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애로우신 성모 마리아님께
정원에 곱게 핀 연분홍 장미와 흑장미를 성모 마리아님께 올립니다. 계절의 여왕이요 가정의 달이며 성모 성월인 5월입니다. 항상 숲속에서 자애로우신 눈길로 저희들을 보살펴 주시는 성모님 우리는 오늘 성모님의 무한한 사랑을 그리워하며 감사 인사를 드리려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어찌하여 이 아름다운 계절에 이처럼 슬픈 사연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세상은 온통 회색빛입니다. 자녀들을 잃고 울부짖는 통곡소리가 온 세상에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고 골목골목 길에 빨갛게 피어나는 넝쿨장미는 마치 어린 영혼들이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듯 피어나고 있습니다.
자애로우신 성모 마리아님 !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미천한 우리가 천방지축 황금에 눈이 어두워 사고를 자초한 세월호 사고를 지켜보시며 얼마나 안타까워 하셨습니까. 죄 없는 어린 생명들이 무참히 희생당하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비통에 빠져 있습니다. 그 아픔을 함께 나누며 위로 하고 싶습니다.
또한 5.18 민주화 운동으로 희생한 젊은이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영원히 기억할 것을 다짐합니다. 인자하신 성모마리아님 그들이 주님의 은총 속에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은총이 가득하신 성모 마리아님 ! 주님의 뜻에 순종하시고 예수님의 어머니로 저희들에게 본이 되게 사신 만인의 어머니이신 성모님.
십자가의 길을 걸으면서 성모님께선 얼마나 억울하고 아파하고 애통해 하시며 절박한 삶을 사셨을까. 아드님의 고통을 지켜보시며 극복하신 아픔을 뼈 속에 새기며 걸어본 적이 있답니다.
성모님!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 길이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자녀를 기르는 일이요. 그 또 하나는 죽음의 길이라고 합니다. 오늘 그 엄청난 참사를 돌이켜보며 애통해 하는 부모님들께 성모님의 삶을 바라보라 하고 싶습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일등으로 키우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을 것이며. 자식이 부모 앞에 가는 불효를 범하고 싶은 자녀가 있을까요.
공경하올 성모 마리아님 !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시고 성요셉과 성가정을 지키시며 예수님의 수난을 지켜내신 성모님. 그 삶을 높이 받드나이다.
저희들의 본보기로 살게 하신 예수님의 고통을 그 절박함을 생각하며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희생자 분들을 위하여 기도드립니다.
만인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님 !
하늘에 총총히 떠있는 별과 달. 푸르게 물 든 나뭇잎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전하는 사연들이 들리십니까. 소쩍새의 구슬픈 노래와 논빼미에서 울어대는 개구리들의 합창소리가 연도 소리로 들려 온지 오래입니다.
자애로우신 성모 마리아님 !
이 아름다운 밤 저희들은 모여서 성모님을 애타게 부르며 찬미 찬송 드립니다. 그동안 살아온 날들과 앞으로 살아갈 날에 감사드리며 성모님의 삶을 거울삼아 희망의 빛을 찾고 싶습니다. 흠숭하올 성모마리아님 저희들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만인의 어머니이신 성모님 ! 항상 도와 달라고만 하는 저희들을 어여삐 보시고 주님의 은총 속에 고통 없이 살아 갈 수 있도록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주소서.
오늘 하루 만이라도 자애로우신 성모님 우리들의 사랑을 받아 주시어 가쁨으로 충만 하시길 바라옵니다.
2014년 성모의 밤에 이진순 / 마리아 올림
첫댓글 어머니 마리아시여, 저희의 기도를 간구하여 주소서.
참 마음속 깊이 깊이 와 닿는 기도네요~~
가슴 안에 와 닿는 글이었습니다
이렇게 활자로보니까 더 멋져요 ^^
부끄럽습니다. 며칠을 끙끙 거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성모님께 드리는 원고를 얻었으면 했는데 여기서 만났네요.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