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쏟아지던 비 때문에 내일 경기 여부가 불안하여 잠을 설치다가 자명종 소리에 놀라 깨어보니 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다행이 비는 그쳐있었습니다.
서둘러 장비를 챙기고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달려가니 시간이 일러서인지 아무도 나오지 않았는데 보슬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항상 사용하던 주차장 앞쪽의 운동장은 빗물이 너무 많이 고여 있어 경기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아 지난주와 그 전주에 사용했던 안쪽 운동장을 가서 살펴보니 군데군데 물은 고여 있었지만 그래도 운동을 할 수는 있을 것 같았습니다. 때맞추어 멤버들이 도착을 해서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골대를 조립하고 코너 마커를 세우고 준비운동을 하는 동안 브라이언까지 늦게 도착해서 양팀 5명씩 모두 10명이 운동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황감독의 의견대로 지지난주 했던 인원 그대로 경기를 하자고 하여 A
Team에는 공만형님, 우회장, 수호신, John 그리고 브라이언이, B
Team은 맥가이버, 황감독, 동래인, Fred와 이중권 회원으로 편성하여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날씨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국가대표 팀의 투혼과 다를 바 없지 않습니까.
전반전 시작하자 마자 A Team이 선취득점을 합니다. 아직 팀내 위치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Kick-off 된 공을 아군이 적진 깊숙히 날려 주었고 이것을 적진 오른쪽에서 바람처럼 달려들어오며 Joh이 대포알 슛을 날려 멋진 첫골을 성공시킵니다. B Team 은 공격수와 수비수가 제대로 자리 잡기도 전에 한 골을 허용하고 맙니다. 반격에 나선 B
Team은
A Team을 거세게 밀어부치지만 골은 전반전 중반이 될 때까지 성공시키지 못합니다. 우군의 지원을 받은 황감독이 수비수를 제치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슛한 것이 다리에 너무 힘이 들어간 나머지 크로스바를 훨씬 넘으며 아웃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오늘 새 축구화를 신고 각오를 다지며 경기를 시작한 황감독이 결국 회심의 동점골을 터뜨립니다. 전반 약 14분쯤, 우군의 패스를 받아 적진 중앙돌파를 시도하던 황감독은 오른쪽에서 따라 들어오는 Fred를 보고 짧은 패스를 하는 척 하다가 왼쪽으로 몸을 틀면서 수비수를 제치고 번개 같은 슛을 날려 공은 골대 오른쪽 구석을 빨려 들어가며 동점골이 됩니다.
사기가 오른 B
Team은 계속 공격을 멈추지 않는데 적진 왼쪽 미드필드에서 수비하던
John이 황감독을 너무 가로막는 바람에 진로방해에 의한
Freekick을 허용합니다. 여기서 묘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맥가이버가
Free kick 한 공을 잡아서 황감독이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중거리 슛한 공이 골키퍼 손 아래로 빨려들어가며 골인이 됩니다. 그런데, A Team이 주심의 휘슬 없이
In-Play가 된 것은 받아드릴 수 없다며 골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공이 정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in-play 가 되었기 때문에 이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B Team에서 항의를 하여 주심이 받아들여 골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운동장에서는 주심이 양팀의 경기 속행을 위해서 B Team
의 골을 A Team이 주장하는 대로 받아들였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것은 명백히 골인이 맞습니다. http://wiki.answers.com/Q/Can_you_take_a_direct_free_kick_whithout_waiting_for_the_referee_to_blow_his_whistle_in_soccer
위의 링크를 찾아 보면 아래와 같이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According to the international Laws of the
Game administered by FIFA, a whistle is not needed to restart from a "free
kick, goal kick, corner kick, throw in." Furthermore, a whistle is
required for the following:
• start play (1st, 2nd half), after a goal
• stop play:
- for a free kick or penalty kick
- if the match is suspended or abandoned
- when a period of play has ended due to the expiration of time
• restart play for:
- free kicks when the appropriate distance is required
- penalty kicks
• restart play after it has been stopped due to:
- the issue of a yellow or red card for misconduct
- injury
- substitution.
This information is obtained from The Laws of the Game 2010, p. 76.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Free Kick, Goal Kick, Corner
Kick과 Throw in은 주심의 휘슬을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주심의 휘슬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오늘 황감독은 두 골을 넣은 것입니다. (물론 경기 득실에는 포함이 되지 않습니다. 주심이 경기진행시 인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 필요한 정보를 올렸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후에는 양팀이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불꽃튀는 공방전을 벌이다가 추가득점 없이 1 : 1로 전반전이 종료됩니다. 전반전 종료 직전 적진 우측에서 John이 센터링 한 공을 브라이언이 슛하려는 찰나 공이 미끄러지면서 실축을 하는 아쉬운 상황도 있었습니다. 또 한번은 비슷한 상황에서 브라이언이 센터링한 공을 우회장이 달려들어가며 수비수 제치고 슛을 날렸으나 이 또한 다리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아웃되고 맙니다.
약 5분간 쉬었다가 비는 계속 오고 조금 추운 것 같아 바로 경기가 속행되었습니다. 오늘은 기필코 승리를 해야겠다며 새로운 다짐을 한 B Team은 후반전 시작되자 마자 거세게 A Team의 골문을 두드리는데 워낙 철통 같은 수비를 하는 덕에 성공하지 못합니다. 맥가이버가 골키퍼로 들어가고 동래인이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를 바꿔 공격에 박차를 가하던 B Team은 한국의 K-League나 유럽의 챔피언스컵 같은 국제경기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콤비플레이를 연출하며 역전골을 성공시킵니다. A Team 오른쪽 코너에서 코너킥을 얻은 B Team의 황감독이 골대 바로 앞으로 길게 차넣었고 이것을 바로 뒤에 대기하던 동래인이 수비수 사이로 빠져 들어가며 절묘한 헤딩슛으로 A Team 골네트 깊숙히 밀어 넣어 경기는 2 : 1로 B Team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후반 약 14분 정도 경과된 시간이었는데 역전골을 허용한 A Team이 정신차리기도 전에 이번에는 수비하던 이중권 선수가 미드필드부터 드리블해 들어가면서 우측에 따라 들어가는 Fred와 황감독을 경계하는 수비수의 작전을 간파하고 패스하는 척 하다가 왼발 슛을 날려 A Team 골네트 왼쪽을 다시 한번 흔들고 맙니다. 졸지에 2골을 빼앗긴 A Team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지만 후방에 공만형님이 팀원들을 격려하며 새로운 힘을 불어 넣습니다. 3 : 1로 앞서 나가던 B Team은 여유있는 플레이를 하면서 자기진영 미드필드에서 우군끼리 공을 주고 받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A Team의 수호신에게 빼앗기고 맙니다. 오랜만에 공격에 가담한 수호신은 전광석화와 같이 돌진을 하였고 이를 막기 위해 B Team의 Fred와 황감독이 수비에 가담하지만 수비수가 당도하기 0.1초쯤 빠르게 수호신이 슛을 날립니다. 골키퍼 맥가이버는 공격하는 수호신 방향으로 몸을 돌리는데 순간적으로 수비수에 가려져 수호신이 보이지 않아 공의 방향을 놓치고 말아 어이없이 한골을 내줍니다. 점수는 3 : 2로 1점차로 좁혀지며 경기는 점점 더 열기를 더해갑니다. 하지만 빗줄기도 점점 굵어지고 있어 경기를 정상적으로 끝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양팀은 빗줄기와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공과 경기에만 집중하는 투혼을 발휘하면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을 벌입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A Team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립니다. 후반 약 19분쯤 오늘 최고의 컨디션으로 전후반 계속 날쌘돌이처럼 운동장을 누비던 우회장이 한 골을 터뜨립니다. B Team 문전 혼전 중에 브라이언과 공만형님의 지원으로 공을 주고 받다가 회심의 일발을 날려 3 : 3 동점을 만듭니다. 경기는 후반으로 가는데 빗줄기기 점점 굵어져서 도저히 경기를 속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후반 약 10분을 남겨 놓고 주심이 휘슬을 붑니다.
오늘 경기는 양팀 모두 백중한 기량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A Team에서는 빠른 발의 공만형님, 지칠줄 모르는 체력의 우회장과 후반전에 골키퍼를 보면서 결정적인 B Team의 슛을 막아낸 브라이언과 중장거리 슛으로 B Team의 골문을 위협한 John과 공수 전반에 걸쳐 교량 역할을 한 수호신 등 모든 멤버들이 합심하여 팀플레이를 하였으며 B Team 또한 최전방 공격수로써 선제골을 터뜨린 황감독, 수비에서 공격까지 전천후로 운동장을 누비면서 천금의 헤딩슛을 성공시킨 동래인, 감기로 컨디션이 썩 좋지않은데도 불구하고 전후반 내내 공격와 수비를 했던 Fred, 그리고 이제 출장한지 얼만 안되지만 팀 컬러나 팀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여 적재 적소에서 기량을 발휘하는 이중권 선수등이 절묘한 패스웍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는데 아깝게 승부는 비기고 말았습니다. 맥가이버는 지난주부터 무릎에 문제가 생겨 잘 뛰지를 못해 팀 플레이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해 팀 메이트들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경기 종료 후에 체온유지를 위해서 재빨리 클럽 하우스 데크 아래로 피신(?)을 하여 Fred가 손수 제조(?) 하여 가져온 맛이 기가 막힌 생강차를 즐겼으며 전반전 중반부터 우천에도 불구하고 관전을 했던 알베르토, 그리고 오늘은 비가 와서 경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운동장에 나왔다가 선수들이 뛰는 것을 보고 다시 집으로 가서 점퍼, 타올과 우산을 가지고 다시 운동장에 나와 경기 후의 선수들의 체온 유지에 많은 보탬이 되어준 이아소 회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는데 회원 모두가 ‘ 또 일주일이 지나갔네. 어떻게 다음 주 일요일까지 기다리지?’ 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몸도 편치 않은데 운동장에 나와 회원들을 격려해준 알베르토와 이아소 회원에게 회원 모두를 대신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첫댓글 소식에 감사합니다. 생강차는 제가 직접 제조한 것 맞습니다. 생강 큰것 한개를 잘 갈아서 마누카꿀 4병과 함께 섞어서 일주일 정도 뒤면 아주 맛있는 무공해 생강차가 됩니다. ㅋㅋㅋ
우선 소식 감사드리며 수정사항 알려 드립니다.
A team 골중 2번째는 John이 드리볼 하다가 오른발 outside 슛으로 넣은것이며 ( 2골 ) 저는 3번째 골 입니다.
최 마담.. 오늘 생강차 잘 먹었읍니다. 다음번 추운날에는 달걀 띄운 쌍화차도 가능한지......
째빠른 경기 소식 감사 ^^
제 기억하고 있는 것과 약간 다르군요. A Team 첫번째 골은 John이 넣었고 후반전 들어 A Team 두번째 골은 수호신이 미드필드에서 슛한 것을 제가 수비에 가려 보지 못해서 먹은 것이고 마지막 골은 B Team 문전 혼전중에 제가 막으려 나가다가 누구와 부딪히면서 골을 먹었는데 누가 넣었는지는 정확하게 보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에게 물어본 결과 우회장이 넣었던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고 저도 그런 것 같아 그렇게 적었는데 아닌가요? 그리고 Website에서 인용한 Freekick 규칙에 대해서는 아무 의견들이 없네요. 아직들 안보셨나?
형님의 경기소식은 Fred의 생강차 만큼이나 저에게는 보양제입니다. 요즘들어 달구비축구가 기량이 좋아져서 축구다운 축구를 하다보니까, 회원들이 승부욕이 대단해진것 같습니다. 모든경기에는 결과가 매우 중요하여 승부욕또한 매우 중요 하지요. 제 애기를 해보겠습니다. 얼마전 공격을 하는데 수비수 동래인이 저를 잡기에 약간의 짜증스런 행동이 저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그랬더니 제생각인지 모르지만 동래인의 수비가 적극적이지 않은것 같았습니다.어제 황감독의 멋진골, 새축구화를 신은 첫게임이라 골이라 인정하고 싶었습니다. 헌데 제가 더 열을내며 골로 인정할수없다고 큰소리 치고 있더라고요.저는 저에게 꾸짖었습니다.
앞으로는 모든회원들이 제기량을 펼칠수있게 배려를하자. 또한 회원들 개개인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도록하자.......
저의 달구비회원들이 일요일이 기다려지는것은 모두가 이러한 마음들을 가지고있기 때문이라 생각 합니다. 저는 달구비에서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얻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달구비는 A팀 B팀으로 편의상 둘로 나누어서 게임을 매주합니다.
그주에 같은 팀원은 실수를 하여도 용기를 줄수있는 말로 서로 격려하고 좋은 풀레이를하면 운동장이 떠나갈듯 좋와하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합니다.그러나 상대방 팀에게는 유모있는 반칙 ,상대가 기분 상하지않을 정도의 반칙은 게임을하는데 양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달구비에게 제일 중요한것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경기 중에 다치지 말아야합니다.우리는 이겨도 재미있는 게임,져도 재미있는 게임을합시다. 인생 뭐있어 재미있게 게임하는거지^^
참고로 운동장에서는 목소리 제일 큰사람이 규칙입니다. ^^
francis형님 사랑해요 ^^
큰 목소리 가지셔서 더더욱 사랑해요 : ) .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 )
달구비가 다른 어떤 팀이나 클럽보다 좋은 점은 바로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황감독 말대로 이기면 즐겁고 져도 기분좋은 그런 게임을 매주 하니까 일요일이, 일주일이 금방 금방 지나는 것 같습니다. 요즘 한국의 제 친구들이 이런 소리 많이 합니다. '인생 뭐 별 거 있어. 사는 날까지 즐겁게 사는 거지!' 이게 바로 달구비가 지향하는 것 아닙니까? 우회장님과 황감독 의견에 100% 동의합니다. 육체적 건강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신적 건강입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우리 어렸을 때부터 배웠잖습니까? 육체적 정신적 모두 건강한 달구비, 사랑합니다!!!!!!!!!!!!!!!!!!!!
일일이 기억해 쓰시느라 수고 많습니다.
갈 때는 축구 못할 줄 알았는데 정말 즐거운 게임 이엇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