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일곱번째 이야기
2014년 3월 31일 월요일
'강철 멘탈' 류현진 선수 이야기
[shift+delete의 달인]
‘생각이 많으면 진다’의 저자 임건순 기자는 류현진 선수를 처음 본 날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습니다.
『류현진을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의 표정은 상당히 밝아 보였다. 사실 이날 동산고는
지역예선전 제물포고와의 경기에서 패해 대통령배대회 본선행이 좌절되었고, 류현진은 그 경기에서 난타를
당하며 약체 제물포고가 일으킨 이변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런데 경기 후에 류현진 선수를 보니 웬걸 생글생글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류현진은 동료들의 실수에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런 동요 없는 에이스의 표정에
동료들도 심적 동요를 일으키지 않은 채 경기에 임하곤 했다.
그렇다면 과연 그가 경기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사실 특별한 비결이나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포맷을 잘할 뿐이다. 타자
한 명을 상대하고 바로 머리에서 포맷시킨다. 경기 내내 그는 연신 ‘Shift+delete’를
누르며 경기에 임한다. 경기에서 일어난 안 좋은 일을 잠시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한 타자, 한 타자 상대할 때마다
1회 첫 타자를 상대하듯이 경기를 풀어나간다. 이런 포맷의 달인 류현진 선생이기에 멘탈
최강의 투수일 수 밖에 없다. 』
(출처: 생각이 많으면 진다, 임건순 저)
[험난한 메이저리그 입성기]
2013년 4월 3일,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 선수는 데뷔전에 서게 되었습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과정부터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었고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관중들 앞에 자신을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로 알려진 류현진
선수였지만, 그날은 얼굴에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습니다. 평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그의 얼굴은 굳은 표정으로 매우 불안해 보였습니다.
첫 메이저리그 데뷔전, 홈 구장에서 팬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경기… 엄청난 압박감을 떠안고
마운드에 선 류현진 선수는 경기시작과 함께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주었습니다. 그리고 2번 타자 마저 안타가 되며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경기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류현진 선수는 위기 상황 속에서 주변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이어나가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들을 상대하면서도 주눅들지 않고 공격적으로 공을 던졌습니다. 그
결과, 비록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실점은 1점에 그쳤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데뷔전을 비롯하여 팀의 연패 등 수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류현진 선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지난 경기는 잊고 또 다음 등판을 준비하였습니다.
또 매일 아침 선수, 코칭스태프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찾아가 밝게 인사하고,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유난히 높은 목소리고 크게 이야기하며 독특하게 인사해 팀 동료들과 더욱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통역사 마틴 김이 밝혔습니다.
그리고 2013년 류현진 선수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훌륭하게 마쳤습니다.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데뷔 첫 해에 10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되었고 팀 내에서는 입지가 탄탄해졌습니다.
[어떻게 ‘강철 멘탈’이 되었을까?]
그런 그의 ‘긍정의 힘’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의 아버지 류재천 씨는 “현진이가 인천 동산고 시절 꽤 유망한
투수였지만 그 이전까지는 승리보다는 패배에 익숙한 선수였다. 그렇지만 나는 현진이에게 단 한 번도 뼈가
담긴 말을 한 적이 없다.” 라고 교육 방식에 대해 밝힌 바 있습니다.
즉, 류현진 선수에게 경기의 승패보다는 류현진 선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한 것입니다. 그래서 동산고 시절 류현진 선수는 팀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생글생글 웃는 배짱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어린 시절부터 아무리 강한
타자들을 상대해도 절대로 볼넷은 허용하지 말라고 그의 아버지는 가르쳤습니다. 홈런을 맞아도 타자를 피하지는
말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래서 류현진 선수는 어떤 타자를 만나도 자신있게 공을 던지며, 비록 좋은 경기 결과를 얻지 못해도 금방 delete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류현진 선수의 이야기는 ‘나는 패배자야’ 라고 자책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어제의
패배는 ‘Shift+delete’하시고 무엇을 상대하든 ‘긍정의
힘’으로 당당하게 맞서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