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
봉선화(Touch-me-not, Garden balsam)는?
일제치하 식민지 시대에 민족의 한을 노래한 울밑에선 봉선화야입니다.
꽃의 생김새가 마치 봉황을 닮아 봉선화(鳳仙花)라고 하며 봉숭아라고도 부릅니다.
뱀이 싫어하는 냄새를 풍겨 골목길이나 장독대 주변에 심었던 꽃,
언제부터인가 부녀자들이 손톱을 물들이는 꽃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며,
인도·말레이시아·중국이 원산지인 한해살이풀입니다.
꽃은 7월~9월에 꽃잎이 통형으로 분홍색, 붉은색, 흰색으로 피며,
다른 이름으로는 봉숭아, 한진주, 만당홍, 금봉화, 지갑화, 금사화 등이 있으며, 봉선화 꽃말은
빨간 봉선화는
사랑과 열정
분홍 봉선화는
사랑과 관심, 그리고 여성의 부드러움
흰색 봉선화는
순수와 결연, 그리고 존경
노란 봉선화는
행복과 기쁨
파란 봉선화는
신비와 미스터리
보라 봉선화는
로열티와 고귀함
봉숭아꽃 /이재환
봉숭아꽃을 보면
추억 속 어린 시절
장독대 옆 작은 화단
눈에 선하다
봉숭아꽃을 보면
꽃을 가꾸시던
인자하신 그리운
할머니가 생각난다
봉숭아꽃 따서
곱게 찧어 누나 손톱에
곱게 물들이여 주신
그때가 그리워진다
봉숭아꽃은
어린 시절 고향 집 생각나는
그리움의 꽃
아름다운 추억의 꽃
봉숭아 연가 /김강좌
한 줌
여우비가 허공에 사분대니
초록숲을 서성이는
키 작은 그리움이
또르르 잎새 타고 물결처럼 흐른다
울컥해진
마음에 순간 멈춰 선다
찰찰 한
꽃망울에
속울음을 감추어 붉은 꽃빛으로
한 계절 물들이고
여적도
놓지 못한 처연한 순정 앞에
7월의
풍경은
그렇게 눈물 같은 사랑비를 안고
긴 호흡을 멈추니
빗속에
흐트러진 매무새를 여민 채
어둠이
밝혀 놓은 샛별 옷을 두르고
달빛 아래 흐느끼는 봉숭아꽃
애잔타..
봉선화 /임재화
절벽 좁은 틈으로 길게 나 있는
비탈진 계단을 오를 때 돌난간 옆으로
바위고사리 이끼가 푸르고
좁은 터에 가냘픈 생명을 내린
연분홍색 봉선화꽃 한 송이가
불어오는 바람 앞에서 몹시 수줍어한다.
좁은 바위틈 옆 척박한 땅에서도
오롯이 피어나는 봉선화 꽃봉오리 하나
그대는 사 된 세상을 향해 눈뜨지 마시고
청량한 산사(山寺)의 맑은 기운을 품어
오롯이 한 송이 청결한 꽃으로 피어나서
맑은 향기를 온 세상에 나누어 주면 좋겠다.
봉숭아 꽃 /김지헌
위아랫집도 모르던 사람들이 붉은 띠로 뭉쳤다
<철산 주거 환경 개선 사업>
「초고층 아파트의 층수를 낮춰라」
「원시적인 발파 작업을 중단하라」
깻단을 털 듯 어둠을 털고 일어나
날만 새면 붉은 목청으로 외쳐댄다
몇 평 안되는 하늘을 더 차지하겠다고 …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이
옥수수는 짱짱하게 허리를 펴고
칠월과 팔월의 틈새로
봉숭아 후두둑 씨방 터뜨리며 악 악
내지른다 비명소리 …
봉선화 /鞍山백원기
울 밑에 선 봉선화가
손짓하며 나를 불러요
어린 시절로 돌아가자고
엄마 누나 여동생들
저녁이면 상 물리고 둘러앉아
봉선화 꽃물 예쁘게
손톱에 들이던 때
하룻밤 지나면
누가 더 예쁘냐
자랑하며 내밀던 손톱
애처로운 꽃말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그럭저럭 잊혀가는
봉선화 꽃물
옛 이야기 되었어요
봉숭아 /최범영
오뉴월 땡볕 울타리 아래
봉숭아 꽃잎 하나하나 따다 보면
다 큰 계집아이의
상큼한 내음이 난다
소꿉놀이 절구에
봉숭아를 이겨
순이 손에 얹어 싸매 놓으니
열 손가락 마디 마디에서
풍금 소리가 들렸다
공연히 들여준 봉숭아 물
다 빠지걸랑 시집 가라
재너머로 시집간다는 순이에게
눈물 찍어내며 애원도 했건만
가마 밖으로 살짝 내민 손
이제 그만 따라 오라
그만 쫓아오라 손짓
가마는 고개를 넘어간다 흔들흔들
하루 벙어리 새가슴에
봉숭아꽃 물만 잔뜩 들여놓은 채
봉숭아 꽃 /엄옥란
아침 햇살에 환하게 비추는
돌담장 사이
봉숭아꽃이 피었다
색색이 고운꽃
매달고 서서
꽃물 한바가지 퍼낼 것 같아
내 손 톱 끝에 물들여본다
봉숭아 /서연정
봉숭아꽃 그리움을 깎는다
소금 섞은 봉숭아
속속들이 쓰라리게 스며
첫눈 내릴 무렵 발톱이 입술처럼 붉었다
누군가의 집 앞을 서성이는 동안에도
발톱은 자라고
가위가 지나갈 때면
꽃빛 만월이
그믐달로 살을 내리며
빠져나간다
마음은 그 자리에 차오르느라
다시 쓰리다
막막한 전갈처럼
길을 파묻어버리는 눈보라
쏟아질 곳 없는 마음으로
나가선 오지 않는 시간을 만난다
텅 빈 그 자리에 번져서
옅어지지 않는 봉숭아물
시간은
발톱처럼 깎아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