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섭산
어딘가 닿으려면
비상하는데 있겠다
미륵을 꿈꾸는 절 한 채
가슴에 품고
구름속에 오랫동안
가부좌를 틀었으니
산이 먼저 성불했는지
말갛게 개인 하늘속으로
봄날
아지랑이 연을 타고
둥둥 떠오르는
거대한 가섭산
기미
입춘이 다가오자
철쭉나무 여린 가지에서 작고
푸른 혀들이 기어나와
봄을 맛보고 있다
아직은 차가운 차가운 바람의 맛을 보고
온기가 미미한 햇빛의 농도를 맛본다
지난 겨울
몸속으로 깊이 밀어넣었던 혀를
조심조심 꺼내어 아주 조금씩
조금씩 맛을 보다 어떤 혀는
늦서리가 묻어있는 공기에
깜짝 놀라 사색이 되고
어떤 혀는 끝만 살짝 내밀고
두리번거린다
과연 봄이 오긴 오는거야?
초겨울을 봄인 줄 착각하고
지난해, 생뚱맞게 꽃을 피웠다가
한차례 된서리 독배를 마신 적 있는
겨우 살아난 철쭉이 혀만
살짝 내밀고 이른 봄을
조심조심 맛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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