에 의해 부활하게 된다.
'Callas Forever'(2002)의 감독 프랑코 제페렐리가
"오페라에 있어 B.C는 Before Christ가 아니라 Before Callas다"라고
극찬한 바와 같이 마리아 칼라스는 그녀가 활동한 당시에도
그리고 그녀가 죽은 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고의 소프라노로 膾炙 되고 있다. 다만 목소리의 전성기가 너무 일찍 지난 것이
흠으로 지적된다.
1950년대 후반에 이르면 고음이 거칠어지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고,
6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총체적인 변질을 감출 수 없게 되었다.
목소리 변화의 요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란은 결론이 없지만,
급격한 다이어트, 무리한 일정, 다난한 개인사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이
함께 작용했으리란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녀의 전설적인 연기력을 눈으로 확인할 영상물이 별로 남아 있지 않은 것이
큰 아쉬움이지만, 이미 목소리의 전성기가 지난 시기에 촬영된 열악한 화질의 영상만으로도
칼라스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오페라 연기를 짐작하기에는 충분하다.
62년 함부르크 리사이틀에서 카르멘을 부르는 영상,
65년 파리에서 노르마를 리허설하는 짧은 영상을 보면
호들갑스런 동작 없이 목소리와 혼연 일체된 절도 있는 손 제스처와 시선 처리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
그래서 칼라스와 여러 번 함께 작업한 지휘자 안토니노 보토는
"칼라스를 단순히 가수로 부르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무대 위 그녀는 음악가이며 배우이며 무용수이며 음유시인이다.
한 마디로 칼라스는 완벽한 공연 예술가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