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명민한 재주를 좋은 곳에 썼더라면
몇 년 전 모 지상파 방송에서 이씨조선 21대 왕 영조의 어머니이자 19대 왕 숙종의 후궁인 숙빈 최 씨를 소재로 한 "동이"라는 연속극이 방영되었는데, 그 지상파 방송의 본 방영이 종영된 후에도 케이블 방송 등에서 재방송을 하고 지금도 유튜브 방송에서는 볼 수가 있으니 그 당시 연속극 "동이"는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상당히 많았던 모양이다.
조선시대 궁궐에서 아주 낮은 천인(賤民) 신분이었던 동이가 우연히 극적의 만남, 그리고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숙종의 승은을 입고 승은 상궁이 되며, 회임을 하고 왕자를 생산하여 후궁이 된 것이다, 이때 숙빈 최 씨의 소생이 연잉군이며 훗 날 조선의 21대 왕 영조다.
숙종은 정실부인인 왕후에서는 왕자가 없고 후궁인 희빈 장 씨의 소생 세자와 숙빈 최 씨 즉 동이의 소생 연잉군 그리고 명빈 박 씨의 소생 연령 군 등 3명의 왕자가 있었으나 "동이"라는 연속극에서 희빈 장 씨, 세자. 숙빈 최 씨, 연잉군은 등장하나 명빈 박 씨와 연령군은. 등장하지 않았다.
그래서 "동이"라는 연속극에서는 희빈 장 씨와 세자 그리고 숙빈 최 씨와 연잉군의 갈등과 암투로 전개되었다. 영화나 연속극을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왕의 여자들의 갈등과 암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열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지금 21세기에도 권력 다툼의 치열함을 멀리도 아닌 가까운 곳에서도 벌어지고 있음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바로 북한도 그 일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이복형제라 해도 자기의 권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제거해 버리지 않았는가.
"동이"의 배경 시대 이때의 병폐였던 당파 싸움은 이 '왕의 여자들'의 암투에 한몫을 더 해 이복형제인 두 왕자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이 두 왕자는 태생 자체가 세간의 관심이었으며, 특히 권력층에서는 자기들의 권력에 미치는 두 왕자의 존재와 앞으로 있을 영향에 대한 치밀한 계산의 대상이었다. 훗날 20대 경종 왕이 된 세자는 소론이 지원세력이고 21대 영조 왕이 된 연잉군은 노론이 지원세력이었다.
이 글에서는 숙종과 숙빈의 역사적 사실 또는 연속극 내용을 새로운 방향에서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이 연속극 한 부분의 가슴에 와닿는 대사가 생각이 나서 다시 그 말을 한번 되새겨 보고 지금 이 시대의 일부 사회의 혼란상과 비교해 보고자 한다.
"동이"라는 연속극에서 조선시대 병폐인 사색당파의 영향이라고도 할 수도 있는 숙빈 최 씨와 연잉군은 반대 세력에 의한 목숨의 위험을 여러 번 겪는다. 연속극의 거의 마지막이 될 부분에도 숙빈 최 씨와 연잉군을 제거할 음모가 진행되었으나 성공을 하지 못하고 음모를 주도한 세력들은 그에 대한 극형 처벌을 받게 되었다.
그 음모를 주도한 세력 중 그 당시 실존 인물인지 드라마에서 가상 인물인지 모르겠지만 병조참판 장무열이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것을 숙빈 최 씨와 연잉군 편의 인사 중 한 사람인 내금위장 서용기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병조참판 장무열은 권력을 쫓는 기회주의자로 모든 일에 주도면밀하였다.
"그 영민한 재주를 좀 더 좋은 일에 썼더라면 이렇게 까지는 되지 않았을 텐데"
그렇다. 이 말이 "동이"라는 연속극의 대사지만 지금 이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일부 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일부 주인공들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어느 모 재벌 대표는 똑똑한 두뇌를 가진 한 사람이 10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동이"연속극에서 서용기의 말처럼 좋은 곳에 섰을 때 해당되는 말이지 좋은 곳에 써지 않고 자기 자신의 사리사욕 등 좋지 않은 곳에 써면 100만 명이 곤란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국정에 관련이 있는 명민한 재주의 소유자라면 명민한 재주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국정이 안정될 수도 있고 불안정하여 국가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지 않는가. 더 나아가서는 국론까지도 분열되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명민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 가진 것이 없을 때는 자신의 사리사욕에 적당하게 사용했다면 주위에서 심하게 비난할 일이 아니지만, 지금 재주를 좋은 곳에 쓰지 않고 자기의 사리사욕에 쓰고 있는 일부 인사들은 그 명민한 재주 덕분에 재물이든 권력이든 모든 것을 남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명민한 재주에 남보다 더 많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 욕심을 낼 때 그 흡인력은 상상을 못 할 정도로 대단하여 주위의 모든 것을 다 빨아드린다. 그렇게 하여 발생하는 것이 양극화 현상이다,
지금 가진 것만 해도 남보다 모든 것이 우월한데도 그 명민한 재주로 더 욕심을 내어서 결과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되면 더 많은 것을 거머쥘 수 있지만 잘못되면 그 욕심이 예리한 칼날이 되어 나에게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본인은 물론 가족을 비롯한 주위까지도 고통을 당할 수 있고 공적인 지위를 가진 사람이라면 국가도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지 않는가.
명민한 재주를 가진 자들은 그 재주를 좀 더 좋은 곳에 써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