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가장 말이 많고 탈이 많은 게 지방이고 지방산이다. 지방과 지방산을 구별도 못하면서 전문가인척하며 온갖 거짓정보를 양산하는 엉터리 쇼닥터들이 판을 친다.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지방이란 뭔가
◇ 구조와 역할
◇ 지방과 지방산은 어떻게 다른가?
◇ 중성지방이란?
◇ 지방(fat)은 뭐고 지질(lipid)은 뭔가?
◇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의 차이점은?
◇ 포화지방(식물지방)은 악이고 불포화지방(동물지방)은 선인가
◇ 불포화지방이 식물에 많고 포화지방은 왜 동물에 많은가?
◇ 필수지방산은 뭐고 어떤 것이 있나
◇ 오메가지방산은 만병통치인가?
◇ 트랜스지방은 괴물인가
◇ 지방의 산패란?
◇ 비누는 지방산의 나트륨(Na)염?
◇ 콜레스테롤에 과연 좋고 나쁜 게 있나?
지방에 대한 쾌도난마(I) – 지방이란 무엇인가?
지방이란?
단백질, 탄수화물과 함께 3대영양소 중의 하나이다. 1g당 9 Kcal의 열량을 내며 에너지 함량이 가장 높은 영양소이다. 모든 생물이 체내에서 지방을 합성하는 능력이 있다. 동물은 아미노산이나 포도당으로부터 , 식물은 광합성에 의해 나온 포도당으로 부터 지방을 합성한다. 생물에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한편은 다른 물질의 합성을 위한 전구체로 이용되기도 한다. 소수성이 강해 물에 녹지 않으며 여분의 지방은 비상시를 대비해 지방세포에 저장된다.
지방의 구조
글리세롤 분자 속 3개의 -OH기(Hydroxyl group)에 지방산 3분자가 결합(ester bond)한 것이 지방이다. 모든 지방의 구조는 동일하다. 단 3분자의 지방산 종류가 다를 뿐이다. 이른바 지방산의 종류는 무수히 많으며 이들 지방산의 종류가 지방의 종류와 물성을 결정한다. 식물성과 동물성간에 물성차이가 크다. 편의상 영어로 식물지방을 oil, 동물지방은 fat라 부르기도 하나 이는 정확한 호칭은 아니다. 석유도 oil(기름)이라 부르는데 전혀 다른 종류다.
지방의 구조
지방의 신체내 역할
지방섭취의 주된 목적은 에너지원의 공급이다. 동물의 체내에는 많은 지방이 저장돼 있다. 에너지의 고갈을 대비한 것이지만 현대인은 그럴 경우가 도래하지 않고 영원히 쓸 기회가 없어 피하지방으로 쌓이기만 해 배불뚝이가 되고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받기도 한다. 우리가 지방을 먹어줘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필수지방산(linoleic acid and linolenic acid)의 공급을 위해서다. 동시에 피하지방으로 축적되어 절연체의 역할을 해 체온유지에 기여한다. 추운지방의 동물의 피하에 두꺼운 지방층이 있는 이유다. 식물의 많은 종류가 싹틀 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씨앗속에 저장하며 이를 인간이 식용유 등으로 이용한다.
그래서 견과류는 많은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소화와 대사
지방을 소화하는 효소가 리파제(lipase)라는 건 다 안다. 췌장(pancreatic lipase- long chain fatty acid, gastric lipase, lingula lipase - short or middle chain fatty acid 등)에서 분비된다. 지방은 물과 섞기지 않아 물에 녹아있는 소화효소에의 접근이 어렵다. 그래서 담즙산(bile acid)이라는 유화제가 쓸개로부터 나와 지방을 유화시킨다. 그러면 효소가 접근하여 지방의 에스터결합을 가수분해 지방산이 떨어져 나온다. 그림과 같은 형태로 소장에서 흡수되고 대부분은 림프관을 통해 적재적소에 운반된다. 그냥은 소수성이라 림프액에 녹지 않기 때문에 이를 안전하게 운반하는 운송기관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리포단백질(lipoprotein - lipoprotein lipase에 의해 분해)이라는 것으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각 기관에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추후 설명). 포화지방이 녹지 않고 피속에 떠다니면서 혈관을 막는다고 하는 헛소리는 사실이 아니다. 이렇게 운반된 지방 혹은 지방산은 에너지가 필요한 곳으로 가 베타산화(β-oxidation)라는 지방산의 대사계를 거쳐 에너지를 방출한다. 남아도는 지방은 지방세포에 저장한다.
소장에서 일어나는 지방의 소화과정
지방과 지방산은 어떻게 다른가?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지방산은 지방의 구성성분이다. 심지어 전문가로 보이는 사람들마저도 지방과 지방산을 혼돈해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흔한 예로 포화지방, 불포화지방이라 부르는데 이는 정확한 호칭이 아니다. 포화지방, 불포화지방이란 없다. 포화, 불포화지방산이 있을 뿐이다.
지방산의 구조는 다음과 같이 지방족사슬에 카복실기(-COOH)가 결합돼 있어 산성을 띈다. 자연계에는 단독(free)으로 있지 않고 지방이나 인지질, 왁스의 구성성분으로 존재한다. 지방사슬의 탄소수(길이)와 결합의 양식(2중결합 수 등)에 따라 그 종류와 물성이 크게 달라진다. 이런 지방산은 포도당이나 아미노산이 과잉으로 공급되어 에너지가 남아돌 때 에너지비축용으로 쉽게 전환되어 글리세롤과 결합하여 지방의 형태로 저장된다. 단 2종류의 필수지방산(리놀레산과 리놀렌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공급해 줘야한다(후술). 자연계에 존재하는 지방산은 이유는 모르지만 대부분 짝수의 탄소수를 가진다. 편의상 탄소에 번호를 붙여 종류와 물성을 구별하는 데 사용한다. 즉 카복실기(-COOH)의 탄소를 1번으로 하여 차례로 번호를 붙이고, 오른쪽 끝 탄소를 오메가(ω)탄소라 하고 여기서 역순으로 번호를 매겨 지방산의 이름을 다르게 붙이기도 한다(ω-3, ω-6지방산 등). 지방은 이런 지방산 3개가 글리세롤 속 3개의 -OH기와 ester결합한 것을 말한다(위 구조참조).
지방산의 구조. 왼쪽 COOH의 탄소가 1번, 오른쪽 끝탄소가 오메가 1번탄소이다
중성지방이란?
중성이란 pH가 7근방인 것을 말한다. 더 정확하게는 +나 -이온으로 하전(이온화)할 수 있는 기(group)를 분자 내에 가지고 있지 않는 물질을 일컫는다. 지방의 구조를 보면 –로 하전할 수 있는 지방산의 카복실기(-COOH)가 글리세롤과 결합에 관여하고 있어 하전을 띠지 않기 때문에 모든 지방은 중성이다. 자 그러면 여기에 애매한 것이 있다. 중성지방이 있으면 산성지방이나 알칼리지방이 있어야 되지 않나하는 거다. 그런 건 없다. 그럼 왜 이런 호칭이 생겼나? 아래에서 설명하는 지방과 구조가 비슷하고 세포막의 주성분인 인지질(phospholipids)이라는 게 있어서 그렇게 부르게 된 것 같다(아래 구조참조). 이 물질은 pH의 변화에 따라 산성이 될 수 있다.그래도 이를 산성지방이라 하지 않는다. 당연 앞으로는 지방이 모두 중성인데 굳이 중성지방이라 부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지방(脂肪, fat)은 뭐고 지질(脂質, lipid)은 뭔가?
지방은 지질군의 분류에 속하는 하나의 물질이다. 지질에는 지방, 인지질(phospholipid), 왁스 등이 포함된다. 인지질에는 종류가 무지 많으며 막의 주성분이기도 하지만 생체내에서 중요한 생리기능을 담당하는 것도 많다. 즉 호르몬 비슷한(hormone-like) 작용을 하는 것도 있다는 뜻이다. 지방과 유사한 구조에 글리세롤의 -OH기 하나에 인산(P)이 붙어있고 여기에 각종물질이 결합해 있는 구조이다. 인산에 결합해 있는 물질( 당, 콜린, 케팔린 등)과 -OH기 2개에 붙어있는 2지방산의 종류에 따라 인지질의 종류가 달라진다.
인지질의 대부분은 세포막에 있다. 세포막은 인지질의 2중막(bilayer)구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속 지방산의 종류(포화, 불포화 지방산의 비율)가 막의 유동성(semi-fluid)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모든 세포막속(cell menbrane)의 인지질은 생물의 생육온도에 따라 특이적인 지방산조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인지질속 구성지방산의 불포화도가 높을수록(2중결합이 많을수록) 녹는점(melting point)은 낮아져 막의 유동성은 증가하게 된다. 적절한 유동성 유지는 막속에 있는 기능성단백질의 수평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차회에 설명).
인지질의 구조. 글리세롤의 OH에 2분자의 지방산 걸합. OH하나에 인산이 걀합하고 인산에 여러 물질이 붙어 인지질의 종류를 결정. 주로 막구조에 존재
왁스는 지방산과 고급알코올이 ester결합한 것을 말한다. 인간의 몸속에는 거의 없는 물질로 소수성이 극히 강하다. 물새의 털과 과일의 표피에 많아 물에 젖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양초나 벌집의 밀납이 좋은 예다. 조류(藻類)의 일종에서는 에너지원으로 저장하기도 한다. 요즘 믿거나 말거나 만병통치 비슷하게 선전하는 비즈왁스, 폴리코사놀이 여기에 해당된다.
왁스의 구조. 장쇄의 지방산과 고분자의 알코올이 ESTER결합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의 차이
모든 물질은 원소의 결합으로 만들어 진다.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의 원소는 99%이상이 탄소 수소 산소 질소로 되어있다. 이 중 탄소가 메인이다. 모든 유기화합물은 탄소화합물일 정도다. 이들이 결합할 때는 다른 원소와 결합할 수 있는 손(비공유전자)이 있다. 탄소 4개, 수소 1개, 산소 2개, 질소는 3-4개이다. 포화지방산(saturated)은 그림과 같이 탄소의 4개의 손은 인접한 탄소와 2개, 수소와 2개가 결합해 있다. 반면 불포화지방산(unsaturated)은 손에 여유가 있어 옆 탄소와 2개의 손을 마주 잡고 있는 형태다. 즉 손이 포화되지 않고 여유가 있는 2중(=)결합(double bond) 모양을 불포화라 한다.
포화지방산(위)과 불포화지방산(아래)의 구조
지방산의 물성
지방산의 체인길이(탄소수), 포화와 불포화, 2중결합의 수가 지방산의 물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인지질에서도 잠간 언급했지만 지방이나 인지질을 구성하고 있는 지방산의 종류와 물성이 이들의 성질을 크게 좌우한다는 뜻이다. 즉 지방산의 탄소길이(수)가 짧아질수록 녹는점, 즉 융점(melting point)이 낮아지고 2중결합의 수가(불포화도) 많을수록 융점도 획기적으로 낮아져 지방과 인지질의 물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아래 표를 잠간 설명하자. Stearic acid는 탄소수가 18개짜리인 포화지방산인데 융점이 70도이다. 반면 여기에 2중결합이 하나 들어간 oleic acid는 14도로 낮아진다. 다시 2중결합이 2개 있는 linoleic acid는 무려 영하 6.5 도로 감소하며, 3개 들어간 linolenic acid는 영하 11도까지로 떨어진다. 여기서cis, trans는 이성체를 나타내는 용어인데 추후에 자세히 설명한다. Oleic acid가 9-cis 18:1로 표시된 것은 탄소수 18개, 2중결합 1개가 9번탄소와 10번탄소 사이에 있고, 이 2개의 탄소에 결합해 있는 수소의 위치가 cis형(같은 쪽)이라는 의미이다(위 그림 unsaturated fatty acid의 2중결합 참조).
그런데 한편은 이 여유 있는 2중결합(손)이 항상 장난을 칠 수 있다는 거다. 주위에 매력적인(예쁜) 게 있으면 마주잡은 손(2중결합)은 언제나 다른 상대와 외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손이 자유로운 인간과 닮았다. 2중 결합이 산소와 결합하여 과산화물(일종의 활성산소)이 되기도 하고 잘려서 저분자화 되면 악취를 내기도 하며 인체에 유해한, 심지어 발암성물질까지도 생성한다. 이게 바로 지방의 산패라는 거다. 다음 주제 “산패”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것이 불포화지방산이 오래되면 군내가 나고 변질되기 쉽다는 이유다.
지방에 대한 쾌도난마(II) – 포화지방은 나쁘고 불포화지방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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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지방, 불포화지방이란 없다
포화, 불포화는 지방의 구성성분인 지방산에 붙이는 이름이다. 지방산은 지방의 구성성분일 따름이다. 지방을 분류할 때는 포화, 불포화가 아니라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은 지방 혹은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은 지방”, 이렇게 불러야한다. 지방의 구조와 역할 등에 대해서는 이미 본시리즈의 앞 주제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마저도 지방을 포화지방, 불포화지방으로 부르고 있다. 얼마나 잘못된 건지 하나하나 따져보자. 지방의 정의에 대해 구글링하면 영문으로 이렇게 나온다.
A type of fat containing a high proportion of fatty acid molecules with at least one double bond(1개 이상의 2중결합을 갖고 있는 지방산의 비율이 높은 지방).
그럼 지방의 구조를 다시 상기해 보자.
위 지방은 3개의 지방산 중 하나가 불포화, 2개는 포화지방산으로 되어있다. 이는 불포화지방인가 포화지방인가? 정의대로라면 이는 필시 불포화지방에 해당된다. 그러면 포화지방은 3개의 지방산이 전부 포화지방산 일 때만 포화지방이라 불러야 한다는 뜻인가? 궤변이 따로 없다. 실제 자연계에 존재하는 지방 중 포화지방산만으로 구성된 지방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아래 표(Table)에 각종 지방의 지방산 조성을 나타냈다. 오리, 닭, 소, 돼지 같은 동물성 지방에도 불포화지방산은 얼마든지 들어있다. 2중결합이 있는 oleic acid(monosaturated), linoleic acid, linolenic acid가 전부 불포화지방산이다. 그러면 그들이 포화지방으로 취급하는 이들 돼지, 소, 닭기름(지방)도 모두가 불포화지방이 된다. 이런 모순이 어디 있나?
Saturated는 포화지방산, Lioleic acid는 2중결합이 2개있는 필수지방산인 오메가-6, Linolenic acid는 2중결합이 3개인 필수지방산 오메가-3, Monosaturated는 2중결합이 하나인 비필수지방산 oleic acid 등.
동물성지방은 실온에서 고체이고 식물성지방은 왜 액체인가?
지방의 물성은 구성 지방산이 결정한다. 지방산에 2중 결합(불포화)이 많을수록 체인길이가 짧을수록 융점(녹는 온도)은 감소한다는 것은 전편에서도 설명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에 지방산의 융점에 관한 표를 다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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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지방 : 식물성 지방은 대개 실온에서 액체의 형태로 존재한다. 지방 속 지방산의 구성 때문이다. 즉 구성 지방산 중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아서다. 그러나 식물성이라도 녹는점(melting point)은 제 각각이다. 우리가 일상 먹는 식용유는 액체지만 라면을 튀기는 팜유(열대 Palm tree)와, 한때 몸에 좋다고 종편에서 거품을 물던 코코넛 오일은 실온에서 고체이다.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극히 높아서 그렇다. 식탁에 자주 사용하는 콩기름, 참기름 등도 온도를 융점보다 낮춰주면 고체로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동물성 지방 : 식물성 지방과 마찬가지로 구성 지방산의 포화, 불포화(포화도)의 차이에 의해 물성이 달라진다. 보통 동물성지방은 지방산의 포화도가 높아 실온에서 고체의 형태로 존재한다. 물론 온도를 높여주면 녹게 된다. 녹는 온도는 지방의 종류, 지방산의 조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시중에서는 동물성 지방의 구성 지방산이 전부 포화지방산이라고 착각하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불포화지방산도 많이 들어있다.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식물성 보다 다소 높다는 것 뿐이다. 동물성 지방 중에도 식물성 지방에 가까운 것도 있다. 저온에서 사는 변온동물의 지방은 융점이 낮은 지방산의 함량이 높다. 이는 생육환경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후술). 보통 오리의 지방은 실온에서 잘 굳지 않아 몸에 좋다고 이야기 하는데 별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굳는 온도와 우리의 건강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다른 동물성 지방보다 다소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낮다는 차이일뿐이다.
위 지방산조성(fatty acid composition) 표에서 saturated(포화)는 각종 포화지방산을, linoleic acid는 2중 결합이 2개인 것을, linolenic acid는 2중 결합이 3개인 것, monounsaturated는 2중 결합이 하나인 불포화지방산을 뜻한다. 분명 식물유뿐만 아니라 고체인 동물성 지방에도 많은 양의 불포화지방산이 들어있다. 아래표는 우유지방의 지방산조성이다. 불포화지방산인 oleic acid(18:2 9-cis)가 17%이상이다. 양은 적지만 오메가-6, 오메가-3지방산도 각각 2.65%. 0.86%를 포함하고 있다.
동물성지방이 실온에서 고체이기 때문에 나쁘다는 오해가 생겼다. 고체라 소화가 안돼 대장으로 내려가 부패한다는 주장, 혈액 속에 흡수되더라도 녹지않아 둥둥 떠다니면서 혈관벽에 달라붙어 동맥경화를 일으킨다는 엉터리 주장까지 있다. 또 동물성지방은 포화지방이라 나쁘고 식물성은 불포화지방이라 좋다는 것 도 무식한 주장이다. 지방을 고체와 액체, 포화 불포화로 나누어 좋고 나쁨으로 구분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
포화지방의 누명은 과한 것
포화지방은 나쁜 것, 불포화지방은 좋은 것, 동물성지방은 나쁜 것, 식물성지방은 좋은 것, 시중에서는 이런 구분이 상식으로 통하지만 사실은 틀린 말이다. 액체냐 고체냐, 포화냐 불포화냐에 따라 좋고 나쁨을 따지는 세간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얼핏 생각하여 고체인 것을 먹으면 소화흡수가 어렵고 혈관으로 흡수된 후에도 혈관벽에 달라붙어 각종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것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식물성이건 동물성이건 모두 쓸개즙의 유화(乳化)작용에 의해 액화된 후에 소화된다. 혈관에 흡수된 후에도 리포단백질(lipoprotein)이라는 운반체(아래 그림)가 있어 혈관에 달라붙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단, 식물성지방이 좋은 점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필수지방산의 함량이 동물성 보다 다소 높다는 것 정도다.
Triglycerides는 지방, 이 운반체의 막도 phospholipid(인지질)이다.
실제는 역설적이게도 포화지방산이 많은 지방(동물성)이 오히려 소화 흡수가 잘되고, 흡수된 후에도 대사가 더 원활하다는 점이다. 반대로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지방(식물성)은 흡수가 어려워 설사의 위험성을 높이고 보관이나 조리 시에 변질, 산패될 가능성도 훨씬 높아 오히려 좋지 않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이 공기에 노출되어 산패되면 유해성분이 생기거나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 활성산소종이 만들어 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포화지방의 유해성에 대한 반론
포화지방은 나쁘고 불포화지방은 몸에 좋다는 속설은 미국 심장학회가 “지질가설”이란 것을 유포하면서 거의 정설로 굳어졌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포화지방과 심장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경고는 1953년에 최초로 시작됐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안셀 키즈 교수가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심장병을 일으킨다는 소위 ‘지질가설(The lipid hypothesis, 클릭시 최낙언 선생님의 페이지로 이동)‘이 발표되면서 부터다. 얼마 후에 밴더빌트 대학의 G. V. Maann교수가 이 가설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고 그 후에도 많은 학자들이 그 부당성을 언급했지만 그 가설을 뒤집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지질가설(The lipid hypothesis)이란 “콜레스테롤 및 포화지방을 너무 많이 먹을 경우, 혈중 지질의 수치가 높아지고 동맥벽에 쌓여 혈관이 좁아진다. 이 결과로 뇌와 심장에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마침내 뇌졸중이나 심장발작이 일어난다”는 주장이 그 요지다.
이런 주장에 대해 앞에 언급한 G. V. Maann 교수뿐만 아니라 수많은 과학자들이 키즈 박사의 발표를 회의적으로 보았다. U.C. 버클리대학의 제이콥 예루살미 박사도 이런 가설이 지방 섭취와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사이의 상관관계만 진술했을 뿐, 명확한 원인관계에 대해서는 증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하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2000년도에 “코크레인 리뷰 프로젝트”를 지휘했던 리 후퍼 박사는 “포화지방의 섭취량과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률 사이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이런 연관성에 우리가 아무런 명확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 지방 섭취를 많이 할수록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가설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라고 했다.
앞에도 설명했듯이 지질가설이 발표된 이후 덩달아 1970년 미국 심장협회가 포화지방은 나쁘고 식물성 기름이 좋다는 주장을 내 놓아 이 가설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됐었다. 이런 발표에 힘입어 관련 식품회사도 이에 편승하여 식물성지방으로 마가린을 만들고, 몸에 나쁜(?) 우유지방인 치즈를 대체할 수 있는 마치 몸에 좋은 식품인 것처럼 선전을 해댔다.
미국심장협회는 매일 4숟갈의 다중불포화지방(올레산, 올렌산)을 먹으면 포화지방을 상쇄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때부터 육류는 심장병과 동일시되고 콜레스테롤이 심장병의 원인이며,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먹는 것이 마치 독약을 먹는 것처럼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포화지방산에는 12여 종류가 있지만 우리가 지방으로부터 섭취하는 것은 스테아르산(C18:0), 팔미트산(C16:0), 라우르산(C12:0 코코넛 오일의 주요 지방산) 등 주로 3가지이다. 등심이나 베이컨 그리고 닭고기 껍질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산의 95%가 이들 3가지이며, 버터와 우유에는 포화지방산의 70% 가까이가 이들 3종류이다.
Abstract
The saturated medium-chain fatty-acid lauric acid (LA) has been associated to certain health-promoting benefits of coconut oil intake, including the improvement of the quality of life in breast cancer patients during chemotherapy. As it concerns the potential to hamper tumor growth, LA was shown to elicit inhibitory effects only in colon cancer cells.
Here, we provide novel insights regarding the molecular mechanisms through which LA triggers anti-proliferative and pro-apoptotic effects in both breast and endometrial cancer cells. In particular, our results demonstrate that LA increases reactive oxygen species levels, stimulates the phosphorylation of EGFR, ERK and c-Jun and induces the expression of c-fos.
In addition, our data evidence that LA via the Rho-associated kinase-mediated pathway promotes stress fiber formation, which exerts a main role in the morphological changes associated with apoptotic cell death. Next, we found that the increase of p21Cip1/WAF1 expression, which occurs upon LA exposure in a p53-independent manner, is involved in the apoptotic effects prompted by LA in both breast and endometrial cancer cells. Collectively, our findings may pave the way to better understand the anticancer action of LA, although additional studies are warranted to further corroborate its usefulness in more comprehensive therapeutic approaches.
탄소수가 가장 많고 녹는점이 제일 높은 스테아르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이미 판명되었으며, 오히려 우리 몸에 들어가 올레산(oleic acid)이라고 불리는 불포화지방산으로 전환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바로 심장에 좋다는 올리브유의 지방산이 바로 이 지방산이다. 사실 포화지방산인 스테아르산은 동물성 지방뿐만 아니라 식물성에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Effects of stearic acid on plasma lipid and lipoproteins in humans
Abstract
More than 40 years ago, saturated FA with 12, 14, and 16 carbon atoms (lauric acid, myristic acid, and palmitic acid) were demonstrated to be “hypercholesterolemic saturated FA.” It was further concluded that the serum total cholesterol level would hardly be changed by isocaloric replacement of stearic acid (18∶0) by oleic acid (cis-18∶1n−9) or carbohydrates. These earlier studies did not address the effects of the various FA on the serum lipoprotein profile. Later studies found that the hypercholesterolemic saturated FA increase serum total cholesterol levels by raising concentrations of both the atherogenic LDL and the antiatherogenic HDL.
Consequently, the ratio of total to HDL cholesterol will hardly change when carbohydrates replace these saturated FA. Compared with other saturated FA, stearic acid lowers LDL cholesterol. Studies on the effects on HDL cholesterol are less conclusive. In some, the effects on HDL cholesterol were comparable to those of palmitic acid, oleic acid, and linoleic acid, whereas in others a decrease was observed. This may suggest that in this respect the source of stearic acid is of importance, which needs however further study. From all these studies, however, it can be concluded that stearic acid may decrease the ratio of total to HDL cholesterol slightly when compared with palmitic or myristic acid. Without doubt, the effects of stearic acid are more favorable than those of trans monounsaturated FA.
포화지방의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는 로날드 크라우스박사도 포화지방이 우리 건강에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포화지방이 우리 건강에 나쁘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30년 동안 “심혈관계 질환에 지방의 양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는 사람이다. “포화지방이 동맥경화 현상을 초래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동시에 지적하고, LDL는 흔히 알려진 나쁜 콜레스테롤 분자가 아니다”라고도 말한다.
지질가설, 콜레스테롤 가설이 나오면서 마치 콜레스테롤이 들어있는 동물성 지방이 건강의 적이 되고 동물성지방도 등달아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3대 영양소 중 지방만 갑자기 독이 된 셈이다. 역설적으로 포화지방산은 2중 결합이 없어 오히려 산소에 의해 산화(산패)도 일어나지 않으며, 동시에 활성산소도 만들지 않아 불포화지방산보다 안정성이 높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한편 체내에서 대사될 때도 불포화지방산(대사에 효소가 2개 더 필요)에 비해 효소작용을 잘 받아 에너지 생산에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래의 설명처럼 세포막의 인지질을 구성할 때도 포화지방산이 녹는점이 높아 적당한 경도를 제공하는 그런 성질도 갖고 있다.
포화지방(산)과 뇌졸중과는 무관하다는 실험결과가 많지만 그중 대표적인 것이 1997년 하버드대 길만 교수가 20년간 수행한 연구결과이다. 이에 따르면 45~65세 남자 842명을 대상으로 포화지방(산)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포화지방(산)이 많을수록 오히려 뇌졸중이 낮아진다는 상반된 연구결과를 도출하여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남태평양의 섬에는 야자열매가 주식이고, 토케라우 섬은 칼로리의 60%를 포화지방(산)에서 얻고 있다. 그래도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서구인에 비해 70~80mg이 낮으며 순환기 질환도 거의 없다. 이들은 포화지방이 가장 많은 야자열매를 매일 먹으면서도 심장병, 암 등의 질환과 무관하다는 뜻이다. 스리랑카에서는 코코아유를 1인당 연간 120개분을 소비하면서도 심장병 사망률은 10만명당 1인꼴로 무시할 정도다.
포화지방(산)이 그렇게 몸에 나쁘다면 왜 모유에 많은 포화지방(산)이 들어 있는 것일까? 지방이 모유 고형분의 1/3을 차지한다. 조물주가 그렇게 나쁜 지방을 인간에게 먹일 의도였을까. 인간이 빨리 심혈관에 걸려 죽어라면서! 우유의 지방을 분리한 게 버터다. 버터는 소의 찌찌로부터 나온 동물성지방이라 나쁜 건가? 그래서 식물성지방으로부터 만든 마가린이 나왔다. 식물성 지방의 불포화지방산에 강제로 수소를 집어넣어 포화시킨 것이다. 이도 처음에는 좋다고 열광하다가 요즘은 천하에 몹쓸 식품으로 변했다. 그래도 식물성지방이라 좋은 건가? 어느 인간의 농간인지 모르지만 이렇게 만든 마가린은 트랜스지방이라면서 건강에 치명적인 것처럼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 트랜스지방산에 대해서는 다음 주제에서 다룰 예정이다.
지방은 비만하고도 별관계가 없다. 내가 먹은 지방과 내 몸에 쌓이는 지방은 다르지 않다. 문제는 과식이다. 지방만을 먹어서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고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탄수화물, 단백질을 먹어도 살은 찐다. 왜냐고? 여분의 포도당, 아미노산도 지방으로 전환되어 몸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가드너 박사가 주장한 황제다이어트(Atkins diet)라는 게 있다. 탄수화물은 적게, 지방은 많이 먹는 다이어트다. 저지방식보다 체중을 두 배 이상 줄일 수 있다고도 밝혔다. 한때 한국에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인기였다. 몸에 나쁘다는(?) 버터 값이 폭등하고 동이 날 정도였다. 그렇게 좋다고 입에 거품을 물더니만 이제는 왜 시큰둥하지? 다중 불포화지방(산)의 과잉섭취는 위험하다는 주장도 있다. 근거는 부족하지만 “세포막의 유동성을 너무 키워 출혈성이 높아진다고도 하는 것이 이유다.
최근 결정적인 증가가 나왔다. 영국의 권위 있는 과학논문 조사기관에 알트메트릭(Altmetric)라는 것이 있다. 연말에 ‘올해의 인기논문 베스트 100’을 선정한다. 학술적 평가뿐 아니라 언론이나 일반대중의 반응까지 포함해 논문지수를 산정하기 때문에 객관성이 있다는 평가다.
2017년 인기논문 베스트 100가운데 1위는 의학저널 ‘랜싯’에 실린 논문으로 고지방보다 고탄수화물이 건강에 더 해롭다는 내용이다. 캐나다 맥마스터대를 주축으로 한 다국적 공동연구자들은 18개국 13만5335명을 대상으로 평균 7.4년에 걸쳐 식단과 질병, 사망률의 관계를 조사한 대규모 역학 조사다. 그 결과 “고지방 식단이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키고 사망률을 높인다는 의학상식이 틀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Summary
Background
Methods
Findings
Interpretation
즉 지방의 섭취비율이 높은 상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은 하위 20%의 섭취군에 비해 사망률이 23% 낮은 반면, 탄수화물 비율 상위 20%는 하위 20%에 비해 사망률이 28% 더 높았다는 결과을 얻었다. 이른바 고지방 식단보다 고탄수화물 식단이 건강에 더 해롭다는 말이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이때까지 의 상식(?)을 뒤집는 결론이다. ‘나쁜 지방으로 알려진 포화지방 섭취비율이 상위 20%인 경우가 하위 20%에 비해 뇌졸중 위험성이 오히려 21% 더 낮았다’고 하는 점이다. 놀랍게도 불포화지방(산)이 포화보다 오히려 인체에 더 해롭다는 거였다.
이런 식품과 영양소에 대한 주장과 가설은 관계기업이나 이익단체의 농간에 의해 조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구미에 맞는 과학자를 찾아 돈을 퍼앵기고 데이터를 왜곡 조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왜 식물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동물에는 적은가?
생육온도나 체온 때문인 것으로 짐작한다. 지방이 지방세포에 저장될 때는 적장한 경도가 중도하다. 너무 굳어도 안되고 너무 묽어도 안된다. 즉 생물의 체온에 맞게 적당한 유동성을 유지하도록 지방산조성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론이다. 사람보다 체온이 높은 가금류는 불포화지방산의 양이 사람보다 다소 높다. 환경의 온도에 근접하는 식물의 경우는 당연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아야한다는 가설이다.
한편 지방산은 동식물의 세포막을 구성할 때도 매우 중요하다. 세포막의 주성분인 인지질(phospholipid)속에 2분자의 지방산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생물의 세포막은 생육온도에 관계없이 항상 반유동성(semi fluid)을 유지해야 한다. 적당한 굳기(경도)로 죽상(粥狀)이 되어야 막구조속에 떠다니는 기능성단백질의 수평이동이 가능해서다. 막에 박혀있는 단백질은 이동하면서 반응에 관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항상 일정해야한다. 비율이 달라지면 세포막의 경도를 유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막의 삼투압 및 투과성에도 차질이 생긴다. 그래서 온도조절이 불가능한 식물의 경우에는 낮은 온도에서도 이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녹는점이 낮은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아야 한다는 거다. 반면 항온동물은 그 반대다. 동물이라도 어류나 변온동물인 파충류 등은 항온동물보다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낮아야 된다. 심지어 대장균(E. coli)을 서로 다른 온도에 배양하면 그 생육온도에 적응하여 막의 지방산조성을 달리할 정도다.
즉, 동식물의 종류와 생활환경이 체내 지방산의 조성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실제 이런 세포막의 반유동성은 우리가 먹는 지방의 종류하고는 관계가 없다. 항상 우리 몸이 스스로 그 비율에 맞도록 합성량을 조절하고 있어서다. 지방산은 아미노산, 포도당으로 부터도 쉽게 만들어 진다. 필수지방산(리놀렌산 등)은 아니지만.
결론은 실온에서 고체, 액체, 동물성, 식물성이 지방의 몸에 좋고 나쁨을 판별하는데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방이 굳어 있다고 우리 몸에 나쁘게 작용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실온에서 녹아있지 않기 때문에 생물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도 만들어 준다는 역설도 성립한다. 다음 주제는 필수지방산과 오메가 지방산에 대서 쓴다.
불포화지방이 포화지방보다 불안정한 이유 – 불포화지방산의 산패
불포화지방은 2중결합이 많아 불안정하다. 그래서 고온이나 산소에 노출되면 트랜스지방이 되거나 산화된다. 산패는 온도가 높거나 공기와 오래 접촉하면 촉진된다. 즉 지방의 가수분해(유리지방산의 생성)가 일어나고, 불포화지방산의 2중결합 부위가 산소와 반응하여 과산화물(일종의 활성산소)이 되거나, 혹은 2중결합 부위가 잘리면서 반응성이 강한 각종 알데하이드(aldehyde), 저급지방산(길이가 짧은) 등이 생성되며 인체에 해롭게 되고 불쾌취도 동반한다. 실은 트랜스지방산보다도 오히려 더(?) 유해한 물질이 만들어 진다고 보면 된다. 산패는 실온에서도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저온에서 보관하고 산소와의 접촉을 피하라고 하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때로 각종 산화방지제를 첨가하기도 한다.
지방에 대한 쾌도난마(III) – 필수지방산이 묻다, 오메가지방산 넌 날 사칭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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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지방산이 몸에 그렇게 좋다고?
오메가지방산이 시중에서는 만병통치급으로 통한다. 혈관 청소부라고도 불리며 “몸에 나쁜 저밀도콜레스테롤(LDL)은 줄이고 혈관을 튼튼하게 한다는 고밀도콜레스테롤(HDL)를 높이며 고지혈증 환자에게 유익하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전(피떡)이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 혈행을 개선시켜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혈관의 염증 억제효과가 탁월하다.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고 심혈관질환을 예방 한다”는 등의 믿거나 말거나 한 예찬론이 주를 이루나 이는 아직 과학적 증거가 부족한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오메가지방산이 필수지방산의 일종이라는 것을 밝히고 지나친 과대선전에 대해 그 실체를 들여다본다.
아래 리뷰논문
Omega 3-metabolism, absorption, bioavailability and health benefits–A review
필수지방산이란 뭔가?
우리 몸속에서 함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먹어 줘야하는 지방산을 말한다. 2종류가 있다. linoleic acid와 linolenic acid이다. 지방산은 CH3CH2——COOH의 구조를 취하는 물질의 총칭이다. 탄소수 4개에서 20여개인 여러 종류의 지방산이 자연계에 존재한다. 생명체내에서 포도당이나 아미노산으로부터 나오는 acetyl-CoA으로부터 합성된다. 탄소수가 2개인 acetyl기를 붙여나가면서 짝수의 지방산이 합성된다. 그래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지방산은 탄소수가 거의 예외 없이 짝수이다. 지방산의 종류를 아래 표에 나타냈다.
18:1을 예로 들면 탄소수가 18개이고 2중 결합(불포화)이 9번 탄소에 1개인 oleic acid라는 지방산이다. 지방산의 녹는점(융점)은 탄소수가 작을수록 2중 결합이 많을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지방속의 이들 지방산의 분포(조성)가 지방의 융점도 결정한다.
체내 지방산의 합성회로
위 그림의 체내 지방산의 합성계에서 탄소수 16개인 포화지방산이 1차로 만들어 지고 이를 연장(elongation)하여 탄소수 18개인 포화지방산, 즉 stearic acid가 합성된다. 여기에 2중결합을 하나 넣은 oleic acid 까지는 체내에서 합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2중 결합이 9, 12번 탄소에 2개인 linoleic acid와 9. 12, 15번에 2중 결합이 3개인 linolenic acid는 만들지 못한다. 그래서 이 2종류를 필수지방산이라 하는 거다. 여기서 arachidonic acid(20:4), EPA, DHA는 체내에서 이들 필수지방산으로부터 함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필수지방산에는 넣지 않는다(아래 그림 참조).
그럼 오메가 지방산은?
오메가지방산은 2중 결합이 있는 지방산에 붙이는 이름으로 불포화지방산의 별칭이다. 아래 구조에서 이들 불포화지방산의 2중 결합을 탄소위치로부터 따져보자.
오메가 불포화지방산
필수가 아닌 oleic acid(올레산)은 -COOH로 부터 9번째에, 필수지방산 중 linoleic acid(리놀레산)는, 9,12번째에, lonolenic acid(리놀렌산)는 9, 12, 15번째에 2중 결합이 있다. 이들 지방산은 간단하게는 올레산을 18:1(△9), 리놀레산을 18:2(△9,12), 리놀렌산을 18:3(△9,12,15)로 표시하기도 한다. 여기서 18은 탄소 수, :1의 1은 2중 결합의 수, △9는 2중 결합의 위치를 나타낸다. 즉 18:2(△9,12)는 탄소수 18개, 2중 결합이 2군데, 2중 결합의 위치는 -COOH(carboxyl기)로 부터 세어 9번과 12번 탄소에 있다는 의미다.
이 때 탄소번호를 역으로 세면?
그런데 탄소번호를 숫자대신 α, β, γ—ω라는 그리스문자로 표시하는 방법도 있다. 지방산의 탄소번호를 숫자대신 알파벳으로 매겼을 때 맨 오른쪽 끝 탄소를 오메가(끝이라는 뜻)탄소라 한다.
여기서 2중 결합의 위치를 앞에서가 아니라 끝 ω로부터 세어보자. 그러면 올레산은 2중 결합이 9번째 탄소에, 리놀레산은 6과, 9번째, 리놀렌산은 3, 6, 9번째에 있다. 이들 지방산에 ω탄소를 기준으로 하여 새로운 이름을 붙여보면, 올레산은 ω-9지방산, 리놀레산은 ω-6, ω-9지방산, 리놀렌산은 ω-3, ω-6, ω-9지방산이 된다. 이른바 오메가지방산이란 불포화지방산의 또 다른 별칭이 되는 셈이다. 즉, 우리가 신비하게 생각하는 ω-3, ω-6 지방산은 바로 필수지방산인 리놀레산, 리놀렌산을 의미한다. 그냥 리놀렌산이라 부르면 될 것을! 뭔가 고상한 뜻이 있는 줄 알았잖아. 아래 표는 몇몇 식품의 지방에 들어 있는 각종 지방산의 함량을 표시했다.
어린이의 뇌 성장에 좋고 등 푸른 생선에 많다는 DHA, EPA도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이긴 하나 리놀렌산 등으로 부터 체내합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수지방산에는 넣지 않는다(아래그림). 등푸른생선 등에 많다는 것이다. DHA는 탄소원자수가 22개 이며, 이중 결합이 모두 6개(ω-3,6,9,12,15,18 지방산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인 다불포화지방산(polyunsaturated fatty acid)이다. EPA는 탄소원자의 수가 20개이고 이중결합이 모두 5개(ω-3,6,9,12,15)인 다불포화지방산이다.
오메가지방산이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대 인기다. 시중에는 마치 건강의 지킴이처럼 나이 들어(아니 일반인도) 먹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선전을 일삼는다. 이들 필수지방산은 세포막성분과 기능성물질, 호르몬 유사물질(hormone-like)의 전구체(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물질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이나 식용유(해바라기유, 면실유, 옥수수유, 들기름)에 포함되어 있어 특별히 부족현상을 걱정하고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는 성분이다.
오메가-3는 일명 ‘혈관 청소부’라고도 불리며 몸에 나쁜 저밀도콜레스테롤(LDL)은 줄이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고밀도콜레스테롤(HDL)를 높이며 고지혈증 환자에게 유익하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전(피떡)이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 혈행을 개선시켜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혈관의 염증 억제 효과가 탁월하다.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고 혈전을 예방해 심혈관질환을 막는다‘ 는 등의 예찬론이 주를 이루나 이는 아직 과학적 증거가 부족한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
동시에 시중에는 ω-3만 강조하고 있는데 이에 못지않게 필수지방산 ω-6도 중요하다. 일부 전문가(쇼닥터)는 “오메가-3가 체내 지방을 분해하는 반면 오메가-6는 지방을 오히려 축적하게 한다. 오메가 6가 너무 많으면 지방세포를 증식시키고 염증반응을 일으켜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등의 황당한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도 전혀 근거 없는 괴담수준이다.
오메가지방산은 자연계에 단독으로 있는 게 아니라 항상 지방의 분자 속 구성성분으로 있다. 즉 글리세롤 한 분자에 지방산 3분자가 결합한 것을 지방이라 하는데 이중 ω-3 나 ω-6가 하나만 들어 있어도 함량표시도 없이 오메가방산이라 부른다. 잘못된 호칭이다.
또 이들 필수지방산도 필요이상으로 먹게 되면 나머지는 대사되어 고 에너지원으로 된다. 많이 먹으면 다른 지방산과 같이 열량을 내고 소모되어 없어진다. 거의 모든 기름에는 양의 차이는 있지만 이들 필수지방산이 다 들어 있다. ω-6는 동식물기름에도 예외 없이 다 있지만 ω-3는 함량이 그렇게 높지 않다. 들기름과 아마씨 등에 특히 많다.
필수지방산(오메가지방산)의 생체내 역할
오메가지방산의 생체 내 역할은 아주 다양하다. 막구조 속 인지질의 구성성분으로, 생리기능을 담당하는 eicosanoid, prostaglandin, leucotriene 등 hormone-like성 물질의 전구체로 사용되며 생리기능상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그러나 아직 그 기능의 전모가 다 밝혀져 있지 않은 정도라 이를 빌미로 얼핏 전문가로 보이는 사이비들이 터무니없는 효능을 들먹이면서 소비자를 기만하고 등쳐먹는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한다.
오메가 지방산은 많이 먹을수록 좋나?
그런데 많이 먹어 탈나는 포식의 시대에는 필수지방산의 부족현상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일부러 먹어줄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건강식품? 이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필요 없는 환자나 정상식이가 어려운 사람에게나 필요한 영양소다. 음식에 약리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 과잉욕구라 볼 수 있다. 시중에는 몸에 필요한 것을 몸에 좋은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몸에 좋다니까 많이 먹을수록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환상이다. 필수지방산도 과잉 섭취하면 전립선암 유발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오메가 지방산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
지난 2016년 유럽과 미국 심장관련 의학계가 오메가-3 지방산 제제를 심혈관 예방 효과가 있는 약물로 권고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은 낮추지 못한다는 게 결론이다.
오메가-3 지방산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최근 미국의사협회지인 JAMA Cardiology에 실렸다. 영국 옥스포드의대 인구보건 분야 임상서비스 및 역학 연구과 Theingi Aung 교수팀이 주도한 것으로, 지금까지 가장 잘 디자인됐다고 평가된 10개의 오메가-3 지방산 연구이다. 환자 7만7917명을 메타분석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오메가 3를 복용한 사람과 비복용자 간의 심혈관 질환사이의 차이는 없었다는 보고다.
Abstract
Importance Current guidelines advocate the use of marine-derived omega-3 fatty acids supplements for the prevention of coronary heart disease and major vascular events in people with prior coronary heart disease, but large trials of omega-3 fatty acids have produced conflicting results.
Objective To conduct a meta-analysis of all large trials assessing the associations of omega-3 fatty acid supplements with the risk of fatal and nonfatal coronary heart disease and major vascular events in the full study population and prespecified subgroups.
Data Sources and Study Selection This meta-analysis included randomized trials that involved at least 500 participants and a treatment duration of at least 1 year and that assessed associations of omega-3 fatty acids with the risk of vascular events.
Data Extraction and Synthesis Aggregated study-level data were obtained from 10 large randomized clinical trials. Rate ratios for each trial were synthesized using observed minus expected statistics and variances. Summary rate ratios were estimated by a fixed-effects meta-analysis using 95% confidence intervals for major diseases and 99% confidence intervals for all subgroups.
Main Outcomes and Measures The main outcomes included fatal coronary heart disease, nonfatal myocardial infarction, stroke, major vascular events, and all-cause mortality, as well as major vascular events in study population subgroups.
Results Of the 77 917 high-risk individuals participating in the 10 trials, 47 803 (61.4%) were men, and the mean age at entry was 64.0 years; the trials lasted a mean of 4.4 years. The associations of treatment with outcomes were assessed on 6273 coronary heart disease events (2695 coronary heart disease deaths and 2276 nonfatal myocardial infarctions) and 12 001 major vascular events. Randomization to omega-3 fatty acid supplementation (eicosapentaenoic acid dose range, 226-1800 mg/d) had no significant associations with coronary heart disease death (rate ratio [RR], 0.93; 99% CI, 0.83-1.03; P = .05), nonfatal myocardial infarction (RR, 0.97; 99% CI, 0.87-1.08; P = .43) or any coronary heart disease events (RR, 0.96; 95% CI, 0.90-1.01; P = .12). Neither did randomization to omega-3 fatty acid supplementation have any significant associations with major vascular events (RR, 0.97; 95% CI, 0.93-1.01; P = .10), overall or in any subgroups, including subgroups composed of persons with prior coronary heart disease, diabetes, lipid levels greater than a given cutoff level, or statin use.
Conclusions and Relevance This meta-analysis demonstrated that omega-3 fatty acids had no significant association with fatal or nonfatal coronary heart disease or any major vascular events. It provides no support for current recommendations for the use of such supplements in people with a history of coronary heart disease.
그 외에도 연구 디자인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오픈라벨과 블라인드(싱글, 더블)로 나눠 분석해 봤지만 기대했던 비치명적 심근경색, 관상동맥 심장 사망, 모든 관상동맥 질환 발생률에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했다.
연구를 주도한 Theingi Aung 교수는 “메타분석을 해봤지만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오메가-3 지방산 제제를 심혈관 질환 예방목적으로 권고하고 있는데 하루 1g 복용만으로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며 지침 변경의 필요성도 시사했다.
이같은 연구는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림암센터 명승권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는 UCLA 보건 대학원생과 함께 1988년부터 2016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오메가-3 지방산의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치료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결과 58편의 임상시험(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을 종합한 메타 분석에서 효과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동시에 심혈관질환 환자의 중성지방을 낮춘다는 임상적 근거도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