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4일 특별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해주신 세종대학교 변창흠 교수님의 기고문입니다.
임대주택과 공급자 중심의 주택공급방식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다양한 주택공급방식을 제시하는 대안으로써
협동조합주택을 소개하셨습니다. 내용을 공유합니다.
http://www.idaegu.co.kr/news.php?mode=view&num=10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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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올해 7월 첫째 주는 처음으로 지정된 협동조합 주간으로 전국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렸다. 서울의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는 협동조합 박람회가 열렸으며, 6일에는 제1회 협동조합의 날 기념식도 개최되었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12월에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이후 지난 7개월 동안 1천461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고 발표하였다. 그야말로 전국적인 협동조합 열풍이다. 필자도 지난 달 지식협동조합 좋은 나라에 가입하였고, 지난 주에는 하우징쿱주택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었다. 하우징쿱협동조합은 기노채 이사장이 그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주택협동조합 포럼을 개최하면서 우리나라의 주택협동조합 운동을 주도한 결과 지난 달에 창립총회를 가졌다. 우리나라에도 최초로 주택협동조합이 결성된 것이다. 지난 주 협동조합 주간에는 은평구청에서 주택협동조합 포럼이 개최되어 현재의 주거불안정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주택협동조합의 가능성과 정책과제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었다. 사실 현재의 주택문제는 지금까지의 주된 주택정책 수단이었던 대규모 주택건설과 공공임대주택 공급만을 통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주된 주택문제였던 주택공급 양의 부족과 그로 인한 주택가격 폭등 문제가 대부분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주거불안정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주택보유자들은 가계부채 때문에, 세입자들은 전세대란과 임대료 상승 때문에 정상적인 가계생활이 힘들어지는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수많은 재개발구역과 뉴타운지구에서는 재정비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채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정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주거안정을 위해 자가주택 소유를 촉진하고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며 민간임대사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정책으로 내놓았다.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 대한 지원 확대, 행복주택 건설 확대, 민간임대사업자에 대한 지원확대 정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부담능력을 초과하는 자가주택 보유는 새로운 하우스푸어를 양산할 수 있다. 시범사업지구에서 불고 있는 주민들의 반대와 막대한 재정부담을 고려하면 대규모 단지형 행복주택 건설이 계획대로 추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간임대사업자를 육성하더라도 세입자들은 2년짜리 주택임대차계약과 급격한 월세화 때문에 주거안정이 보장되기 어렵다. 현재의 주택문제가 단순히 주택공급 부족이나 가격 급등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별, 소득수준별, 연령대별, 가구특성별로 다양한 주거수요를 충족하는 데 있다면 주택공급 방식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과거 주택의 공급주체가 공공과 민간으로 이원화되어 있었다면, 이제 그 중간 영역으로 주택협동조합, 준공공임대주택, 사회적 기업, 지역사회 토지신탁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도록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주택의 소유형태가 소유와 임대 두 가지로만 나뉘어졌다면 이제부터는 공동소유, 지분소유, 협동조합 소유, 토지를 제외한 주택만 소유 등 다양한 형태를 고려할 수 있다. 주택가격 급등기에 주택은 미래 주택가격 상승에 대비한 자산투자 기능, 미래 노후자금을 위한 가계보험 기능을 담당했다면,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기에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중요한 거점이자 다양한 사회적 서비스를 공유하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 주거비 부담이 적으면서 과도한 재정적인 부담을 지우지 않고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주택모형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정부도 준공공임대주택이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민간임대주택에 대해 지방세 감면의 혜택을 부여하되, 임대료 인상율을 규제하기로 하였다. 서울시는 2014년까지 매년 2만호씩 8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되, 그 중 2만호는 기존 임대주택과 다른 유형으로 공급하기 위하여 새로운 공공임대주택 모형을 개발하고 있다. 쪽방 리모델링, 공공원룸텔, 전세보증금 지원형 임대주택, 공공청사 리모델링 주택, 대학생 공공기숙사, 리모델링 지원형 임대주택, 임차인육아협동조합주택, 민간토지 활용형 임대주택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주택협동조합의 장점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실험모델들을 직접 추진하고 관리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임대 주택협동조합, 공공토지임대부 주택협동조합, 환매조건부 주택협동조합, 사회복지결합형 주택협동조합, 주민참여형 공유주택협동조합, 공공민간파트너십주택협동조합, 민영임대주택협동조합 등이 실행가능한 모델들이다. 주택협동조합이 모든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좋은 사례는 확산되기 마련이다. 새로운 주택문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