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기흥에서 살다가 같은 경기도지만 경기도 북부지방에 속하는
남양주 수동면으로 이사온지도 2달이 넘어갑니다.
인근 화도읍에 마석5일장 (매월 3일 8일)이 선다는 말을 듣고
집사람과 5일장 구경을 갔다 욌는데 그 이야기를 하렵니다.
집에서 차를 타고 약 15분 가량을 나가야 마석장을 갈 수 가 있는 거리.
11시에 출발해서 장터에 닿으니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구요.
어디가나 그놈의 주차문제가 말썽인데 다행히도 이곳 마석장에는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그곳에 차를 대고 본격적으로 장으로 들어섭니다.
왼쪽 위로 지나가는 고가도로는 청량리에서 춘천가는 경춘선 철로입니다.
장터 안에 먹을 거리를 파는 포장마차가 여럿 있습니다.
우선은 아침도 부실하게 먹었기 때문에 배가 출출하여 요기부터 하기로 하고
비교적 깔끔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포장마차안에는 둥그런 철판 식탁을
가운데로 하고 이미 여러명의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왁자지껄 먹고 마시고 있었습니다.
메뉴를 보니 참 여러가지가 있더군요.
저와 집사람은 잔치 국수 1인분, 그리고 곱창, 등갈비를 시켰습니다.
먼저 국수가 나왔고 시간이 지나서 모두 나왔죠. 그 비주얼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운데가 곱창볶음이고 양옆에 호위하고 있는 것이 돼지 등갈비이구요...
값은 생각한 것 보다 그렇게 저렴하지 않았지만 맛은 좋았습니다.
곱창도 곱창이지만 당면이 섞여서 얼큰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식욕을 돋구웠습니다.
물론 배가 고픈 상태인걸 감안하긴 해야 겠지만 그래도 맛은 있었다는...
세 가지를 둘이서 열심히 먹다보니 속이 뜨뜻해지면서 포만감이 들었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장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많이는 다녀보지 못했지만 대한민국 어느 시골장을
가도 요즘은 거의 비슷비슷한 것이 그 지방만의
독특한 특색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곳 마석 5일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전에 다녀 보았던 전라도의 구례장이나 화개장터,
충남의 서산장이니 경기도의 용문장, 청평장, 모란장(규모면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
등등의 면모들이 다 엇비슷한 것이 나오는 물건들도 거의
비슷비슷한 물건들로 채워져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분석해 보면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좁은 국토에 빠른 기동력이
그 요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 장꾼들이 차를 가지고 이동을 하다보니
일일생활권이 되 버린 우리나라 지리적 특성에 따라 지역에 따른
별 다른 차이가 없을 수 밖에 없겠다는....
제가 어렸을 때인 1960년대 후반, 아버님을 따라 갔던 충남 정안면의 광정 장날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저는 그 북적이는 인파속에서 유츙렬뎐, 숙영낭자 뎐등 과 같은 이야기 책을 늘어 놓은 좌판이 가장 눈에
먼저 띄었고 그 이야기 책을 사주기를 은근히 바랬지만 기대는 번번이 물거품으로 바꾸어지곤 했죠.
그 풍성함과 웅성거림과 왁자함의 시골장터의 맛을 이제는 찾을 수 없지만
그래도 아직 까지는 우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푸근함을 맛볼 수 있는 그런 곳이
5일장이 아닌가 고맙고 대견한 마음입니다.
지난번 장날, 허파 볶음을 사갔더니 별로 반응들이 안좋았기에 이번에는
무엇을 사가지고 갈까 고민을 조금 했지요.
저희 부부가 맛있게 먹었던 곱창볶음이 좋을 것 같은데 토요일 공부
시간 까지는 아직 3일이나 남아서 보관하기도 그렇고 맛도 변할 것 같고....
마침 녹두 빈대떡을 두툼하게 부치는 집이 있어서 그것을 사올까 하다가
시간이 아직 멀기에 녹두와 숙주나물을 사 가지고 와서 토요일에 집에서
부쳐 가기로 아내와 합의를 보고 녹두 한 됫박과 숙주나물을 사가지고 집으로!!
(* 맛있는 막걸리는 어는 귀인께서 준비하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아! 물론 저는 먹지 않습니다!)
요게 바로 그 녹두올시다!
녹두 빈대떡 먹고자픈 자여 '필로소피피아'로 오시라!
머리에는 인문학을 적셔주고 가슴에는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을 적셔주시라!!!1
첫댓글 꼴깍!
이 밤에 제 침 넘어가는 소리였습니다. ^^
우와~ 저런 재래시장에서 아주머니, 아저씨들 웃음소리 들으면서 맛있는 음식 먹어본지가 오래됐네요~ 사진만 봐도 아빠미소가 지어져요~~^^
이토록 토속적인 현계님이
강남에 넘어와 느껴야 할
몰인정성과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어찌 감내하실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ㅎㅎㅎㅎ
필로소피아에 모이시는 분들에게서는
몰인정성이라든지 극단적인 개인주의는 커녕
섬세한 배려와 인정이 넘쳐나는데요!!!1
먹는 카페 맞다니까요.
현계님
돼지 갈비와 소 곱창은
너무 많이 잡순거 아닙니까?
아 배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