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반야바라밀경론 하권
33. 여래는 오는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다
【經】
“수보리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여래가 온다, 간다, 머문다, 앉는다, 눕는다’라고 한다면,
이 사람은 내가 말하는 진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여래란 가서 이를 곳도 없고 어디로부터 온 곳도 없는 까닭에 여래(如來)라고 부르기 때문이니라.”
【論】
만약 모든 보살들이 그 과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찌하여 모든 보살들의 복덕을 중생들은 수용(受用)하는가?
게송으로 말하리라.
이 복덕의 보응(報應)은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자연히 이와 같은 업(業)으로써
모든 부처님으로 화현하여 시방에 나타난다.
이 게송의 뜻은 무엇인가?
이것은 모든 부처님의 화신(化身)의 작용을 밝힌 것이요
법신(法身)의 모든 부처님은 가고 옴이 없기 때문에
게송에 이르기를
‘자연히 이와 같은 업으로 모든 부처님께서 시방에 나타나신다’라고 한 것이 그 이유이다.
여기엔 또 무슨 뜻이 담겨 있는가?
게송으로 말하리라.
화신불은 오고 가지만
여래는 언제나 움직이지 않는다.
이 법계의 처소에서
하나도 아니지만 또한 다른 것도 아니다.
이것은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이니,
그러므로 경에서
“왜냐하면 여래란 가서 이를 곳도 없고 어디로부터 온 곳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이 뜻은 무엇인가?
만약 여래가 가고 오는 차별이 있다면, 곧 항상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항상 머무는 것이니,
‘이와 같이 머문다’는 것은 변하지도 않고 달라지지도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