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千字文) 90 _ 殆辱近恥 林皐幸卽
태욕근치 임고행즉 殆辱近恥 林皐幸卽
<殆 거의(위태할) 태 / 辱 욕될 욕 / 近 가까울 근 / 恥 부끄러울 치
林 수풀 림 / 皐 언덕 고 / 幸 다행 행 / 卽 곧(나아갈) 즉>
위태로움(殆)과 욕 된(辱)일을 하면 머지않아(近) 치욕을 당할 것이니(恥)
숲(林)과 언덕(皐)이 있는 초야로 기꺼이(幸) 내려가야 한다(卽).
▶ 한자공부
殆 : 살바른뼈 알歹과 별 태台(수저를 입에 가져가는 모습→이르다). 거의 죽음에 다다른다는 데서 ‘위태롭다.거의'.辱 : 별 진辰(농기구)과 마디 촌寸. 농기구로 일을 하는 모습이다. 일이 고되다는 뜻이 확대되어 ‘욕되다.더럽히다’.
近 : 쉬엄쉬엄갈 착辶과 도끼 근斤(자르다). 잘라서 길이 가깝다는 데서 '가깝다'.
恥 : 귀 이耳와 마음 심心. 비판에 진심으로 귀기울여 부끄러이 느낀다는 '부끄럽다'.
林 : 나무가 많은 '수풀'.
皐 : 흰 머리뼈와 네 발 짐승의 주검이 있는 ‘언덕’. 고복皐復은 죽은 사람이 살았을 적에 입던 저고리를 들고 높은 곳에 올라서서 “아무 동네 아무개 복復”이라고 세 번 외쳐 혼을 부르는 것(招魂)을 말한다.
幸 : 일찍죽을 요夭와 거스를 역屰. 일찍 죽는 것을 면한다는 데서 ‘다행’.
卽 : 향기로울 급皀과 병부 절卩. 음식을 막 먹으려는 모습에서 ‘곧’.
▶ 해설
고대에는 전쟁에 이겨서 나라를 세우게 되면, 건국의 일등공신들은 부귀와 권세를 쥐게 된다. 그러나 계속하여 자리를 보전하고 있으면, 왕으로부터 반역의 의심을 사서 죽음에 이르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유방이 세운 한나라는 일등공신 모두 한자리씩 차지하고 제후가 되었으나, 한신은 토사구팽이 되고, 팽월은 젓갈이, 영포는 주살, 노관은 객사 하는 등 소하를 제외한 모든 공신은 유방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 물러나지 아니하면 목숨이 위태롭다. 그러므로 하야(下野)하고, 낙향(落鄕)하여 한가로이 삶을 누리면 여생이 보전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이렇게 말한다.
持而盈之 不知其已 (지이영지 부지기이) 지니고서도 더 채우는 것은,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
揣而鋭之 不可長保 (췌이예지 불가장보) 갈아서 더 날카로워지면 오래 보존할 수 없다.
金玉滿堂 莫之能守 (금옥만당 막지능수)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면 지킬 수 없다.
富貴而驕 自遺其咎 (부귀이교 자유기구) 부귀하여 교만해지면 스스로 허물을 남기게 된다.
功成身退 天之道 (성공신퇴 천지도) 공을 이루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이다.
현명한 이들은 자신이 이룬 공을 자랑하지 않고 묵묵히 겸손함으로 일관한다는 공성신퇴(功成身退)의 정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