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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기독교사상10월 특집 마을목회4
한남제일교회 오창우 목사
마을목회를 시도하려는 이들을 위한 조언
마을목회의 ‘마을’은 처음부터 교회의 아이디어는 아니다. 한국정부는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마을공동체를 시작했다. 그리고 제가 사는 이태원에는 젊은 사업가들로 인해 이태원거리라는 마을 만들기를 했다. 음식거리가 만들어 지고 각종 문화 아이템들을 보고 누리기 위한 젊은이들은 물론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 드는 마을이 되었다. 이들 중에는 가족단위 여행객들도 있다. 자연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사로 진행되던 이태원관광축제도 진정한 문화축제가 되어 가는 것이다. 이처럼 마을은..정부의 정책은 물론 지역을 살리려는 젊은 사업가들..요리나 패션은 물론 세계의 유명한 커피 카페나 베이커리 카페, 디저트 카페 등으로 죽어가던 마을이 살아난 것이다. 우리 지역만 해도 이태원 길과 이태원 시장, 해방촌 길과 신흥시장 그리고 경리단 길..골목골목마다 새로 개업한 식당과 카페 그리고 패션매장 등으로 마을이 활성화 되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는 지역교회들은 자연스럽게 마을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공동체의 관심과 함께 하기 위하여 마을목회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선교적교회, 마을목회를 지향하는 목회자로서 마을 목회를 시도하려는 분들에게 작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1) 마을목회는 단순히 사업이 아니다.
우리 교회에 마을목회를 배우려고 방문하신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은 “이 교회는 무슨 일을 하나요?”이다. 교회에서 무슨 사업을 하는가에 대한 관심이 전부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과연 우리 교회가 하는 일을 알려주면 마을목회를 하실 수 있을까?’반문 해본다. 왜냐하면 마을목회는 단순히 사업이 아니다. 마을 살리기이다. 단순히 사업이 아니라는 말이다. 마을목회는 교회가 마을 주민은 물론 정부 지자체와 함께 하는 목회이다. 우리 동네에는 교회와 동회가 함께 하는 교동협의회가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가능한 모인다. 모여서 교제도 하고 정부의 정책들이 무엇이 있으니 교회들이 관심을 갖고 협력하기로 한다. 그 중에 독거노인들의 외롭게 죽어가는‘독고사’문제가 사회적인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하다는 말을 듣고 우리 교회가 독거노인들을 위한 도시락봉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나는 방과 후 교실에 필요하다는 정부 정책뉴스를 보고는 구청에 찾아가서 방과 후 교실을 해 보겠다고 했더니 시설비로 7천만 원을 지원해 주셔서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지자체가 하는 일에 교회가 적극 협력함으로 마을을 살리고 주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마을목회를 단순히 어떤 사업을 하느냐? 묻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을목회는 지자체와 함께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다. 지금도 궁금한 것은 왜 교회가 무슨 일을 하느냐? 묻는 것은 전도를 위해서는 아닐까? 전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마을목회에서는 교회가 지역을 살리고 지역은 교회를 살리는 상생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 마을목회는 지역의 리더십을 갖는 것이 아니다.
어느 구청에서는 모 대형교회 목사님이 나타나면 구청직원들이 다들 숨는다고 한다. 이 교회는 일 년에 많은 예산을 지역의 어려운 분들을 돕는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일을 하시지만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자세는 싫다는 것이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하니 교회가 지역에서 어떤 리더십을 취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할 문제이다. 교회는 엄밀히 따지면 지역의 리더십이 아니다. 제가 사는 한남동에는 한남동동장이 있고 용산구에는 용산구청장이 지역의 리더십이다. 우리는 이런 지역의 리더십을 높여 줄 때 비로소 이들의 도움으로 우리 교회의 리더십도 생기는 것이다. 에를 들어 선교사가 어느 지역에 가서 식량이나 옷가지를 나누어 주었다고 하자..그러면 주민들은 천사가 왔다고 좋아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경계하는 것은 누구인가? 당연히 추장이다. 추장은 지역의 리더십은 자신인데 선교사의 구제활동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선교사의 일을 방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우리 교회는 쌀 나누기 행사는 물론 지역주민 초청효도관광 등 지역 주민을 위한 행사에는 동장님에게 위임을 해서 진행을 한다. 그러면 동장님은 “한남제일교회 세상에서 제일 좋은 교회, 좋은 목사님 장로님..”하시면서 박수도 치고 감사인사를 함으로 자연스럽게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좋은 교회로 소문이 났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지역의 리더십을 세워 줌으로 우리 교회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3) 마을목회는 제국주의적인 자세가 아니다.
한 번은 쌀 나누기 행사를 하는데..‘나라미’(정부미)로 하자는 것이다. 안된다고 했을 때, 한 장로님은 “가난한 사람이 찬 밥 더운 밥 가립니까?”하면서 적은 돈으로도 많은 양이 있는 ‘나라미’로 해야 한다고 했다. 저는 정색을 하면서..“예, 가난한 사람일수록 찬밥 더운밥을 가려야 합니다. 부자들은 반찬이 많아서 쌀이 나빠도 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반찬이 없어서 밥맛이 좋아야 합니다.”그 이후로 교회는 꼭 햅쌀로 섬겼다. 한번은 대구 경산 지방에 있는 자매교회 권사님을 통해서 햅쌀을 구입해서 나누기로 했다. 교회는 5kg들이 지퍼 백으로 된 봉투에 담아달라고 했다. 한 가정에 3봉투, 15kg을 드렸는데 햅쌀을 지퍼 백에 담았으니 덜어 드시고는 꼭 지퍼를 잠그시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으시라고 했더니 쌀을 먹을 때까지 햅쌀을 드셨다고 감사해 하셨다. 제국주의적인 자세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힘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대하듯이 하대하듯이 하지 말라는 것이다. 손님은 왕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섬김의 대상들을 예수님을 대접하듯이 섬겨야 할 것이다. 이런 마음을 알기에..지역은 교회의 존재자체를 ‘우리 교회, 우리 목사님!’하면서 기뻐한다.
4) 마을목회는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다.
산동네 쓰러져 가는 집을 수리해 달라는 요청을 동사무소로부터 받았다. 동 직원과 함께 찾아간 집에는 남자노인한 분만 살고 계셨다. 어두운 집에 도배를 하고 전등을 달고 보니 노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집이 발고 깨끗해 졌네요.”그런데 우리는 노인의 집수리를 위해 방안에 있는 물건들을 내 놓으면서 먼지가 가득 쌓인 ‘나라미’20kg봉투가 뜯기지도 않은 채 먼지에 쌓여 있는 것을 4개나 보았다. “누가 줘도 먹겠다는 사람이 없네요!”쌀 뿐인가? 김장철이 되면 김장 스티로폼 상자가 쌓여 있다. 냉장고를 열면 먹다 남은 반찬들이 곰팡이가 피어 있는 것도 보았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주고 싶은 것을 주어서 그렇다. 푸드뱅크푸드마켓 운영자의 말이다. 필요한 것을 나눠 드려고 하면 항상 부족하다는 것이다.“라면을 찾는데 많이 부족해요!”그래서 라면상자를 구입해서 섬긴 일이 있었다. 최근에 지역의 대형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한 영화 상영과 수영장을 운영한다는 포스터를 보았다. 얼마나 귀한 일인가? 그런데 아쉽게도 지역의 리더십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전도하려고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아닌게 아니라 전도의 방법으로 소개된 프로그램 중에 하나인 것이 생각이 났다. 교회들이 전도에는 관심이 많은데..지역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5) 마을목회는 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시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마을을 청소하는 “크린 데이”가 있다. 당일 아침 7시가 되면 지역 주민들이 개인 또는 단체로 참여를 한다. 우리 교회도 새벽기도회를 마치고는 가능한 교인들이 참여를 한다. ‘한남제일교회’라는 팻말도 들게 해 주시고 호명도 해 주셔서 한남제일교회가 지역과 함께 한다는 것을 주민들이나 동 직원들에게도 인식시켜 주는 계기가 된다. 참여하는 우리들은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않는다. 동회에서 이미 빗자루와 쓰레받이, 집게, 청소봉투 등을 준비해 주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지정된 장소를 청소한다. 한 번은 구청에서 각 동네마다 봉사 특기를 정하라고 했다. 청소를하기로 했다고 해서 제가 제안하기를 지속가능한 깨끗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3가지 일로
“청소해서 깨끗한 마을, 꽃을 심어 아름다운 마을, 나누어서 정다운 마을”이다.
우리는 청소한 장소에 꽃밭을 만들어 아름답게 했고 청소하다가 나온 폐품을 팔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할 수 있었다. 한남초등학교에서는 해 마다 세계문화 축제를 한다. 엄마들이 모여 준비를 하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한 번은 학부모 교인이 찾아와 세계문화 축제를 준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나는 엄마들의 노동하는 수고 없이도 준비할 수 있다고 하면서 몽골문화원을 소개했다. 진짜 몽골문화재들이 학교로 찾아와 전시하게 되자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은 감동에 감사했다. 아프리카 문화축제를 위해서는 대사관들을 찾아갔더니 영사와 그 아내 그리고 직원들이 직접 찾아와 아프리카 사람들과 학생들이 대화하는 등으로 진정한 문화축제가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아이디어로도 마을의 학교를 섬길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지방자치를 하기로 하고 주민자치위원회를 만들 때, 마을 유지들이 찾아왔다. “목사님께서 초대 주민자치위원장을 해 주여야 겠습니다.”한사코 거절을 하다가는 오히려 관계만 나빠질 것 같아 주민자치위원장을 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과 부모에게 편지와 크레파스 등의 선물을 하기도 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기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요즘은 교인들이 주민자치위원회에 참여하여 지역의 필요한 사업들을 제안하고 헌신하는 등 지역의 사역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이처럼 마을목회는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지 돈으로 무엇을 하는 것만은 아니다.
6)마을목회는 예배당의 문을 닫아 두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교회는 담장이 없다. 담장이 없으니까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든다. 교회 마당에서는 아이들이 뛰놀고 1층 카페에서는 엄마들이 커피와 다과를 미술, 영어 등 문화교실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기다린다. 커피나 다과는 물론 무료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급히 화장실을 찾는다. 열린 화장실은 마을화장실이다. 나는 용산구청에서 공유위원장을 맡았다. 담당직원들과 함께 교회들을 설득하여 화장실이나 카페를 개방함으로 시설 개방 지도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각 동마다 드릴이나 톱 등 집수리 등에 필요한 장비들을 설치하여 주민들로 하여금 사용할 수 있게 하였더니 서울시에서는 모범사례라고 하여 표창을 하셨다. 주민들의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많은 모임 공간들이 필요하다고 하여 교회 시설을 개방했다. 기타교실, 풀룻교실, 바이올린 교실, 오케스트라 교실..주민들은 교회에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 한번은 새벽에 불이 났다. 술에 취한 청년이 창문커튼에 불을 지른 것을 지나던 주민이 보고 불을 꺼 주었다. 지역 주민들이 교회를 지켜 주는 것이다. 지난 주간에도 교회 봉고차 두 대가 필요하다고 하여 빌려 주었다. 처음 우리 동에 부임한 직원은 전화로 다시 확인한다. “목사님, 진짜 빌려 주시는 것 이예요?”이렇게 차를 아무 조건도 없이 빌려주는 것은 처음이란다. 동장님이 감사하다고 보내온 수박을 수요기도회에 오신 성도들과 나누었다. 우리 교회의 마을목회의 원칙에는 나눔이나 참여도 있지만 공유역시 큰 부분을 차지한다. 교회시설에는 인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회 시설에는 어떤 인격이 보이는가? 교회 문은 주일에..예배와 집회가 있을 때만 여는 것이 아니고 교인들만의 터전도 아니고..진정 전도를 하기를 위해서라도 일 년 365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왜 오셨어요?”묻는 교회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천주교 성당과 불교의 절간에 가면..아무도 “왜 왔냐?”고 묻지 않는다. 이젠 시설도 마음도 열어 놓을 수 있을 때에야 마을 목회이다.
7) 마을목회는 목회의 전부가 아니다.
마을목회를 하면 당장 교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처럼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을목회는 지역의 일원으로 한 역할을 감당하는 것뿐이다. 물론 전도의 좋은 기회도 되는 것이 사실이다. 주민들의 칭찬을 받는 것이 전도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마을목회라고 하여 지역에의 사업에 모든 교인들을 동원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교회에 나오는 교인들의 욕구 중에는 무엇보다 예배와 심방 등을 등한시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마을목회라는 것도 적당히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목회자는 교인들을 위한 설교와 심방 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함으로 대부분의 교인들을 섬겨야 마을목회도 할 수 있다. 나는 특히 설교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성경을 중심으로 한 강해를 하되 무엇보다 복음을 강조함으로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하신다는 믿음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가능하면 마을목회에 대한 구체적인 것은 설교에 거론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다. 우리 교회 교인들은 지역의 카페에서 할인하여 커피 등을 마신다. 카페에서 천원할인하고, 교회가 천원을 지원하여 쿠폰을 가져가면 2천원을 할인 받는 것에 교인들의 기쁨이 크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다. “왜 커피를 사먹는데 헌금을 사용합니까?”반대에 부딪치시고 했으나 나중에 그 가치를 인정하여 할 수 있었다. 마을목회는 반드시 교인들을 이해를 구하고 설득시켜야 할 일들이다. 한편, 마을을 위한 일만 한다는 교인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하여 교회의 사명을 “한남동을 전도하기 위하여 모인 공동체”라고 했다. 교인들은 예배를 마치면서 “인생의 목적은 예배이고 인생의 사명은 전도이고 인생의 자세는 섬김이다!”이런 구호의 외침으로 마을목회의 의심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마을목회는 중요하다. 하지만 교인들의 영적욕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힘써야 할 것이다. 마을목회가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8) 마을목회는 전도의 도구가 아니다
어느 교회는 지역에서 출근하는 분들에게 빵을 나누어 준다. 때로는 부침개를 만들기도 하고 붕어빵을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사역들을 지역을 위한 마을목회가 아니냐고 한다. 그럴 수 있다. 우리 교회는 구청이 세운 한남노인요양원, 한남노인데이케어센터, 한남어린이집 그리고 서울시에는 하는 한남동키움쎈터를 운영한다. 이런 정부사업을 위탁을 할 때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전도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전도활동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용자들은 교회가 운영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안다. 어르신들의 요청도 있고 해서 자연스럽게 주일예배, 수요기도회를 드리는데..불교인 할머니가 참석하셨다. “할머니 불교 아니신가요?”“이제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불교면 어떻고 기독교면 어떤가?”하면서 예배에 빠지지 않으신다. 어려서는 교회에 다니셨다고 하시면서..말이다. 코로나가 한창일 당시 교회들은 무척이나 가슴을 조아렸다. 에배를 드리는 교회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코로나 시기에 가만히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었다. 동사무소와 함께 한남동방역소독단을 만들어 각 집과 가게들을 소독해 주었다. 소독제도 가정용, 개인용 해서 3천개씩 두 번이나 나누어 드렸다. 어느 카페는 한남동방역소독단이 소독한 깨끗한 카페로 SNS로 선전하고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당연히 교회에 감사를 표했다. 마을목회를 하면서 전도를 하지는 않지만 진정으로 섬긴다면..전도는 되는 것이 아닐까?
9) 마을 목회는 지역단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동네에는 각 직능단체들이 있다. 그리고 이 단체들은 정부의 지원 등으로 마을사업들을 한다. 새마을 부녀회는 바자회를 열어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일을 한다. 노인회에서는 효도 잔치나 효도 관광 등을 하여 노인들을 섬긴다. 체육회에서는 체육대회를 하고 통장협의회에서는 정월대보름 척사 대회를 하고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불우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주민들의 화합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에서도 절기 등이 되면 이와 비슷한 일들을 한다.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은 장려할 만한 일이지만 때로는 경쟁처럼 보여 지기도 하여 불편할 때도 있다. 우리 교회는 어느 해 부터는 지역의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동네바자회에도 참여하고 정월대보름대회의 척사대회에 상품을 지원하기도 하고 구체육대회에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차량을 지원한다. 그래서인지 동네사람들은 나를‘우리 목사님!’이라고 부른다. 한 번은 자동차를 몰고 골목길을 지나는데 양방향이 어려웠다. 내가 뒤로 물러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차가 뒤로 물러나면 당연이 양방향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인데..원치 않게 대치상황이 되고 말았다. 저만치서 움직이지 않는 차에는 몸집이 큰 젊은이들이 타고 있었다. 족히 조폭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치상황이 어느 정도 되어 가는데 지나가던 동네사람이 이 광경을 보고는 하는 말이..앞에 있는 차보고 비키라고 하면서 하는 말이..“이 사람이 저 앞의 차는 우리 목사님이 타신 차야!”그러면서 뒤로 비키라고 하는데 몰려왔던 동네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편을 드니 꼼짝 못하고 차를 뒤로 물려서 지나갈 수 있었다. 가능한 마을의 사업에 함께 참여함으로 마을 살리기의 일원이 되고 우리 목사님이 되는 기쁨을 나눈다.
10) 마을목회는 교회간의 경쟁이 아니다.
마을목회가 자칫하면 교회간의 경쟁이 되기 쉽다. 우리 용산구에는 200여개의 크고 작은 교회들이 있다. 하지만 교회들 간에는 경쟁하지 않는다. 교회와 구청이 함께하는 교구협의회와 교회와 동이 함께 하는 교동협의회를 통해 교회와 마을이 함께 하고 있다. 1년에 한번은 신년조찬기도회를 모이고 가을에는 불우이웃돕기 자선음악회로 모인다. 교구협의회는 이런 사역이외에 지역을 위한 어머니 기도회를 만들어 기도하는 영적 운동을 한다. 함께 용산구 푸드뱅크 마켓을 돕는 운동을 한다. 동자동 쪽방촌에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구제 사업도 함께 한다. 몇 년 전에는 용산전자상가에 마사회가 도박장을 개설하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와 탄원서로 막을 수 있었다. 용산구청의 용과 산이 그려있는 마크도 바꿨다. 교회들의 제안으로 구청의 마크를 새로이 공모하여 남산에 해가 뜨는 희망찬 용산의 마크가 새로 만들어 졌다. 함께 하면 많은 마을일을 할 수 있다. 마을 목회는 교회를 교파를 초월하여 주 안에서 하나 되게 하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진정한 에큐메니컬 운동이 마을목회에 담겨있다.
지금까지 마을목회의 경험 가운데 실패의 사례들을 추려 보았다. 보다 지혜로운 마을목회를 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이제는 축소시대이다.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제는 축소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 이후 전국교회의 80%가 100명이하의 교회라고 한다. 그렇다면 축소사회에서의 교회는 지역의 중심이 되는 마을목회가 지속가능한 교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보다 신중하게 마을목회로의 전향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어 가는 한국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