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노조를 하나 만들까 보다 / 임보
무슨 노조냐고?
별로 마음 내키진 않지만 말이 나왔으니 숨길 것도 없다.
의치노조다.
의치노조라니?
가짜이빨도 모르는가? 의치노조(義齒老組) 말일세!
눈을 잃은 사람은 시각 장애인
귀를 잃은 사람은 청각 장애인
팔이나 다리를 잃은 사람은 지체 장애인
신체의 한 부분을 잃으면 다 장애인인데
왜 이빨을 잃은 사람은 장애인이 아닌가?
틀니를 낄 수 있으니 괜찮다고?
그런 논리를 펴는 관리가 있다면
그놈의 생니를 다 뽑아 틀니로 교체한 다음
요즈음 근황이 어떠신가 여쭈어 볼 일이다
잘 씹히십니까?
음식 맛이 괜찮습니까?
세상이 노조들 판인데
의치노조를 만들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우리들도 장애인으로 우대하라!
단단하고 질긴 식품들에겐 치세(齒稅)를 부과하고
식당마다 의치인들을 위한 V,I,P,석을 마련하고
공중화장실 옆에 의치 세척실을 설치토록 하라!
의치는 왜 의료보험 혜택을 안 주는가?
의료공단에서는 하루바삐
가난한 모든 의치들을 임플란트로 교체토록 하는
국가적 대 역사(役事)에 돌입토록 하라!
씹는 힘, 치력(齒力)은 곧 국력(國力)이다!
임보 시인
카페 <자연과 시의 이웃들> http://cafe.daum.net/rimpo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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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왜 거시기인가?' - 이 사진이 행여 선생님 시의 품격을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아름답습니다.
안도합니다. 실은 고심 끝에 골라낸 사진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웃다가 울다가. 이 유쾌한 웃음으로 가슴이 툭 트이고 환해졌습니다.
그런 증세, 여기 또 한 사람 있습니다. 그나저나 두번째 할아버지 담뱃재 떨어지겠습니다
ㅎㅎㅎ 동산님도 차암!
글도 좋고 그림도 좋고, 배합하니 더 좋고요.왜 거시기인가?는 사회전반에 걸친 호통인가 합니다.
그렇습니다.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