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 장원]
식 탁
동성초등학교 4학년
안 혜원
우리 집 식탁에는 매일 할머니의 사랑이 올라와 있다. 우리는 그 사랑을 먹고 자란다. 갓 담은 열무김치에는 “갓 담근 거니까 맛있게 먹고 잘 커라.”하는 마음이 담겨 있고달콤한 식혜에도 “차갑게 먹어야 달콤해. 그거 많이 먹고 잘 커라,” 하는 정을 담은 마음들이 음식 하나하나에 담겨 있다. 굳이 안 싸주셔도 된다고 해도 할머니는 어떻게 해서라도 싸주신다. 우리는, 할머니의 사랑을 매일매일 먹고 자란다.
“에이, 어머니 싸주시지 마세요. 또 냉장고에 싸여만 가요.”
우리가 할머니 집을 떠날 때 나오는 소리.
또, 할머니는 짜디짠 젓갈을 내미신다.
“애비 좋아해서 싸는 거야. 넣어.” 할머니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엄마는 젓갈이 얼마나 맛있는 줄 모르고 안 싸 가시려고 한다. 할머니도 자꾸 안 먹는 걸 주시려고 한다. 결국 엄마는 받고 돌아오시는 길에 차에서 툴툴 대신다. “아니, 어머니도 참 그래. 아니, 냉장고에 물건이 쌓여 가는데.” 나도 그땐 참 동감, 동감했다.
집에 도착하고, 할머니께 도착했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러자 휴대폰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에휴, 더 가져가지 그랬어. 에휴, 나도 이제는 외롭다.” 그 순간 나의 마음속에서는 알 수없는 슬픔이 내 마음을 휘 감았다.
아빠는 말했었다. 우리가 이사를 가니까 할머니랑 이젠 떨어져 서 살아야 한다고. 나는 ‘뭐 괜찮아’ 라고 생각 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할머니 댁에 갔을 때 매일 싸주신 음식은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것이었다고. 음식을 받는 건 할머니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것이었다고. 오늘도 내일도 우리 식탁 삼시 세끼에는 할머니의 사랑이 놓아져 있다.
[초등부 차상 1]
가을걷이
진천삼수초등학교 3학년
고병준
가을이 되면 곡식을 수확한다. 그럴 때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생각난다.
왜냐 하면 할아버지가 방앗간을 운영하시기 때문이다. 가을 들녘이 노랗게 물들면 할아버지의 고단한 일이 다가오고 있다. 논에 있는 벼가 알알이 통통이 여물면 할아버지는 벼를 수확해서 포장을 해서 방앗간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 놓는다. 논이 하나 둘씩 빈 곳이 생기면 할아버지 창고에는 벼를 포장한 탑이 점점 더 높이 쌓인다. 가을이 깊어 갈수록 할아버지의 고단함도 깊어간다.
마침내 눈이 내리면 할머니 할아버지는 드디어 쉴 수 있으시다. 그러면 나에게 전화를 하셔서 “우리 손자 병준이 맛있는 것, 가지고 싶은 것 있어?” 하고 물으신다.
이때만을 기다렸는데 머뭇머뭇 대답을 못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힘들게 버신 돈 인걸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꼭 나를 데리고 홈플러스에 가서 레고도 사주시고 맛있는 갈비도 사주신다.
가을은 할아버지에게는 힘드시지만 나에게는 항상 할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는 계절이다. 올해 가을걷이도 무척 기대된다.
[초등부 차상 2]
식 탁
진천삼수초등학교 3학년
박 지성
세상에서 가징 맛있는 음식은
식탁에 차려진 어머니 음식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
아삭아삭 씹히는 깍두기
아빠가 씹는 소리는 짭짭
엄마가 씹는 소리는 냠냠
내가 씹는 소리는 냠냠, 쩝쩝
동생들이 씹는 소리는 우물우물
씹는 소리는 맛있고
먹는 소리도 맛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