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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大師 至寶林 韶州韋刺史 與官僚 入山
請師出於城中大梵寺講堂 爲衆開緣 說摩訶般若波羅密法
시 대사 지보림 소주위자사 여관료 입산
청사출어성중대범사강당 위중개연 설마하반야파라밀법
때에 대사께서 보림으로 가니 소주의 어른들과 모든 이들이 찾아와서 대사께 대범사에 모인 대중들의 인연이 마하반야바라밀법을 듣고자 청하므로
師 升座次 勅使官僚三十餘人 儒宗學士 三十餘人
僧尼道俗一千餘人 同時作禮 願聞法要
사 승좌차 칙사관료삼십여인 유종학사
삼십여인 승니도속일천여인 동시작례 원문법요
대사께서 자리에 오르니 칙사와 관료30여명, 유교 선비 30여명과
부처님 법을 공부하는 이와 부처님 법을 닦는 속인 등 천 여명이
다 같이 절을 하며 예를 갖추고 법문 듣기를 원하므로
大師 告衆曰. 善知識 菩提自性 本來淸淨
但用此心 直了成佛 善知識 且廳惠能 行由 得法事意.
대사 고중왈. 선지식 보리자성 본래청정
단용차심 직료성불 선지식 차청혜능 행유 득법사의.
대사가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선지식이란?
스스로 가지고 있는 성품이 본래 맑고 깨끗한 것이며
올바로 깨달은이가 선지식이니
이 마음을 올바로 행하면 깨달음을 얻는다.
能 嚴父 本貫 范陽, 左降 流于嶺南 作新州百姓.
此身 不幸 父又早亡 老母孤遺, 後來南海 艱辛貧乏
능 엄부 본관 범양, 좌강 유우영남 작신주백성.
차신 불행 부우조망 노모고유, 후래남해 간신빈핍
내 선친은 본관이 범양인데, 좌천되어 영남으로 내려가 신주의 백성이 되셨다. 이 몸이 불행하여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시고 늙은 어머니와 외롭게 남았는데, 뒤에 남해로 와서 가난한 살림에 쪼들리게 고생 하며
於市 賣柴, 時 有一客 買柴 使令送至客店
客 收去 能 得錢 却出門外 見一客 誦經. 能 一聞經
어시 매시, 시 유일객 매시 사령송지객점
객 수거 능 득전 각출문외 견일객 송경. 능 일문경
시장에서 나무를 파는데, 어느 날 한 손님이 나무를 사서
객점으로 갖다 달라 하므로 손님에게 갖다 드리고 돈을 받아서
문밖으로 나오다가 어떤 이가 경 외우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내가 경을 잠깐 들으니
云<應無所住而生其心> 心卽開悟 遂問 客誦何經.
客 曰金剛經. 復問 從何所來 持此經典.
운<응무소주이생기심> 심즉개오 수문 객송하경.
객 왈금강경. 복문 종하소래 지차경전.
읽는 소리가 언제나 얽매이지 않는 그 마음이라야 하므로
바로 깨달아 “손님에게 무슨 경을 외우고 계십니까?” 라고
물었더니 손님이 “금강경입니다” 하시므로, 다시 묻기를
“어느 곳에서 오셨는데 이 경전을 지니고 계십니까?”
客云我 從蘄州黃梅懸東禪寺客來.
其寺 是五祖忍大師 在彼主化 門人 一千有餘.
我到彼中 禮拜 聽受此經.
객운아종기주황매현동선사객래.
기사 시오조인대사 재피주화 문인 일천유여.
아도피중 예배 청수차경.
손님이 말씀하시기를
“나는 기주의 황매현 동선사에서 왔습니다.
그 절에는 오대조인 홍인 대사가 계시면서 가르침을 펴는데
문인이 천여 명이나 됩니다.
제가 가서 예배하고 이 경을 듣고 받아 왔습니다.
大師 常勸僧俗 ‘但持金剛經 卽自見性 直了成佛’
能 聞說 宿昔有緣 乃蒙一客 取銀十兩 與能
대사 상권승속 ‘단지금강경 즉자견성 직료성불’
능 문설 숙석유연 내몽일객 취은십양 여능
대사께서는 항상 승속僧俗인들에게 권하시기를,
‘다만 금강경을 받아 올바로 깨달으면 스스로 견성 한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을 듣고 숙세에 인연이 있었는지 그 손님이 은 열 냥을 나에게 주시면서
令充老母衣糧 敎便往黃梅 禮拜五祖
能 安置母畢 卽便辭親 不經三十餘日 便至黃梅. 禮拜五祖
영충노모의량 교편왕황매 예배오조
능 안치모필 즉편사친 불경삼십여일 변지황매. 예배오조
노모 옷과 양식을 마련해 놓고 바로 황매에 가서 오조께 예배하라 하시므로 나는 어머니를 편히 모셔놓고 하직하여 30여일이 못되어 황매에 이르러. 오조께 예배하니
問曰 汝何方人 欲求何物.
能 對曰弟子 是嶺南新州百姓 遠來禮師 惟求作佛 不求餘物. 祖言
문왈 여하방인 욕구하물.
능 대왈제자 시령남신주백성 원래예사 유구작불 불구여물. 조언
네게 묻기를 “너는 어디 살며 무엇을 얻고자 하는고?” 하시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저는 영남의 신주에 살면서 멀리 와서 어른께 예배드리는 것은 오직 부처되기 원할 뿐 다른 것을 얻으려 하지 않습니다.” 하니 대사께서 말씀하시기를
汝是 嶺南人 又是獦獠 若爲堪作佛.
여시 영남인 우시갈료 약위감작불.
“네가 영남 사람이라면 곧 오랑케인데 어떻게 부처되길 원하느냐?” 하시므로
能 曰人
雖有南北 佛性本無南北 獦獠身與和尙 不同 佛性 有何差別.
능 왈인
수유남북 불성본무남북 갈요신여화상 부동 불성 유하차별.
저가 말씀드리길 “비록 남북이 있다 해도, 불성에는 본래 남북이 없는데. 오랑케의 몸이 화상과 같지 않다면 불성에 무슨 차별이 있나이까?” 하였더니
五祖 更欲與語 且見徒衆 總在左右 乃令隨衆作務.
惠能曰 啓和尙 弟子自心 常生智慧 不離自性
오조 갱욕여어 차견도중 총재좌우 내령수중작무.
혜능왈 계화상 제자자심 상생지혜 불리자성
오조께서 다시 말씀을 하시려다가 대중들이 좌우에 있음을 보시고 바로 “대중을 따라가서 일이나 하라.” 하시므로
제가 말하기를 “화상께 여쭙겠습니다. 스스로 편한 마음으로 변함없는 성품이 지혜며
卽是福田 未審和尙 敎作何務.
祖 云這獦獠 根性 大利 汝更勿言 著槽廠去. 能 退至後院
즉시복전 미심화상 교작하무.
조 운저갈료 근성 대리 여갱물언 착조창거. 능 퇴지후원
이를 복전이라 하는데, 화상께서는 무슨 일을 하라 하십니까?”
하였더니 오조가 말씀하시기를 “건방진 습성을 가졌구나. 헛소리 하지 말고 방앗간에나 가 있어라.” 하시었다. 내가 물러 나와 뒤뜰로 가니
有一行者 差能 破柴踏碓,
經八月餘 祖 一日 忽見能曰吾 思汝之見 可用 恐有堊人
害汝 遂不與汝言
유일행자 차능 파시답대,
경팔월여 조 일일 홀견능왈오 사여지견 가용 공유악인
해여 수불여여언
있든 행자가 나에게 나무를 쪼개고 방아를 찧게 하였는데,
8개월 정도가 지나서 어느 날 오조가 나를 보고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의 견해가 쓸 만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주변 사람들이 너를 해칠까 염려하여 결국은 너와 말하지 못하였는데
汝知之否. 能 曰弟子 亦知師意 不敢行至堂前 令人不覺.
祖 一日 喚諸門人 總來 吾向汝說.
여지지부. 능 왈제자 역지사의 불감행지당전 영인불각.
조 일일 환제문인 총래 오향여설.
아느냐?” 하시므로 “제자도 역시 대사님의 뜻을 알았으므로 함부로 대사님 방 앞에 나가지 않았으며 사람들이 모르게 행동 하였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오조께서 하루는 문중사람 들을 다 모이게 하여 “내가 너희들에게 설하리라.
世人 生死事大 汝等 終日只求福田
不求出離生死苦海 自性 若迷 福何可救.
세인 생사사대 여등 종일지구복전
불구출리생사고해 자성 약미 복하가구.
사람들에게는 나고 죽는 일이 큰데 너희들은 언제나 온종일 복만 구하고 생사의 고해에서 벗어나는 일은 찾지 않는구나. 자성이 만일 미혹하다면 복만으로 정녕 구원할 수 있겠느냐.
汝等 各去 自看智慧 取自本心般若之性 各作一偈 來吾呈看.
여등 각거 자간지혜 취자본심반야지성 각작일게 내오정간.
너희들은 각자 가서 스스로 지혜를 살펴보고 자기 본심인 반야 성품의 경지를 각자 게송을 하나씩 지어서 내가 볼 수 있도록 하라.
若悟大意 付汝衣法 爲弟六代祖 火急速去 不得遲滯.
약오대의 부여의법 위제육대조 화급속거 부득지체.
만일 크게 깨달았으면 누구든 가사와 법을 전하여 제 육대조로 삼으리니 어서 빨리 돌아가라. 빨리...
思量 卽不中用. 見性之人 言下 須見.
사량 즉불중용. 견성지인 언하 수견.
생각으로 헤아려 얽매이지 않은 게송 한마디는 틀림없이 견성한 사람이다.
若如此者 輪刀上陣 亦得見之.
약여차자 윤도상진 역득견지.
만일 이와 같은 사람은 죽고 사는 전쟁터에서도 역시 변함없는 깨달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셨느니라.
衆得處分 退而滯相謂曰 我等衆人 不須澄心 用意作偈 將呈和尙
有何所益.
중득처분 퇴이체상위왈 아등중인 불수징심 용의작게 장정화상
유하소익.
대중이 말씀을 듣고 나와서 수군거리며 말하기를
“우리가 마음을 깨끗한 생각으로 게송을 지어 화상에게 올린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神秀上座 現爲敎授師 必是他得 我輩 曼作偈頌 枉用心力.
餘人 聞語 總皆息心 咸言
신수상좌 현위교수사 필시타득 아배 만작게송 왕용심력.
여인 문어 총개식심 함언
신수 상좌가 현재 교수사니 분명 이분이 그것을 받을 것인데 모두가 부질없이 게송을 짓는 것은 마음고생만 할 뿐이다.” 하므로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모두 다 마음 놓고 말하기를
我等 已後 依止秀師 何煩作偈.
神秀 思惟 諸人 不呈偈者 爲我與他 爲敎授師 我須作偈 將呈和尙.
아등 이후 의지수사 하번작게.
신수 사유 제인 불정게자 위아여타 위교수사 아수작게 장정화상.
“우리는 이후에 신수에게 의지할 것인데 어찌 번거롭게 게송을 지으리오.”
신수가 생각하기를 ‘사람들이 게송을 올리지 않는 것은 내가 저희들의 교수사가 된 때문이니 내가 모름지기 게송을 지어서 스승에게 올려야겠다.
若不呈偈 和尙 如何知我心中 見解深淺.
我呈偈意 求法卽善 覓祖卽堊 却同凡心 奪其聖位 奚別.
약불정게 화상 여하지아심중 견해심천.
아정게의 구법즉선 멱조즉악 각동범심 탈기성위 해별.
만일 게송을 올리지 않으면 스승께서 어찌 내 마음속의 견해가 깊은지 옅은지를 아시겠는가? 내가 게송을 올리려는 뜻은 법을 구하는 것이니 좋은 일이고 조사의 자리를 얻는데 있다면 나쁜 일이며 도리어 범부의 마음과 같아서 그 성인의 지위를 빼앗음과 무엇이 다른가?
若不呈偈 終不得法 大難大難.
약불정게 종불득법 대난대난.
만일 게송을 올리지 않으면 결국은 법을 얻지 못할 것이니 참으로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로구나’ 하였다.
五祖堂前 有步廊三間 擬請供奉盧珍 畵楞伽經變相
及五祖血脈圖 流傳供養.
오조당전 유보랑삼간 의청공봉노진 화릉가경변상
급오조혈맥도 유전공양.
오조의 방 앞에는 복도가 세 칸 있었는데, 공봉인 노진을 청하여 능가경의 변상도와 오조의 혈맥 도를 그려서 후대에 전하여 내려가며 공양하게 하도록 하려는 중이었다.
공봉: 재주와 기예가 있는 사람에게 준 벼슬 이름
神秀 作偈成已 數度欲呈 行至堂前 心中恍惚
遍身汗流 擬呈不得 前後經四日 一十三度 呈偈不得.
신수 작게성이 수도욕정 행지당전 심중황홀
변신한유 의정불득 전후경사일 일십삼도 정게불득.
신수가 게송을 바치려고 여러 번 방 앞에 까지 갔었는데 마음이 황홀하고 온 몸에 땀이 흐르는지라 올리려는 생각을 못 내어 전후 4일 동안 열 세 번이나 게송을 바치지 못하였다.
秀乃思惟 不如向廊下書着 從他和尙 看見 忽若道好
卽出禮拜 云是秀作.
수내사유 불여향랑하서착 종타화상 간견 홀약도호
즉출예배 운시수작.
신수가 이에 생각하기를
‘복도 아래에다 적어두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화상이 다니시다가 보시고, 만일 좋다고 말씀하시면 곧 나아가 예배하며, 이 신수가 지었다고 말씀드려야겠다.
若道不堪 枉向山中 數年 受人禮拜 更須何道
是夜三更 不使人知 自執燈 書偈於南廊壁間 呈心所見.
약도불감 왕향산중 수년 수인예배 갱수하도
시야삼경 불사인지 자집등 서게어남랑벽간 정심소견.
만일 마땅치 못하다고 말씀하시면 헛되이 산중에 들어와서
여러 해 동안 다른 사람들의 예배만 받은 것이니 다시 무슨 도를 닦겠다고 하겠느냐’ 하며 이날 밤 삼경에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직접 등을 잡고 남쪽 복도의 벽 사이에 게송을 써서 마음의 소견을 바쳤다.
偈 曰,
게 왈,
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時時勤拂拭, 勿使惹塵埃.
신시보리수, 심여명경대.
시시근불식, 물사야진애.
게송에 이르기를,
몸이 곧 보리 나무요,
마음은 밝은 거울이니.
언제나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티끌과 먼지가 끼지 않도록 할지어다. 하였다.
秀 書偈了 便却歸房 人總不知, 秀復思惟
수 서게료 편각귀방 인총부지, 수복사유
신수가 게송을 쓰고 바로 방에 돌아왔으니 다른 이는 모두 알지 못하였다, 신수가 다시 생각해 보니
五祖 明日 見偈歡喜 卽我與法有緣 若言不堪 自是我迷 宿業障重 不合得法 聖意難測.
오조 명일 견게환희 즉아여법유연 약언불감 자시아미 숙업장중 불합득법 성의난측.
‘스승이 다음 날 게송을 보고 기뻐하면 법과 내가 인연이 있고
만일 반야에 이르지 못했다 하면 나 자신이 미혹한 것이며 숙세의 업장이 두꺼워 법을 얻지 못하는 것이니 성인의 뜻을 알기가 어렵다.’ 하며
房中思想 坐臥不安 直至五更 祖 已知神秀 入門未得 不見自性.
방중사상 좌와불안 직지오갱 조 이지신수 입문미득 불견자성.
방에서 이런 저런 생각에 앉았다가 누웠다가 불안해하는데 바로 오경이 되었고, 조사께서는 신수가 자성을 알지 못하여 문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걸 이미 아셨다.
天明 祖 喚盧供奉來 向南廊壁間 繪畵圖相 忽見其偈,
報言供奉 却不用畵 勞爾遠來.
천명 조 환노공봉래 향남랑벽간 회화도상 홀견기게,
보언공봉 각불용화 노이원래.
날이 밝자 오조께서 노 공봉을 불러 남쪽 복도 벽에 그림을 그리게 하려다가 문득 그 게송을 보고 공봉에게 말씀하기를,
“이제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될 것이네. 그대가 멀리 오느라 수고하시었네.
經 云 凡所有相 皆是虛妄 但留此偈
與人誦持 依此偈修 免墮堊道 依此偈修 有大利益.
경 운 범소유상 개시허망 단류차게
여인송지 의차게수 면타악도 의차게수 유대이익.
경에 이르기를 ‘무릇 모양 있는 건 모두 다 허망하다.’ 하였으니
이 게송을 사람들에게 외우고 지니게 하겠네.
이 게송을 믿고 닦으면 악도에 떨어짐을 면하고,
이 게송을 믿고 닦으면 큰 이익이 있을 것일세.” 하시고는
令門人 炷香禮敬, 盡誦此偈 卽得見性 門人 誦偈 皆歎善哉.
祖 三更 喚秀入堂 問曰 偈是汝作否.
영문인 주향예경, 진송차게 즉득견성 문인 송게 개탄선재.
조 삼경 환수입당 문왈 게시여작부.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향을 올리게 하고 예경하게 하며,
“이 게송을 잘 외우면 곧 견성하게 되느니라.” 하시니
문인들이 이 게송을 외우며 모두가 훌륭하다고 찬탄하였다.
오조께서 삼경에 신수를 방으로 오라 하여
“게송을 네가 지었느냐?” 라고 물으시니
秀言實是秀作 不敢妄求祖位. 望和尙 慈悲 看.
弟子 有少智慧否, 祖 曰. 汝作此偈 未見本性. 只到門外
수언실시수작 불감망구조위. 망화상 자비 간.
제자 유소지혜부, 조 왈. 여작차게 미견본성. 지도문외
신수가 말하기를 “실로 제가 지었으나 감히 망령스럽게 조사의 지위를 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라옵건대 화상께서는 자비로 살펴주십시오. 제자에게 조그마한 지혜라도 있습니까?” 하니,
오조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지은 이 게송은 본성을 보지 못하고. 다만 문 밖에 이르렀을 뿐
未入門內. 如此見解 覓無上菩提 了不可得.
無上菩提 須得言下 識自本心 見自本性 不生不滅
미입문내. 여차견해 멱무상보리 요불가득.
무상보리 수득언하 식자본심 견자본성 불생불멸
문 안에는 들지 못한 것이니. 이와 같은 견해로는 위없는 보리를 아무리 찾아도 얻을 수 없으니. 위없는 보리는 모름지기 말로서 얻을 수 없고 자기의 본심을 알고 자기의 본성이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것임을 알아서
於一切時中 念念自見萬法無滯 一眞 一切眞 萬境 自如如.
如如之心 卽是眞實 若如是見
어일체시중 염념자견만법무체 일진 일체진 만경 자여여.
여여지심 즉시진실 약여시견
어느 때라도 만법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가 참되면 일체가 참되어 만 가지 경계가 스스로 변함이 없는 것 영원불변 임을 한결 같이
봐야 한다.
변함없는 마음이 곧 진실이니 만일 이와 같이 본다면
卽是無上菩提之自性也. 汝且去 一兩日思惟 更作一偈 將來吾看.
汝偈 若入得門 付汝衣法.
즉시무상보리지자성야. 여차거 일양일사유 갱작일게 장래오간.
여게 약입득문 부여의법.
이것이 바로 위없는 보리의 자성이니라. 너는 가서 하루 이틀 더 생각해 보고 게를 다시 지어 나에게 가져와 보여라.
너의 게가 만일 문에 들어 왔으면 너에게 가사와 법을 맡기겠노라.”
神秀 作禮而出 又經數日 作偈不成 心中 恍惚 神思不安
猶如夢中 幸坐不樂.
신수 작례이출 우경수일 작게불성 심중 황홀 신사불안
유여몽중 행좌불락.
신수가 예를 갖추고 물러나와 며칠을 보내면서 게를 짓지 못해
마음이 혼란하고 정신과 생각이 불안하여 마치 꿈속과 같고 앉거나 움직임이 편치 못하였다.
復兩日 有一童子 於碓坊過 唱誦其偈 能 一聞 便知此偈 未見本性.
雖未蒙敎授 早識大意
부양일 유일동자 어대방과 창송기게 능 일문 변지차게 미견본성.
수미몽교수 조식대의
다시 이틀이 지난 뒤에 동자 하나가 방앗간을 지나면서
그 게송을 소리 내어 외우기에 내가 한번 들어보니
이 게송은 본성을 보지 못한 것이었다.
비록 가르침은 받지 못하였으나 이미 큰 뜻을 알았기에
遂問童子曰誦者, 何偈 童子 言 爾這獦獠 不知.
大師 言 世人 生死事大 欲得傳付衣法 令門人
수문동자왈송자, 하게 동자 언 이저갈료 부지.
대사 언 세인 생사사대 욕득전부의법 영문인
동자에게 묻기를, “외우는 것이 무슨 게송입니까?” 하니
동자가 말하기를 “너 이 오랑캐야 그것도 모르느냐. 대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세상 사람들은 나고 죽는 일이 크니 가사와 법을 부탁하여 전하려 한다.’ 하시며 사람들로 하여금
作偈來看.
若悟大意 卽付衣法 爲第六祖.
神秀上座 於南廊壁上 書無相偈 大師 令人, 皆誦此偈.
작게래간. 약오대의 즉부의법 위제육조.
신수상좌 어남랑벽상 서무상게 대사 영인 개송차게.
‘게송을 지어 와서 보여라.
만약 큰 뜻을 깨달았으면 바로 가사와 법을 부탁하고 제 육조를 삼으리라.’ 하셨기에 신수상좌가 남쪽 복도의 벽 위에 무상 게를 쓰셨는데 대사가 사람들에게 ‘모두 이 게송을 외워라.
依此偈修 免墮堊道 依此偈修有大利益,
惠能曰 上人 我此踏碓 八箇餘月 未曾行到堂前 望上人
의차게수 면타악도 의차게수유대이익,
혜능왈 상인 아차답대 팔개여월 미증행도당전 망상인
이 게송을 의지하여 닦으면 악도에 떨어지는 것을 면하고 큰 이익이 있으리라’ 라고 말씀하셨다.” 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스님, 내가 이 방아를 밟은 지가 8개월이 되었지만 아직도 방 앞에 가 보지 못하였으니 스님께서
引至偈前 禮拜. 童子 引至偈前 作禮,
能 曰能 不識字 請上人 爲讀.
時 有江州別駕 姓 張 名 一用
인지게전 예배. 동자 인지게전 작례,
능 왈능 불식자 청상인 위독.
시 유강주별가 성 장 명 일용
게송 앞으로 인도해서 예배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였더니 동자가 게송 앞에 이르러서 예배하게 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능은 문자를 알지 못하니 청컨대 어른께서 읽어주십시오.” 하였다. 그때에 강주의 별가(자사의 다음벼슬) 성은 장이요, 이름은 일용인데
便高聲讀 惠能 聞已 遂言,
亦有一偈 望別駕 爲書. 別駕 言 獦獠汝亦作偈 其事 希有.
能 啓別駕言
편고성독 혜능 문이 수언,
역유일게 망별가 위서. 별가 언 갈료여역작게 기사 희유.
능 계별가언
문득 크게 읽기에 내가 듣고서 말하기를,
“내게도 게偈가 하나 있으니 별가께서 써 주시기 바랍니다.”
하였더니 별가가 말하기를 “오랑캐야, 너도 게송을 짓겠다하니 그 일이 희유하구나.”
하므로, 내가 별가에게 말하기를
欲學無上菩提 不得輕於初學
下下人 有上上智 上上人 有沒意智 若輕人 卽有無量無邊罪.
욕학무상보리 부득경어초학
하하인 유상상지 상상인 유몰의지 약경인 즉유무량무변죄.
“위없는 보리를 배우고자 하는데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고 가볍게 여기지 마십시오.
낮고 낮은 사람이라도 높고 높은 지혜가 있을 수 있고
높고 높은 사람이라도 생각과 지혜가 없을 수 있습니다.
만일 사람을 가볍게 여기면 곧 한량없고 가없는 죄가 될 것입니다.”
別駕 言 汝但誦偈 吾爲汝書 汝若得法 先須度吾 勿忘此言. 能 偈曰
별가 언 여단송게 오위여서 여약득법 선수도오 물망차언. 능 게왈
별가가 말하기를
“너는 다만 게송을 외워라 내가 너를 위하여 써 주리라. 네가 만약 법을 얻으면 나부터 꼭 제도하여 주게. 이 말을 잊지 말아라.” 하므로 게송을 말하였다.
菩提 本無樹, 明鏡 亦非臺.
本來 無一物, 何處 惹塵埃!
보리 본무수, 명경 역비대.
본래 무일물, 하처 야진애!
보리수는 본래 없고
거울도 받침대 도 아님이라.
본래 한 물건도 없으니
어디에 먼지 앉고 때가 끼겠는가!
書此偈已 徒衆 總驚 無不嗟訝 各相謂言,
奇哉 不得以貌 取人 何得多時 使他肉身菩薩
서차게이 도중 총가 무불차아 각상위언,
기재 부득이모 취인 하득다시 사타육신보살
이 게송을 써 놓으니
대중이 모두 놀라 감탄하고 의심하지 않음이 없었고
서로가 말하기를, “기특하다. 사람은 외모만으로는 알 수가 없구나. 어째서 오랫동안 저 육신보살을 부렸던가.”
祖 見衆人 驚怪 恐人損害 遂將鞋 擦了偈云 亦未見性 衆人疑息.
조 견중인 가괴 공인손해 수장혜 찰요게운 역미견성 중인의식.
대사께서 대중들이 놀라고 이상하게 여기는 걸 보고
사람들이 해칠까 염려되어 마침내 신발로 게를 문질러버리며
말씀하기를 “역시 성품을 보지 못하였다.” 하시니
대중들은 그런 줄 알았다.
次日 祖 潛至碓坊 見能 腰石舂米,
語曰求道之人 爲法忘軀 當如是乎 卽問曰米熟也未
차일 조 잠지대방 견능 요석용미,
어왈구도지인 위법망구 당여시호 즉문왈미숙야미
다음 날 대사께서 가만히 방앗간에 오시여
내가 돌을 허리에 달고 쌀 찧는 것을 보고, 말씀하시기를
“도를 구하는 사람은 법을 위하여 몸을 잊어야 하는 것이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느니라.” 하시며
“쌀을 얼마나 찧었느냐?”하시기에
能 曰未熟 久矣 猶欠篩在, 祖 以杖 擊碓三下而去
能 卽會祖意 三鼓 入室 祖以袈裟 遮圍
능 왈미숙 구의 유흠사재, 조 이장 격대삼하이거
능 즉회조의 삼고 입실 조이가사 차위
“쌀을 찧은 지는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체로 치지를 못 했습니다.”하였더니,
조사가 지팡이로 방아를 세 번 치시고 나가시므로
곧 조사의 뜻을 알아 차리고
삼경에 방으로 들어가 뵈오니 조사께서 가사로 주위를 막아
不令人見 爲說金剛經 至應無所住而生其心
能 言下 大悟一切萬法 不離自性 遂啓祖言.
불령인견 위설금강경 지응무소주이생기심
능 언하 대오일체만법 불리자성 수계조언.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하시고 금강경을 설하여 주셨는데
“언제나 얽매이지 않는 그 마음이라야” 하는 구절에 이르러
그 말씀을 듣고 일체 만법이 자기의 성품을 떠나지 않음을 크게
깨닫고서 조사께 말씀드렸다.
何期自性 本自淸淨 何期自性 本不生滅
何期自性 本自具足 何期自性 本無動搖
何期自性 能生萬法
하기자성 본자청정 하기자성 본불생멸
하기자성 본자구족 하기자성 본무동요
하기자성 능생만법
“언제나 자성이 본래 스스로 청정하고
언제나 자성이 본래 나고 멸하지 않으며
언제나 자성이 본래 스스로 구족하며
언제나 자성이 본래 흔들림이 없고
언제나 자성이 능히 만법을 기른다.”
祖 知悟本性謂惠能曰, 不識本心 學法無益.
若識自本心 見自本性 卽名丈夫天人師佛. 三更 受法
조 지오본성위혜능왈, 불식본심 학법무익.
약식자본심 견자본성 즉명장부천인사불. 삼경 수법
조사께서 내가 본성을 깨달은 것을 알고 이르기를,
“본심을 모르면 법을 배워 무슨 이익이 있으랴. 스스로 본심을 알고 본성을 보면 바로 장부요, 인천의 스승天人師인 불이라”
하셨다. 삼경에 법을 받았으므로
人盡不知. 便傳頓敎 及衣鉢云,
汝爲第六代祖 善自護念 廣度有情 流布將來 無令斷絶. 聽吾偈 曰
인진부지. 변전돈교 급의발운,
여위제육대조 선자호념 광도유정 유포장래 무령단절. 청오게 왈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돈교一句下와 가사와 발우를 전하시며,
“네가 이제 제 육대조가 되었으니
스스로 잘 보호하고 지켜서 널리 유정有情을 제도하고
장래에 유포하여 단절되지 않게끔 하여라.“
하시며 게송을 하셨다.
有情 : 마음을 가진 중생
有情 來下種, 因地 果還生. 無情 旣無種, 無性亦無生.
유정 래하종, 인지 과환생. 무정 기무종, 무성역무생
유정이 와서 종자를 뿌리니, 보살이 환생하여 다시 오도다.
무정은 본래 종자가 없고. 성품도 없고 태어남도 없도다.
祖 復曰昔 達摩大師 初來此土 人未之信 故傳此衣 以爲信體
代代相承 法卽以心傳心 皆令自悟自解.
조 부왈석 달마대사 초래차토 인미지신 고전차의 이위신체
대대상승 법즉이심전심 개령자오자해.
대사가 다시 말씀하시기를
“달마대사가 처음 이 땅에 오시니
사람들이 믿지 아니하니 이 가사를 전하며 믿음의 바탕으로 삼아
대대로 이어져 온 것인데 법은 바로 마음으로 마음을 전해서
누구나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알게 하는 것이다.
自故 佛佛 惟傳本體 師師 密付本心.
衣爲爭端 止汝勿傳. 若傳此衣 命如懸絲.
汝須速去 恐人害汝.
자고 불불 유전본체 사사 밀부본심.
의위쟁단 지여물전. 약전차의 명여현사.
여수속거 공인해여.
전하는 관습이 부처와 부처는 오직 본체를 전하고
조사와 조사가 은밀히 본심을 부촉하는 것이고.
가사는 다투는 실마리가 되는 것이니 너에게서 그치고 전하지 말라. 만일 이 가사를 전하면 목숨이 실에 달린 것과 같으니라.
너는 속히 떠나거라. 사람들이 너를 해칠까 염려된다.” 하시므로,
能 曰 向甚處去 祖 云逢懷卽止 遇會卽獎.
惠能 三更 領得衣鉢云 能 本是南中人 久不知此山路.
능 왈향심처거 조 운봉회즉지 우회즉장.
혜능 삼경 영득의발운 능 본시남중인 구불지차산로.
내가 “어느 곳으로 가면 좋겠습니까?” 하였더니
“가다가 회懷를 만나면 머물고 우연히 회會를 만나면 숨어라.”
하셨다. 내가 삼경에 의발을 받고
“저는 본래 남쪽 사람이라 이 산길을 잘 모릅니다.
如何出得江口. 五祖 言 汝不須憂 吾自送汝.
祖 相送 直至九江驛邊 有一隻船子 祖令惠能 上船
여하출득강구. 오조 언 여불수우 오자송여.
조 상송 직지구강역변 유일척선자 조령혜능 상선
어떻게 해서 강가에 갈 수 있습니까?”하였더니,
오조께서 “걱정하지마라. 내가 직접 보내 주겠노라.” 하셨다.
대사가 보내기 위해 구강나루에 이르시니, 배가 한 척 있으므로
대사께서 저 보고 배에 타라 하시고
五祖 把艣自搖
惠能 言 請和尙 坐 弟子 合搖艣. 五祖 云 合是吾渡汝
오조 파로자요
혜능 언 청화상 좌 제자 합요로. 오조 운 합시오도여
직접 노를 잡고 저으시기에
내가 “청컨대 화상께서는 앉으십시오. 제자가 노를 젓겠습니다.” 하였더니
“내가 너를 건너 주겠노라.”하시므로
能 云 迷時 師度, 悟了 自度. 度名 雖一 用處 不同.
惠能 生在邊方 語音 不正 蒙師傳法 今已得悟
능 운 미시 사도, 오료 자도. 도명 수일 용처 부동.
혜능 생재변방 어음 부정 몽사전법 금이득오
“제가 미혹 했을 때에는 스님께서 건너 주셨지만,
깨닫고 나서는 스스로 건너는 것이니.
건넌다는 이름은 비록 하나이나 쓰는 곳은 같지 않습니다.
혜능이 변방에서 태어나 말조차 제대로 못하였는데
스승의 법을 받아 이제 깨달음을 얻었사옵니다.
只合自性自度. 祖 云如是如是. 以後 佛法 由汝大行.
汝去三年 吾方逝世 汝今好去.
지합자성자도. 조 운여시여시. 이후 불법 유여대행.
여거삼년 오방서세 여금호거.
그러하오니 자성으로 스스로 건너는 것이 합당한 것으로 압니다.” 하였더니
대사가 “좋다 좋아. 이후에 불법이 너로 인해 크게 펼쳐지겠구나.
너는 가고 삼년 후에 내가 세상을 떠나니 이제 잘 가거라.
努力向南 不宜俗說 佛法難起.
能 辭違祖己 發足南行 兩月中間 至大庾嶺, 逐後數百人
來 欲奪衣鉢.
노력향남 불의속설 불법난기.
능 사위조기 발족남행 양월중간 지대유령, 축후수백인
래 욕탈의발.
남으로 향하여 가되 마땅치 않으면 설하려 애쓰지 말라.
불법의 난이 일어나느니라.” 하셨다.
내가 조사와 하직하고
걸어서 남쪽으로 두 달 반쯤이 지나 대유 령에 이르렀을 때,
뒤에서 수백 명이 의발을 뺏으려 쫓아왔다.
一僧 俗姓 陳 名 惠明 先是四品將軍 性行 麤慥 極意參尋 爲衆人先 趁及於能惠能
일승 속성 진 명 혜명 선시사품장군 성행 추조 극의참심 위중인선 진급어능혜능
그 중에 혜명이라는 스님의 속성이 진 씨인데 본래는 장군이라 성질과 행동이 거칠고 사나웠다. 온갖 힘을 다해 찾으려 대중들 맨 앞에서 나를 쫓아 왔으므로
能 擲下衣鉢於石上云 此衣 表信 可力爭耶 能 隱草莽中.
惠明 至 提惙不動 乃喚云行者行者 我爲法來
능 척하의발어석상운 차의 표신 가력쟁야 능 은초망중.
혜명 지 제철부동 내환운행자행자 아위법래
나는 바위 위에 가사를 올려놓고
“이 가사는 믿음의 표시인데 힘으로 다툴 수 있겠느냐?” 하고는
풀 속에 숨어 있었다.
혜명이 와서 잡아 당겼으나 움직이지 않자
큰 소리로 “행자여, 행자여, 나는 법을 위하여 온 것이지
不爲衣來. 能 遂出 坐盤石上, 惠明 作禮云 望行者 爲我說法.
能 云 汝旣爲法而來 可屛息諸緣
불위의래. 능 수출 좌반석상, 혜명 작례운 망행자 위아설법.
능 운 여기위법이래 가병식제연
가사 때문에 온 것이 아닙니다.” 하므로 내가 나와서 반석 위에 앉으니, 혜명이 절을 하고 “바라옵건대 행자는 저를 위하여 법을 설하여 주십시오.”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그대는 이미 법을 위해 왔으므로 잘 듣고 모든 인연을 버리고 쉬어서
勿生一念 吾爲汝說. 良久 謂明曰 不思善 不思惡.
正與麽時 那箇 是明上座 本來面目, 惠明 言下 大悟
물생일념 오위여설. 양구 위명왈 불사선 불사악.
정여마시 나개 시명상좌 본래면목, 혜명 언하 대오
한 생각도 내지 마십시오. 내가 그대를 위하여 설하겠습니다.” 하고는 조금 있다가 혜명에게 “선도 생각지 말고 악도 생각지 마십시오.
바로 이러할 때에 어떤 것이 명 상좌의 본래 면목입니까?“
하였더니, 혜명이 그 말끝에 크게 깨닫고
復問云 上來密圄密意外 還更有密意否,
能 云與汝說者 卽非密也 汝若返照 密在汝邊. 明 曰
부문운 상래밀어밀의외 환갱유밀의부,
능 운여여설자 즉비밀야 여약반조 밀재여변. 명 왈
다시 묻기를 “조사 이래로 내려오는 비밀한 말씀과 비밀한 뜻이
이 외에 또다시 비밀한 뜻이 있습니까?” 하므로,
내가 “그대에게 설한 것은 비밀이 아닙니다. 그대가 만일 돌이켜 비추면 비밀이 그대의 곁에 있을 것입니다.” 하였더니 혜명이 말하기를
惠明 雖在黃梅 實未省自己面目 今蒙指示 如人 飮水 冷暖 自知.
今行者 卽惠明 師也. 能 曰汝若如是 吾與汝 同師黃梅 善自護持. 明 又問 惠明 今後 向甚處去, 能 曰逢袁卽止 遇蒙卽居. 明 禮辭.
혜명 수재황매 실미성자기면목 금몽지시 여인 음수 냉난 자지.
금행자 즉혜명 사야. 능 왈여약여시 오여여 동사황매 선자호지. 명 우문 혜명 금후 향심처거, 능 왈봉원즉지 우몽즉거. 명 예사.
“혜명이 비록 황매에 있었으나 실로 자기의 면목을 살피지 못 하였는데 이제 가르침을 받았으니 마치 사람이 물을 마셔 봐야 찬지 따뜻한지를 스스로 아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부터 행자께서는 혜명의 스승이십니다.”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그대가 만일 이와 같다면 나와 그대는 함께 황매를 스승으로 삼은 바이니 깨달은 그 마음을 놓치지 말고 보호하여 지녀야 하느니라.” 하였다.
혜명이 또 묻기를 “혜명은 이제 어느 곳으로 가야 되겠습니까?”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귀족들을 만나면 원袁에 머무르고 사리에 어두우면 몽蒙 그 곳에서 살아라.”
하였더니 혜명이 절하고 하직하였느니라.
能 後至曹溪 又被惡人 尋逐 乃於四會縣 避難 獵人隊中
凡經一十五載. 時與獵人 隨宜說法 獵人
능 후지조계 우피악인 심축 내어사회현 피난 엽인대중
범경일십오재. 시여엽인 수의설법 엽인
내가 뒤에 조계에 이르렀으나
또 나쁜 사람들에게 쫓기는 바가 되어서 사회 현으로 피난하여
사냥을 하는 사람들 틈에 무릇 15년을 지냈다.
때로는 사냥하는 사람들에게 마땅함을 따라 법을 설하였는데 사냥하는 사람들은
常令守網 每見生命 盡妨之 每至飯時 以菜 寄煮肉鍋
或 問卽代曰但契肉邊菜. 一日 思惟 時當弘法
상령수망 매견생명 진방지 매지반시 이채 기자육과
혹 문즉대왈단계육변채. 일일 사유 시당홍법
항상 그물을 지키게 하였으므로
살아 있는 놈을 보면 다 놓아 주었고
언제나 밥을 먹을 때가 되면 채소를 고기 삶는 냄비 위에 얹어서
익혀먹었는데 혹 누가 물으면 “고기 곁의 채소만 먹는다.”
고 대답하였다.
하루는 생각하기를 마땅히 법을 펼 때가 되었으니
不可終遯 遂出至廣州法性寺 値印宗法師 講涅槃經.
時 有風吹幡動 一僧 云風動 一僧 云幡動 議論不己
불가종둔 수출지광주법성사 치인종법사 강열반경.
시 유풍취번동 일승 운풍동 일승 운번동 의논불기
더 이상 숨어 있는 것은 옳지가 않겠다 싶어 산에서 나와
광주의 법성사에 이르렀는데 인종법사가 열반경을 강의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바람이 불어 깃발이 펄럭이니 한 스님이 말하기를
‘바람이 움직인다.’ 하시고
다른 스님은 ‘깃발이 움직인다.’ 하시며 의논을 그치지 않으므로
能 進曰 不是風動 不是幡動 仁者 心動.
一衆 駭然 印宗 延至上席 微詰奧義 見能 言簡理當 不由文字
능 진왈불시풍동 불시번동 인자 심동.
일중 해연 인종 연지상석 미힐오의 견능 언간이당 불유문자
내가 가서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며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하였더니 모여 있던 대중들이 놀랐으며 인종이 상석으로 맞아 들여 깊은 뜻을 질문하여 물었는데 나의 말이 간략하고 이치가 합당하며 책에 쓰인 문자가 아님을 보고
宗 云行者 定非常人 久聞黃梅衣法 南來 莫是行者否.
能 曰不敢. 宗 於是 執弟子禮 告請傳來衣鉢
종 운행자 정비상인 구문황매의법 남래 막시행자부.
능 왈불감. 종 어시 집제자례 고청전래의발
인종이 말하기를
“행자는 보통사람이 아님이 틀림없습니다. 오래전에 듣기를 황매의 가사와 법이 남쪽으로 왔다 하던데 행자님이 아니십니까?”
하기에 내가 “부끄럽습니다.” 하였더니 인종이 제자의 예를 갖추며 전해져 내려오는 의발을
出示大衆 宗 復問曰黃梅付囑 如何指授. 能 曰指授卽無.
唯論見性 不論禪定解脫.
출시대중 종 부문왈황매부촉 여하지수. 능 왈지수즉무.
유론견성 불론선정해탈.
대중에게 내어 보이기를 청하고는 다시 묻기를
“황매께서 부촉하시면서 어떻게 가르쳐 주셨습니까?”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가르쳐 주신 것은 없습니다.
오직 견성만을 의논하였을 뿐 선정과 해탈은 의논하지 않았습니다.” 하였더니
宗 曰何不論禪定解脫, 謂曰爲是二法 不是佛法,
佛法 是不二之法, 宗 又問如何是佛法不二之法,
종 왈하불론선정해탈, 위왈위시이법 불시불법,
불법 시불이지법, 종 우문여하시불법불이지법,
인종이 “어찌하여 선정과 해탈을 의논하시지 않았습니까?”
하므로, “그렇게 되면 두 가지 법이 되어 불법이 아닙니다. 불법은 두 가지 법이 아닙니다.” 하였다.
인종이 다시 묻기를
“어떤 것이 불법의 둘이 아닌 도리입니까?” 하므로,
能 曰法師 講涅槃經 明見佛性 是佛法不二之法.
如涅槃經 高貴德王菩薩 白佛言 ‘犯四重禁 作五逆罪
능 왈법사 강열반경 명견불성 시불법불이지법.
여열반경 고귀덕왕보살 백불언 ‘범사중금 작오역죄
내가 말하기를 “법사께서 열반경을 강의하시여 밝게 불성을 보는 것이 불법의 둘 아닌 도리입니다.
열반경에서 고귀덕왕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사중금계를 범한 자와 오역죄를 지은 자와
사중금계 : 살생, 투도, 사음, 망어
及一闡提等 當斷善根佛性否’
佛言 ‘善根 有二 一者 常 二者 無常 佛性 非常非無常 是故 不斷
급일천제등 당단선근불성부’
불언 ‘선근 유이 일자 상 이자 무상 불성 비상비무상 시고 부단
일천제(선근이 아주 끊어진 자)들은
마땅히 선근과 불성을 끊은 것이 옵니까?’ 하였더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선근에는 둘이 있는데 하나는 상常이요,
둘은 무상無常인데 불성은 상도 아니고 무상도 아니다.
그러므로 끊어지지 않는 것을
名爲不二 一者 善 二者 不善 佛性 非善非不善 是名不二’
蘊之與界 凡夫 見二 智者 了達其性 無二
명위불이 일자 선 이자 불선 불성 비선비불선 시명불이’
온지여계 범부 견이 지자 요달기성 무이
이름 하여 둘이 아니다 하시며
하나는 선한 것이고 둘은 선하지 않는 것인데
불성은 선한 것도 아니고 선하지 않는 것도 아니므로
이름 하여 둘이 아니니라.’ 하셨습니다.
오온과 십팔계(육근, 육경, 육식)를 범부는 둘로 보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그 성품이 둘이 아닌 줄을 꿰뚫어 아나니
無二之性 卽是佛性. 印宗 聞說 歡喜合掌言
某甲 講經 猶如瓦礫 仁者 論義 猶如眞金.
무이지성 즉시불성. 인종 문설 환희합장언
모갑 강경 유여와력 인자 논의 유여진금.
둘 없는 성품이 곧 불성입니다.” 라고 하였다.
인종이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서 합장하며 말하기를
“제가 경을 강의 하는 것은 오히려 깨진 기와조각과 같은데
인자께서 논의 하시는 것은 마치 순금과 같습니다.“ 하였느니라.
於是 爲能雉髮 願事爲師 能 遂於菩提樹下 開東山法門.
어시 위능치발 원사위사 능 수어보리수하 개동산법문.
이에 나의 머리를 깎아 주고 스승으로 섬기기를 원하였으므로
내가 마침내 보리수 아래에서 동산법문을 열게 된 것이니라.
能 於東山 得法 辛苦受盡 命似懸絲
今日 得與使君官僚 僧尼道俗 同此一會 莫非累劫之緣.
능 어동산 득법 신고수진 명이현사
금일 득여사군관료 승니도속 동차일회 막비루겁지연.
내가 동산에서 법을 얻고 나서 갖은 고생을 다하고
목숨이 마치 실낱과 같았는데 오늘날 위사군과 관료들과
비구와 비구니와 도를 닦는 사람과 세속의 사람들과 더불어
이와 같은 모임을 함께 하게 되었으니 누 겁의 인연이 아닐 수 없구나.
亦是過去生中 供養諸佛 同種善根 方始得聞如上頓敎得法之因.
敎是先聖 所傳 不是惠能自智.
역시과거생중 공양제불 동종선근 방시득문여상돈교득법지인.
교시선성 소전 부시혜능자지.
또한 과거 생 가운데에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여 같은 선근을 심었기 때문에 비로소 이와 같은 돈교一句下법을 얻은 인연을 듣게 된 것이며.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지 나의 지혜가 아니다.
願聞先聖敎者 各令淨心 聞了 各自除疑 如先代聖人無別.
一衆 聞法 歡喜作禮而退.
원문선성교자 각령정심 문료 각자제의 여선대성인무별.
일중 문법 환희작례이퇴.
옛 성현의 가르침을 듣고 싶은 사람은 각자 마음을 깨끗이 하고
듣고 나서는 각자가 궁금함을 없애 옛 성인과 다름이 없게 하여야 하느니라.”
대중이 법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절하고 물러갔다.
[출처] 육조단경 제일 행유품 마음수행원 구민 강론|작성자 missh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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