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도는 이름부터 매혹적이다. 한자로 쓰면 ‘날아가는 새’라는 뜻인 비금(飛禽)인데, 지도를 보면 섬의 형태가 영락없이 새가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하는 모습이다. 뭍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고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 면적은 44제곱킬로미터로 백령도와 비슷하다. 바로 이웃한 도초도(41.94㎢)와는 1996년에 서남문대교로 이어져 사실상 한 섬이 되었다. 비금도의 하누넘해수욕장은 하트 모양의 해안선이 눈을 의심케하는 절경을 이루고, 편의시설 하나 없는 명사십리는 자연 그대로 담담하다. | |
관광의 비금도, 일상의 도초도
목포에서 흑산도 가는 길목에 자리한 비금도는 놀라운 섬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놀랍고, 그런 비경이 잊힌 채 거의 방치되어 있는 점도 놀랍다. 이웃한 도초도와는 다리가 연결되어 하나의 섬이 되었는데 두 섬을 합한 면적은 울릉도를 능가한다. 하지만 두 섬은 바로 곁에 있는 사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격이 판이하다. 비금도는 경치가 아름답고 거대한 바위가 드러난 암봉들이 즐비하며, 백사장도 많은 데 비해 도초도의 산은 수더분하고 들판이 널찍하며 작은 백사장이 두 곳 있을 뿐이다. 간단히 말해 비금도가 사람들을 경탄하게 하는 아름다운 경치의 관광지라면 도초도는 주민들이 생업을 영위하며 살아가는 일상의 섬이다. 비금도를 둘러보고 숙식을 해결하는 곳도 대개는 도초도가 된다.
해변과 바위산, 염전 천국
비금도의 명사십리는 길이가 4.5킬로미터에 이르는 대규모 해변으로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대신 대자연 그대로의 적막한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하누넘해수욕장은 해안이 하트(♡) 모양을 닮아 일명 ‘하트해수욕장’으로도 불리는데 민가 하나 없는 산기슭을 파고든 해변과 그 옆으로 난 하얀 길은 마치 꿈결처럼 몽환적이다. 길이가 얼마 되지 않으나 한눈에 잡히는 해안도로 풍경으로는 이곳이 전국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비금도의 산들은 기세 좋은 암봉들이 비범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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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넘 해수욕장을 돌아나가는 해변길은 마치 꿈결에 이상향으로 이어진 길처럼 비현실적인 매혹을 발산한다. | |
군데군데 솟은 바위봉우리들은 선유도를 방불케 하는데, 가장 높은 선왕산(255m)은 높이를 훨씬 웃도는 기품을 보여준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비금도 소금이 산출되는 염전들은 다분히 이국적이고, 섬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질펀한 도초도의 고란평야는 외딴섬에서 돌연 정겨운 전원풍경으로 반겨준다. 서쪽을 향해 날개를 활짝 펼친 비금도가 하늘로 날아갈 듯하면서도 이곳에 남은 것은 현실적인 도초도가 붙잡은 때문은 아닐까. 비금도는 해변과 산, 들판까지 모두 비범해서 이 땅의 풍경 같지 않은데, 바로 곁에 있는 도초도는 산줄기에 빙 둘러싸여 수더분한 농촌 풍경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도초도 역시 서쪽 해안은 비금도의 하누넘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해안절벽이 형성되어 경치가 좋은 곳이 있지만 길이 아예 없어서 평범 속의 비범은 드러나지 않는다. 소박하면서도 다채로운 비금도와 도초도는 한 번 다녀오면 그예 ‘잊히지 않는 바다’가 되고 말 것이다.
코스안내 비금도와 도초도의 주요 명소를 돌아보면 총거리 38km 정도의 코스가 된다. 대부분 포장도로이고 하누넘 해변길 외에는 언덕도 거의 없어서 초보자나 생활자전거로도 무리가 없다.
1. 출발점은 비금도 동쪽 끝에 있는 가산선착장. 목포에서 출발한 여객선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이다. 염전지대를 지나 4km 정도 가다 지당리에서 명사십리로 우회전한다.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명사십리는 자연 그대로의 천연 백사장을 간직하고 있다. 백사장이 단단해서 이웃한 원평해수욕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
2. 원평해수욕장에서 신원리 비금중고를 거쳐 금천저수지 옆의 작은 고개를 넘어가면 곧 바다가 보이고 섬 내 최고의 비경인 하누넘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절경의 바닷길이 시작된다.
3. 하누넘 해변길은 비금도만의 전통 방풍시설인 우실(일종의 돌담)이 있는 선왕산 능선에서 끝나고, 고개를 넘어가면 도초도와 이어진 서남문대교로 향한다. 다리를 건너면 곧 도초도다.
4. 도초도 중앙에 상당히 넓게 자리한 고란평야를 거쳐 호젓한 시목해수욕장을 찾아본다. 시목해수욕장에서 나와 고란평야를 가로질러 만년리로 들어서면 남루하지만 소박한 마을들을 거쳐 산골짜기에 숨은 만년사에서 길이 끝난다. 만년사를 돌아 나와 서남문대교 아래의 수대선착장에서 일정을 마무리한다(목포행 배가 여기에도 입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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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에 드는 짧은 해변 길만 보자면 이 하트해변을 따를 곳이 있을까. 안쪽으로 하트 모양 해안선이 선명히 보인다.
가는길 비금도로 가려면 먼저 목포를 찾아야 한다. 목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차를 실을 수 있는 카페리와 여객전용 쾌속선이 함께 다닌다. 하루 4~5차례 운항하며 카페리는 2시간30분, 쾌속선은 50분 소요. 목포북항에서 출항하는 배도 있으므로 정확한 운항정보는 비금면사무소(061-275-5231)로 문의한다.
주변관광지 명사십리 - 같이 연결되어 있는 원평해수욕장을 포함하면 해변의 총길이가 4.5km에 달하는 거대한 백사장이다.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대신 자연 그대로의 적막한 풍경이 장대하게 펼쳐진다. 백사장이 단단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
하누넘해수욕장 - 비금도 서쪽에 자리한 작은 해변이지만 해수욕장보다는 주변의 산록을 끼고 도는 한 줄기 길과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해안이 하트 모양을 빼닮아 부부나 연인이 함께 찾으면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전한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절경으로 비금도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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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식: 비금도와 도초도를 통틀어 서남문대교 남쪽의 화도선착장 일대가 가장 번화하고, 숙박업소와 민박, 식당들이 모여 있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숙소와 식당을 찾기 어려우므로 화도선착장을 중심으로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휴식: 명사십리, 원평해수욕장, 하누넘해수욕장, 시목해수욕장, 만년사가 쉼터로 적당하다. 주의: 대도시의 3~4개 구(區) 크기지만 인구는 7천 명 밖에 되지 않아 섬 어디나 한적하고, 비수기에는 가게를 찾기도 어렵다. 식수와 행동식을 충분히 챙긴다. | |
첫댓글 언제나 한번 자전거로 일주 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