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고성공룡박물관-운흥사-광도 참숯찜질방
*참가자 : 이재근, 방재곤, 최재욱, 정신화, 옥영동, 박정택, 윤재희, 김경수, 주영민,
최정곤, 허금화, 한혜란, 김규리(이상 무순 13명)
*산행일 : 2007. 7. 1
숭악 역사상 첫 외도를
오늘 일기예보에 의하면 남부 지리산 일대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이고, 출발하는 시각부터 장대비가 내린다. 차량 안에서부터 비가 적게 오는 동부 지역의 산으로 행선지를 바꾸자는 의견이 제시된다. 하지만 숭악의 골수 멤버는 강행을 고수한다. 갑론을박을 하는 사이에 차량은 문산휴게소에 도착했고, 아침을 해결하지 못한 대원들은 식사 후 한 자리에 앉아 의견 수렴을 한다. 참가자 13명 전원 합의체 회의를 기대했지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섞인 회의는 결론이 없다. 결국 회장단에 오늘의 산행을 포함한 모든 일정을 위임하고 밖에 나와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결론에 도달했다. 여성 참가자의 견해를 반영한 결론은 소수 강경파의 양보 속에 사천과 고성 방면으로 행선지를 바꾼다.
빗줄기는 더욱 굵고 거세어지는 가운데 고성 공룡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 입구에 세워진 거대 공룡탑은 방문객들에게 위압감으로 짓누른다. 관람요금도 비싼 금액이다. 성인 요금이 3천원인데 가치가 있을 것인가 의문이 있지만 어쩔 수 없다.
공룡에 대한 의문의 베일을 벗기면서
1842년 영국의 고생물학자 리차드 오언이 붙인 공룡(Dinosauria)은 그리스어로 ‘무서운’이란 뜻의 ‘deinos'와 ’도마뱀‘이란 뜻의 ’sauros'의 합성어라고 한다.
공룡을 분류하는 기준은 골반 뼈의 모양에 따라 크게 두 부류로 구분하는데, 악어와 도마뱀 같은 현생 파충류와 매우 비슷한 골반 구조를 가진 공룡을 용반류(도마뱀골반)라 하며, 새와 유사한 골반을 가진 공룡을 조반류(새골반)라 한다.
조반류 공룡 중 가장 잘 알려진 그룹은 조각류, 곡룡류(갑옷공룡), 검룡류(판공룡), 각룡류(뿔공룡), 후두류(박치기공룡)이다. 모든 조반류는 초식성이며 이구아노돈, 프로토케라톱스 등이 속해 있다.
용반류는 수각류와 용각형류로 나뉜다. 수각류는 두발 보행을 하고 날카로운 이빨과 강력한 발톱으로 무장한 육식 공룡이다. 티라노사우루스, 오비랩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용각형류는 원시용각류와 용각류로 나뉜다. 이들의 특징은 작은 머리와 긴 목 그리고 커다란 몸통을 가진 초식공룡이다. 원시용각류에는 플라테오사우루스가 있으며, 용각류에는 클라멜리사우루스, 브라키오사우루스, 디플로도쿠스 등이 속한다.
또 다른 분류 방법으로는 발자국에 의한 분류이다. 조각류는 초식공룡이며, 2발 내지 4발로 걸었다. 삼지창 모양의 뭉툭한 발가락 자국이 특징이다. 발가락 사이의 각이 수각류에 비해 일반적으로 크며 뒷부분이 하트모양으로 넓은 편이다. 수각류는 육식공룡이며, 두발로 걸었다. 조각류 발자국처럼 삼지창 모양이지만, 조각류와 달리 날카로운 발톱 자국이 발가락 자국 앞에 예리하게 나타나 있다. 또한, 발가락 사이 각이 조각류처럼 크지 않고 좁다. 마지막으로 용각류는 초식공룡이며, 네발로 걸었다. 대게 뭉툭한 발가락 자국이 매우 짧거나 보이지 않아, 전체적인 윤곽이 타원형이나 둥근 모양을 보인다.
최초의 공룡은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중엽에 나타나
최초의 공룡은 오늘날의 아르헨티나에서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중엽에 처음 출현하였다. 이 공룡은 몸길이가 1m 밖에 안 되는 작은 육식공룡이었다. 트라이아스기 말까지 서너 종류의 새로운 공룡이 나타났는데, 초식공룡도 이때 나타났다. 초기의 공룡은 그 수가 매우 적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공룡이 나타났고, 후기 트라이아스기는 공룡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로 볼 수 있다. 쥐라기 동안 공룡의 수는 크게 증가하고 여러 형태의 공룡들이 출현했는데, 그 중에는 용각류와 검룡류 및 알로사우루스 같은 육식공룡인 수각류가 있었다.
중생대의 마지막 시기인 백악기에 공룡은 그 수가 최대로 늘어났다. 백악기 후기로 오면서 공룡의 수는 점점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많은 수의 공룡들이 살고 있었다. 이후 백악기가 끝나는 6천5백만 년 전, 공룡들은 다른 수많은 동식물과 함께 사라졌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열띤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오늘 우리가 찾은 고성의 공룡을 살펴보면, 고성에서는 공룡발자국과 공룡알 및 거북알 등이 발견될 뿐 공룡 뼈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확히 고성에 어떤 공룡들이 서식했는지 알 수 없지만, 현재 고성에서 발견되는 발자국으로 그 주인을 조금이나마 상상해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발자국만으로는 이 공룡의 주인이 육식인지, 초식인지 정도만을 알 수 있을 뿐 그 공룡이 ‘티라노사우루스’인지 ‘이구아노돈’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 한다. 다만,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에 의해 밝혀진 사실을 근거하여 고성에서는 이구아노돈과 같은 초식성 조각류 공룡들과 용각류 공룡들이 많이 살았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현재 발굴하여 연구 중인 4기의 공룡알 둥의 연구가 끝나면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생대 백악기 지층으로 이루어진 고성에 공룡 발자국이
고성군 전역에는 중생대 공룡이 살던 시대에 만들어진 지층이 아주 많다고 한다. 중생대 백악기 약 1억년 정도 된 지층(진동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룡시대 때 만들어진 지층을 덮고 있는 흙을 씻어 내는 바다를 끼고 있어 바닷물의 조수작용이 공룡발자국을 덮고 있는 흙을 씻어 내어 우리가 볼 수 있게끔 노출시켜 주고 있다. 이렇게 생성되어 노출된 발자국들도 아주 연약한 돌들에 불과하지만 고성군은 공룡의 천국, 수도답게 발자국을 형성하고 있는 지층들이 아주 풍화에 강한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당시의 지질작용에 의해 많이 열변성을 받아 단단히 구워져 있기 때문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뼈가 만들어지는 환경과 발자국이 만들어지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고성에서는 공룡의 뼈가 발견되지 않거나 확률이 낮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공룡발자국 화석지, 공룡알 화석지, 공룡 뼈 화석지는 만들어지는 환경에 따라 많이 좌우된다고 한다.
재미있는 상식으로는 가장 몸무게가 무거운 공룡으로는 브루하스카요사우루스(Bruhathkayosaurus), 아르젠티노사우루스(Argentinosaurus)가 있고, 키가 가장 큰 공룡은 브라키오사우루스(Brachiosaurus)이다. 몸길이가 제일 긴 공룡은 세이스모사우루스(Seismosaurus)이고, 가장 작은 공룡은 콤프쏘그나투스(Compsognathus), 마이크로랍토르(Microraptor)라고 한다. 지능이 뛰어난 공룡도 있는데, 트로오돈(Troodon),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라고 한다.
신라 천년고찰 운흥사를 찾다.
공룡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일행은 운흥사로 향했다. 고성군 하이면 와룡산 향로봉(香爐峯) 중턱에 위치한 천년고찰 운흥사(雲興寺)는 1,300여년전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조사가 창건한 신라고찰로서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 50여 말사 중 산세와 규모가 비교적 큰 수 말사에 속하고, 임진왜란 때 승병의 본거지로서 사명대사의 지휘아래 6,000여 명의 승병이 머물 정도로 규모가 컸으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수륙양면 작전을 논의하러 세 번이나 이곳을 찾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불가의 화원 양성소로 큰 역할을 했는데 조선시대의 불화 중 가장 많은 걸작품을 남기고 있는 『의겸(義謙)』 등이 나왔다. 그 당시 절의 규모는 현존하는 산내 암자인 천진암과 낙서암을 비롯하여 아홉 군데의 암자가 있었고 곳곳에 남아있는 절터와 대형 멧돌 그리고 전방 1km 떨어진 언덕에 고승들의 사리가 안장되어 있는 부도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상당한 규모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임진왜란 때 병화로 소실된 것을 효종 2년(1651년)에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경내에 남아있는 것이라곤 대웅전과 영산정, 요사채와 그 사이의 장독대가 전부이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범종루(梵鍾樓), 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고, 이 중 대웅전은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8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대웅전 내에는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61호인 괘불(掛佛)과 조선 후기에 제작한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184호인 경판(經板) 등이 보관되어 있다. 대웅전 안에 모셔져 있는 삼존불상과 더불어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감로탱’인데, 이는 조선 중기 이후에 불화를 잘 그리기로 이름난 의겸이 그린 것으로 보아지며 당시 일반인들의 생활상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괘불탱화를 비롯하여 대웅전, 영산전, 명부전 목조각상, 목제원패, 경판 등 30여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운흥사 관람을 마치고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는데 빗줄기가 갑자기 굵어져 하는 수 없이 고성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휴게소로 향했다.
광도참숯찜질방에서 원적외선을 공급받다.
휴게소에서 라면을 시켜 가져온 도시락과 함께 점심을 먹고 난 후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광도 참숯찜질방으로 향했다. 엇갈린 의견 속에 겨우 도착한 찜질방에는 우중임에도 많은 손님들로 붐비고 있었다. 며칠 전에 가마에서 불을 빼내선지 고온방을 제외하고는 견딜만한 수준이다. 그래도 원적외선과 목초액을 희석한 물에 담그는 것은 기분이 좋은 듯하다. 찜질을 마친 후 식당에서 숯불에 직접 구운 돼지고기와 맥주를 곁들였다. 모범공무원 표창을 받은 박정택 회원께서 한턱을 쏘았다. 박정택 회원님 존경합니다. 교감자격연수도 잘 받으십시오. 이렇게 숭악의 화려한 외도는 막을 내리고 있었다. 8월에는 러시아 엘브러즈로, 코타키나바루로, 설악산으로 추억에 남을 산행을 할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 어느 곳이라도 꼭 참가하여 숭악의 힘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숭악사관 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