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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나파 양, 재한외국인 생활체험 수기 공모전 최우수상
한류, 아이돌 등 한국대중문화 관심 … 한국어공부로 이어져등록 일자 : 2014-06-24 17:12:08.0
조회 : 216“사실, 제 글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요. 하지만 글자 하나하나가 제 마음속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에 그 순수한 마음이 좋게 평가받아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웃음) 이번 기회로 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앞으로 조금 더 공부해서 태국인이지만 한국어로 쓴 시집을 출판하고 싶습니다.”
세계인의 날을 기념해 법무부ㆍ안전행정부ㆍ새마을운동중앙회가 공동개최한 ‘재한외국인 생활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법무부 장관상)을 수상한 우리대학 시리나파(국어국문 4) 양의 소감이다.
사실 이번 시리나파 양의 수상은 한 순간에 얻어낸 결과가 아니라고 한다. 그녀는 2012년부터 매년 공모전에 참가해 2차례의 장려상을 받았으며,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 결과 이번에 결국 최우수상까지 받게 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태국인 학생이 이토록 한국어에 매력에 빠지게 되었는지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기 위해 시리나파 학생을 만나보았다.
“4년 동안 한국에 있으면서 교수님들께 받은 관심과 배려가 너무나 많았어요. 그 감사함을 글로 표현해 성과로 꼭 한번 보답하고 싶었죠.”
시리나파 양은 태국 마하라싸라캄 대학교(Mahasarakham University) 한국어학과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국비장학생으로 선정되어 어학당에서 1년간 한국어 공부를 하고, 2011년부터 우리대학 국어국문학과에서 수학하고 있다. 연신 교수님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 시리나파 양의 얼굴엔 진심어린 마음이 가득해보였다.
“결과 발표 날 집에 전화를 해 소식을 전했는데 어머니께서 듣자마자 눈물을 흘리셨어요. 그 순간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또 이번에 받은 상금으로 부모님 도움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살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가볍고 더욱 좋습니다(웃음)”
글 쓰는 과정 속 어려움보다 기쁨이 커
“사실 처음엔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좋아서 노래의 뜻도 알고 싶고, 인터뷰 내용도 알고 싶어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또 ‘강풀’의 만화도 좋아했어요(웃음). 공부를 하다보니까 이제는 시에 매력에 빠져 시간 날 때면 시집을 많이 찾아보곤 해요.”
시리나파 양은 한류 열풍 속에서 음악, 만화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되었고,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시작한 한국어 공부가 너무 즐겁다고 한다.
“태국어와 한국어 문법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글을 쓰면서 그 부분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쓰는게 가장 어려웠어요.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다들 너무 바쁜 것 같아 쉽게 물어보지 못하고 책을 통해 스스로 해결했어요.”
그녀는 한국어의 문법에 어려움은 있지만,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 점이 시리나파 양에게 어려움은 잊고 공부를 더 하고 싶게 만든다고 한다.
외국인이지만 ‘한국어 시집’ 출판이 꿈
“태국으로 돌아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배우고자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는 쉽지가 않거든요. 훈민정음이나 문법의 원리 등제가 배웠던 것들을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게 제 꿈이에요.”
최근 태국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제2외국어 과목에 한국어가 생기고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시리나파 양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한국어 교사 외에도, 또 다른 목표이자 그녀의 꿈도 털어놓았다. 바로 한국어 시집을 출판하는 것. 시라나파 양은 시상이 떠오르면 한국어로 시를 쓴다고 한다.
소리
시리나파이 세상이 조용한 곳이 없나 보다
아무도 없고 캄캄한 밤바다에서도 파도 소리
아무도 없고 한가한 산꼭대기에서도 바람소리
아무도 없고 깊은 숲 속에서도 새 소리
그 소리들 천천히 흘러와 귓가에 들어간다
파도 소리가 들리니 세상이 아직 움직이고 있구나
바람 소리가 들리니 계절이 계속 바뀌고 있구나
새 소리가 들리니 세상의 즐거움이 사라지지 않는구나
이 세상이 조용하다면 얼마나 지루한 세상일까
소리가 없다면 어떻게 세상의 움직임을 알 수 있을까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꼭 한국어로 시를 쓰고 싶어요. 외국인으로서 한국어로 된 시를 쓴다는 것이 저에겐 정말 큰 매력으로 느껴지거든요. 특히, 시골에서 자란 탓에 자연에 대한 중요성이나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의 시를 쓰는 것이 제 꿈입니다.”
한국어에 대한 사랑과 교수님들께서 주신 칭찬에서 나오는 자신감 덕분이라고. 그녀의 이같은 진심이 전해져 ‘한글 시’로 소통하는 시리나파 양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