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라(관악) 컨트리 클럽 / Riviera CC
전 세계적으로도 대도시는 점점 더 커지는 추세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확장은 정말로 대단하다.
몇 년 전만해도 빈터이었던 곳이 오늘은 빌딩 숲으로
변해있는 모습들! 너무나도 쉽게 이곳저곳에서 목격된다.
특히, 수원CC, 한성CC, 태광CC, 88CC 같은 곳들 모두
이젠 사방이 아파트로 포위가 되어 있다시피 하니,
그 변해가는 모습에 절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수도권이 이러니 서울은 또 어떤가?
군 골프장이었던 남성대 체력단련장 터는 이미 위례 신도시로
편입이 되면서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지만,
용산구의 가족공원과 광진구의 어린이 대공원, 그리고 관악구의
서울대학교 자리가 원래 골프장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도 많지 않다.
바로 이 어린이 대공원에서 시작되어, 관악구 서울대학교 자리에 있던
관악 컨트리 클럽(왜 이름이 관악인지 쉽게 짐작이 된다)은
1971년 현 위치로 이전을 하여, 대농그룹에 의해 운영이 되었었다.
그러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신안그룹으로 넘어가더니,
지중해의 인기휴양지인 리비에라(Riviera)의 이름을 무슨 이유인지
뜬금없이 갖다 붙이면서, 리베라 CC로 거듭났다.
한국에 골프장이 몇 개 없던 시절에 태동하여, 한양, 수원, 남 서울,
등지와 함께 한국 골프장 1세대의 명문 골프장이었던 관악은 그래서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 개명 붐으로 인하여, 역사적인 그 이름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 오픈도 여러 차례 개최를 하였던
구(동) 코스, 신(서)코스의 36홀 코스는 이제 레이크, 밸리,
체리, 파인 힐로 변모하였고 거기다 파3코스까지 더해졌지만,
한국 1세대 골프장들이 다 그렇듯이, 일본식 설계의 비슷비슷해
보이는 코스들은 여전하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을 타고
서울로 오다, 오른쪽으로 잘 보이던 클럽 하우스와 (서)코스들은
이젠 동탄 신도시로 포위가 되었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인근 주민들이 일부러 찾아 와, 꽃구경을 했다는
골프장 진입로의 유명한 왕 벚꽃나무 터널이 여전한지는 모르겠지만,
4-5시간동안 골프를 치던 장인어른의 자가용을 골프장 주차장에서
몰고 나와, 그 좁은 2차선 도로에서 운전 연습을 하던 1979년,
그리고 몇 년 후, 내차를 몰고 가, 클럽하우스 입구에서 발렛 파킹을
맡기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그 관악 CC의 추억은 내게 각별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