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화수경 제7권
26. 훼괴품[2]
[다른 사람을 가볍게 다루는 것]
그때에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시나이다. 부처님이시여, 찬택 거지는 이와 같이 하천하지만, 마음은 벌써 훌륭하고 묘하고 귀한 법을 이루었사온데 어찌 지혜 있는 이가 가볍고 천하게 여기오리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러하니라. 너의 말대로 어찌 지혜 있는 사람이 이 사람을 가볍고 천하게 여기겠느냐? 범부로서 들은 것 없는 지혜 없는 이는 제외한다.
사리불아, 이러한 뜻으로 나는 경 가운데서 말하였느니라.
‘지혜 있는 이가 다른 사람을 마땅히 가볍게 다루는 것은 곧 자기를 상하는 것이 된다.’
사리불아, 네 뜻에 이 찬택 걸인이 본래부터 으레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마후라가ㆍ사람인 듯 아닌 듯한 무리들에게 공경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아닙니다. 부처님이시여, 왜냐하면 이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 부처님에게서 수기를 받지 못하였을 적에는 예경하는 사람이 없었나이다.
이제 부처님께서 수기 주시고 나서 온갖 천ㆍ인ㆍ아수라의 무리가 모두 다 예경하나이다.”
[어려운 것]
“사리불아, 이것이 여러 부처님께서 장차 오는 세상 가운데 걸림 없는 지견(知見)이 되나니, 성문이나 벽지불과는 같지 않느니라.
이런 까닭에 사리불아, 나의 여러 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믿어 받아서, 많은 중생을 위하여 법을 설할 때에는 마땅히 먼저 부처님의 신성한 덕을 칭양하여야 한다.
중생이 듣고 나서 혹 마음을 능히 발하여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리니, 마음을 발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느니라.
사리불아, 온갖 세계에는 중생이 남을 위하여 이로움을 구하거나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는 이가 적나니, 이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니라.
사리불아, 남을 위하여 이로움을 구하는 것은 그만두고,
중생 가운데는 능히 스스로 자기를 이롭게 하는 이 사람이 오히려 어렵느니라.
왜냐하면 지금 범부들은 자기 이로움을 구하고자 하다가 이에 스스로 상하나니,
왜냐하면 나는 사람이 남을 침해하려다가 자기가 쇠하고 괴로워하지 않는 이를 보지 못하였다.
이런 까닭에 꼭 알아 두어라.
자기의 이익의 인(因)에 머문다는 것, 이것은 곧 어려운 것이 되느니라.
또한 이 가운데서도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함은 가장 어려움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사리불아, 대승의 마음을 발하는 이를 헐뜯는 것은, 이 사람은 능히 자기도 이롭게 못하고 남도 이롭게 하지 못하나니,
이것은 곧 도를 닦아 행하는 이라고 이름할 수 없느니라.
[여덟 가지 쇠뇌(衰惱)하는 법]
사리불아, 이 어리석은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함이니, 자기의 이익도 잃고 또한 남의 이익도 잃게 함이니라.
이 인연으로써 이 사람은 반드시 여덟 가지 쇠뇌(衰惱)하는 법을 얻으리니,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잃어버리고,
친한 친구와 집안 권속과 나라의 경계가 쇠하여져 어지러우며,
재산이 날마다 소모되고,
재앙의 불이 일어나 타며,
현관(縣官)이 침노하고,
여러 감각기관이 헐어지며,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 옥졸(獄卒)들에게 고문과 약탈을 당할 것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여덟 가지라 하느니라.
[失所愛重親友家屬, 國界衰亂, 財產日耗, 災火焚燒, 縣官所侵, 諸根毀壞, 死入地獄, 獄卒考掠, 是名爲八.]
[여덟 가지 큰 불안한 법]
다시 여덟 가지 큰 불안(不安)한 법이 있으니,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말하자면 지옥이나 아귀(餓鬼)나 축생(畜生)에 태어나는 것 이것이 큰 불안이요,
만일 사람의 몸을 얻더라도 변두리 땅에 태어나 선하고 악한 것도 모르고, 부처님도 없고 법도 없고, 성현의 대중이 없는 곳에 태어나는 것, 이것이 큰 불안한 법이요,
설사 사람의 몸을 얻어 복판에 있는 나라에 태어나더라도 귀먹고 눈멀고 벙어리 백 가지 병신, 이것이 큰 불안한 법이다.
비록 복판에 있는 나라에 태어나 사람의 몸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늘 쇠잔하고 피폐[衰弊]하여 속에 아첨하고 굽은 마음을 품고 거짓과 간사한 짓 이것이 또한 이름이 큰 불안한 법이 되며,
외도(外道)의 가르침을 받아서 삿된 논과 삿된 소견과 악한 행을 좋아하며, 또한 몸ㆍ입ㆍ뜻의 업을 깨끗하게 못하여서 여러 부처님과 성현들이 능히 구원할 수 없게 된 것, 이것이 또한 큰 불안한 법이며,
만일 복판에 있는 나라에 태어나 사람의 몸을 갖추었더라도 부처님께서 도를 얻은 밤에 즉시 문득 목숨을 마치어 불법을 만나지 못하는 것, 이것이 또한 이름이 큰 불안한 법이니,
이와 같은 일들이 부처님의 도를 구하는 이를 가볍게 여기고 허는 이의 여덟 가지 불안한 법이니라.
사리불아, 꼭 알아 두어라.
이 사람은 만일 지옥에 태어나더라도 반드시 큰 아비지옥 가운데에 떨어져서 큰 몸의 형상을 얻어서 뭇 고통을 많이 받아 묵은 죄를 계속하여 짓느니라.
만일 축생에 떨어지더라도 악한 벌레나 짐승이 되어 주리고 목마름에 늘 고통을 받아 남의 목숨을 침노해 빼앗아서 그 살을 잔인하게 먹어 스스로 목숨을 살리고, 태어나는 곳을 따라 죄업을 계속하여 더하느니라.
만일 물고기가 되면 마가어(摩伽魚)가 되어 어부가 가라실수마라(伽羅失收摩羅)와 울타라(蔚陀羅) 등으로써 사람을 시켜 그물이나 갈쿠리질을 하게 되나니, 산 채로 끊고 베임을 당하여 뭇 고통을 갖추 받으리니 죽으려 해도 죽지 못하느니라.
만일 다시 육지에 태어나더라도 혹은 낙타, 당나귀, 소, 양, 돼지, 개가 되며, 만일 낙타나 소가 되면 사람에게서 코를 꿰고 몸에는 언제나 무거운 짐을 지고 여러 가지 매맞는 고통을 더하여 앓는 소리를 치고 크게 소리 내 울지만 구원해 주는 이는 없으며,
중도에 지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목숨이 채 끊어지지 않을 동안에 산 채로 살을 베고 가죽을 벗겨 그 고기를 잔인하게 먹으면서도 오히려 먹기만 하고 눕기만 좋아해서 나를 크게 손해시켰다고 꾸짖느니라.
사리불아, 그대는 또한 이 죄업의 인연을 관하여라. 내가 아는 것을 만일 널리 말하자면 겁에서 겁에 이르더라도 오히려 능히 다할 수 없느니라.
사리불아, 요점만 들어 말하자면, 만일 어떤 사람이 보살의 마음을 헐뜯어 부수면 이는 여덟 가지 난(難)을 여의지 못하느니라. 왜냐하면 이 사람은 뭇 죄업을 계속해서 일으키기 때문이니라.
꼭 알아 두어라. 너희들은 이 어려운 것을 벗어나서 너희 자신을 몸소 구제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