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섬 제주도에서 100년전 잠녀들이 뱃길을 터 놨다던 소안도를 찾아 건너 온지가 3년 됐어요.
가고 싶은 섬이라고 외지인이 오면 노오랗게 익은 나를 뵈줄려고 주인이 길 옆에 심어서 삼형제가 오손도손 꽃봉우리 맺으며 젖몽알 커나듯 푸른 청년 맞아 한여름 뙤약볕에 그을리며 목이 타들어 가면 잎이 오그라 들었다 먹구름에 세찬바람 겸한 빗님이 쏟아지면 헤벌레 좋다며 푸른잎 너풀거렸죠 ...
소안항이 훤히 보이고 물건너 보길도 적자봉이 벌겋게 붉어진 얼굴이 보일 때면 장년들의 배모양 불룩불룩 몸에 살이 올라 통통하게 볼에 살이 노오랗게 변하면서 모진 한풍 다 견디면서도 파란 잎 속에 이렇게 커서 3형제 남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