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몽땅 연필에 깍지를 끼워쓰곤 했던 제가(물론 선생님이 시켜서...)
부러웠던것이 한가지 있었으니 샤프연필과 볼펜을 한번 써보는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출근하시던 아버님이 제게 볼펜 한자루를 주시며 "아들, 볼펜 써보고
싶다고 했지?"라고 하시며 볼펜 한자루를 주시는게 아니겠습니까?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어린 마음에 그날로 학교에 가져가서 쉬는 시간에
보란듯이 연습장에 써보고 있는데 한 친구가 왜 자기 볼펜 가져갔냐구 달라고
그러더군요. 제가 무슨 소리냐고 그랬더니 자기것이 맞으니 달라는 겁니다.
시비가 붙었는데 마침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무슨 일이냐고 자초지종을
물으셨습니다. 저와 그 친구가 다 각자 상황을 설명했는데 그 친구 왈 자기
볼펜에는 153이라는 숫자가 써있다는 것입니다. 선생님 왈 볼펜 가져와봐!
153이라고 써있네! 그리고 반전이 되었습니다. 제게 우호적이던 선생님께서
왜 친구 볼펜을 가져가서 자기것이라고 우기냐고.....볼펜은 선생님 손에서
그 친구에게 갔고 저는 덤으로 엎드려 뼏쳐는 면했지만 손을 들고 벌을
서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막 시작 하시던 선생님께서 무슨 생각이 나셨는지
선생님이 평소 사용하시던 볼펜을 보시고는 씨익 웃으시며 "그만! 들어가라"고
하셔서 벌은 얼마 받지 않았지만 얼마나 억울하던지...--;
수업시간 내내 씩씩거렸던 생각이 납니다. ^^아마도 선생님 볼펜에도 같은 숫자가
써있었던 모양입니다.나중에 알았습니다.그제품에는 153이 다 찍혀 있는것을..
이렇듯 우리 인생에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내 의도와 상관없이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남을 억울하게 하는 경우가 발생 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이런일은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부부지간에도 얼마든지 발생할수 있습니다.
잘하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주어 안타까웠던 경험은 없으십니까?
내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해서 좋을것이라고 해주었는데 역효과가 나기도 하고,
평소의 사소한 습관이나 잘못으로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배우자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의외의 결과로 인해 당황하고 이런것 때문에 싸우기도 하지요.
잘 몰라서,준비가 부족해서 만족한 관계를 만들지 못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다들 결혼식은 준비를 하면서도 결혼에 대한 준비(배우자의 성장 배경을 나누고
이해하는것,남,녀의 차이를 아는것,상대를 존중하는 대화법,하나님이 세우신
가정의 질서에 대한 이해,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차이를 알고 표현을 훈련하는 것
등등....)을 준비하지 못했음이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