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조절물질은 글로벌하다
인지주의자와 실용주의자들의 관점에 나타나는 이런 차이점은 아주 미묘해 보이지만 대단히 중요하다.
실용주즤자들은 우리 인간과 다른 동물들이 공간 속에서 방향을 잡아나가는 방법을 두 가지 확인하고 있다.
한 가지 방법은 강물의 흐름이나 높은 빌딩의 위치 혹은 언덕의 위치와 같이 눈에 두드러지는 랜드마크를 바탕으로 한 방향 감각이다.
다른 한 방법은, 우리가 어느 호텔에서 버스정류장으로 가면서 길거리의 간판들을 살필 때처럼, 연속적인 위치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어딘가를 처음 가서 그곳의 랜드마크들을 모조리 외울 수도 있는 일이다.
심리학자 루시아 제이콥스(Lucia Jacobs)는 다람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해마의 다른 부위에서 이 두 가지 메커니즘의 증거를 찾아냈다.
가을이면 겨울에 먹을 도토리를 주워서 어딘가 숨겨놓는 다람쥐들한테서 말이다.
제이콥스는 더 나아가 방향감각은 수컷에서 더 잘 발달하고, 공간을 차례로 기억하는 일은 암컷에서 더 잘 발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해냈다.
그녀는 또한 공간세포가 들어 있는 해마 부위가 가을에 더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을이라면 다람쥐들이 도토리를 주워 저장하는 계절이 아닌가.
그러다가도 저장해 놓은 도토리를 발견해야 하는 겨울이 되면 그 부위가 오그라들었다.
이런 해부학적 변화는 해마가 외현기억들을 형성하여 그것을 뇌의 다른 부위에 저장한다는 관점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회상을 하는 동안에 그 기억들을 재창조하고 이용하는데는 해마의 그 부위가 필요하지 않다.
지도가 없는 공간적 방위측정이라는 이 아이디어와 비슷한 관점은 준 타니(Jun Tani)와 로드니 브룩스(Rodney Brooks),앤디 클라크(Andy Clak), 호스트 핸드릭스-잰슨(Horst Hendriks-Jansen)과 같은 엔지니어들에 의해 더욱 발전되고 있다.
이들은 반(半)자율적인 기계들을 개발하고 있다.
스스로 환경을 탐험하고, 그 과정에 벽이나 가구와 사람 같은 장애물들을 피할 줄 아는 기계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 기계들이 배운 것들은 인지주의자들이 이용하는 인지지도 같은 것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 기계의 스위치들처럼 저장된다.
그 스위치는 학습에 의해 켜지고, 현재 그 기계가 들어가 있는 학습된 공간에서 위치를 옮길 때마다 그에 적절한 운동의 방향을 제시한다.
즉 그 스위치들은 특정 위치에서 특정 행위를 다듬어냄으로써 그 장비와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을 떠받치는 것이다.
우리도 여러 번 방문하여 익숙하게 된 도시를 걷거나 운전을 할 때 종종 이런 식으로 돌아다닌다.
지도를 들고 일일이 지역을 대조해가면서 시내를 다니는 것과는 대조적인 방법이다.
지도를 만들거나 읽는 데 필요한 싱징들을 창조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도 더러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다른 동물들도 지도를 만들거나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추론하기 어렵다.
내후각뇌피질과 해마피질 사이의 이 공간-시간 고리가 지니는 두 번째 두드러진 특징은 그것들의 뉴런집단들이 일차감각피질에 있는 뉴런집단과 똑같거나 비슷한 종류의 상호 연결과 상호 작용적인 동역학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우리가 제3장과 제4장에서 사용한 것과 똑같은 개념과 어휘로 내후각뇌피질과 해마피질을 묘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구조들에 의해 생긴 뇌파도들은 시간과 공간에서 비슷한 파형을 갖고 있으며, 또 행동과 관련 있는 뇌 상태의 변화가 감각피질들에 의해 나타난 변화와 비슷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기서 나는 이런 추측을 해 본다.
내가 공간-시간 고리로 도식화한 그것을 이루는 변연계의 뉴런집단들이 끌개풍경을 구축하고 지속시킨다는 것이다.
학습으로 형성된 다중 끌개들의 유역들을, 그림 14에 나타난 것과 같은 공간 AM 패턴들의 시퀀스를 결정한다.
그 패턴들은 반복되는 상태 전환에 의해 이뤄진다.
끌개유역들이 카오스적인 순방에서 거듭 반복되는 상태 전환을 통해서 공간 AM 패턴의 시퀀스를 결정한다.
그 순방의 각 단계는 글로벌 차원의 상태 전환이다.
그런 단계들은 1초에 몇 차례 일어난다.
우리가 생각의 열차에서 도약으로 경험하는 그것과 비교할 만하다.
글로벌 차원의 상태 전환 아래에서 일어나는 로컬 AM 패턴의 틀은 그보다 10배나 더 빨리 일어난다.
감마반송파들은 눈이 부실 정도로 빠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변연계의 패턴들은 공간-시간 고리 내의 자기조직 동역학에서 나타난다.
그 이유는 그 궤도들을 시작시키는 결정적인 불안정이 변연계의 이 핵심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패턴들은 공간-시간 고리가 깊이 박혀 있는, 그보다 더 큰 고리에서 나오는 피드백에 따라 변하게 된다.
이 고리들은 피질 간의 전달들이 수행에 대한 명령이기보다는 협력을 부탁하는 초청이라는 그 원칙을 표현한다.
그러므로 나는 카오스 같은 불안정을 통해 나오는 AM 패턴의 자기조직적인 발전이 지향적인 행위의 흐름을 조절한다고 믿는다.
이것이 자아를 조직하는 임무의 핵심을 이룬다.
타니는 동역학 시스템의 한 관점을 이용하여 자아는 혼란스런 상태 전환이 일어나는 동안에만 생겨나고 존재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선형적 인과관계(제6장 참고)의 결정론적인 작용이 일시적으로 중지되는 때이다.
그 동안에는 외적으로 추론하는 인과관계의 고리도 끊어진다.
변연계에서 나가는 유출의 대부분이 감각계로 감에도 불구하고, 적은 양은 직접 두 개의 주요 운동계로 간다.
근골격계를 지휘하는 편도체(그림16), 그리고 근육의 사용과 감정적 표현을 떠받치기 위하여 심장과 폐, 피부와 내분비선을 통제하는 시상하부가 그 운동계이다.
편도체는 감정적 행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심리학자 하인리히 클루베르(Heinrich Kluver)와 폴 부시(Paul Bucy)가 60년도 더 전에 편도체를 제거하면 포악한 원숭이들을 다스릴 수 있고, 그들의 먹이 섭취와 성적 행동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발견에 힘입어 신경외과의사인 버논 마크(Vernon Mark)와 프랭크 어빈(Frank Ervin), 헤르데키 나라바야시(Hrdeki Narabayashi)는 인간 어른들의 폭력성과 어린이들의 활동성을 줄이기 위해 편도체를 제거해버렸다.
그 결과는 모든 감정적인 행동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이 멍청이같이 행동했던 것이다.
그 신경외과의사들은 또한 인간 자원자들의 편도체를 자극하기 위해 전극봉을 삽입한 뒤에 그 느낌을 물었다.
실험 대산자들의 대답에는 우울증과 약간의 의기양양, 불안에 대한 묘사가 들어 있었다.
그러나 다른 신경외과적인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결과들은 설득력을 지니지 못했다.
부분적인 이유는 그 자극이 환자들이 그 전에 경험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던 탓에 사람들이 그것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부분적인 이유는, 신경외과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어떤 느낌을 받을 것인지를 암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수술실에서 심리측정을 엄격히 하기는 불가능하다.
환자들이 국부마취로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삶이 완전히 의사의 손에 달렸다는 사실을 알 때에는 의사들을 즐겁게 해주는 경향을 보이기 마련이다.
최근에 개발된 첨단 영상기법을 동원한 연구에서는 두려움의 감정이 일어나는 동안에 편도체가 활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난다.
실제로 편도체는 모든 감정의 표현과 경험에 관여한다.
그러나 뇌기능을 영상으로 찍는 기계 안에서 꼼짝도 하지 말아야 하는 실험 대상자들이 사랑과 분노, 질투, 경멸이나 동정심을 일으키도록 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원 혹은 기술자들은 섹스를 연구하려면 실험 대상자들이 공개적으로 자위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과학 잡자들의 편집자들이나 심사위원들이 지지하지 않을 연구방법이다.
전두엽에 있는 운동피질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변연계의 아웃풋은 전두엽으로는 축삭들에 의해 곧장 가고, 편도체와 시상하부에서 시상을 포함한 기저핵의 다른 부위들까지는 간접적으로 간다.
이 경로들에 의해 변연계의 참여가 전두엽의 넓은 지역에 걸쳐 확고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두엽은 두 가지 의미에서 운동신경이다.
좁은 의미에서는 운동피질(그림16)이 팔다리와 머리, 눈의 위치를 통제하기 때문이다.
변연계에서 일어난 지향적인 행동에 맞춰서 감각 인풋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일차운동피질은 행동을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전두엽은 미래 상태에 대한 예측을 만들어내고 변연계가 안내하는 지향적인 행동에 따른 결과들을 내놓는다.
단순한 동물의 경우에는 전두피질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다.
따라서 그런 동물의 의도적 행위는 보잘 것이 없다.
고양이와 개, 그리고 코끼리와 고래 같이 뇌가 큰 동물에서조차도 전두엽은 각 반구의 아주 작은 부분을 이룰 뿐이다.
이 동물들은 근시안적이고, 주의력을 쏟을 수 있는 시간적 길이가 짧다.
고릴라와 침팬지 등의 유인원에서 전두엽이 인간의 뇌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과정에 대한 설명을 찾을 수 있다.
지난 50만년 동안 인간의 전뇌는 이 지구상에 존재했던 어떤 생명체의 그 어떤 기관보다도 더 빨리 성장했다.
전두엽의 측면과 등부분은 예측에 필요한 논리와 추론과 같은 인지 기능과 관련이 있다.
중앙과 배 부분은 사교적 기술과 감정이입의 능력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이런 기여들을 선견지명과 통찰력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전두엽은 각 개인을 독특한 존재로 만드는 경험의 세부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학습과 연습, 실천에 결정적인 존재이다.
크고 강력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전두엽의 뉴런집단들은 비선형동역학을 스스로 조직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전두엽은 인간이 유인원 중에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척보다도 월등히 더 뛰어난, 복잡한 행동들을 다듬어내는 일에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그러나 전두엽이 시상과 제휴하여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 일상적인 행동이 일어나는 동안에 전두엽이 변연계와 뇌간을 어떤 식으로 통제하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변연계의 자기규제적인 기능들 중 근본적인 한 부분을 제공하는 것은 바로 신경조절물질이라 불리는 뇌 화학불질들을 분비하는 뉴런들이다.
이 뉴런들은, 가장 단순한 존재에서부터 가장 복잡한 인간 존재까지 모든 척추동물의 뇌간과 한가운데에 박혀 있는, 화학적으로 전문화되어 있는 핵들에서 발견된다.
신경전달물질이 뉴런을 즉각 흥분시키거나 억제하는 반면에, 신경조절물질들은 시냅스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낮춘다.
신경조절물질의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흥분 혹은 억제의 행동을 갖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신경조절물질들은 시냅스의 이득(제3장)에 지속적인 변화를 불러온다.
신경조절 뉴런들은 뇌의 많은 부위로부터 인풋을 받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도적 행동을 만들고 통제하는 과정에 변연계로부터 받는 인풋이다.
신경조절 뉴런들의 아웃풋 축삭들은 전형적으로 넓게 가지를 뻗으며 터미널 시냅스를 만들지 않고 신경망을 침투해 들어간다.
신경조절 뉴런들은 양쪽 대뇌 반구 모두의 신경망 전반으로 스며들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이리하여 그 뉴런의 행동은 글로벌 차원이 된다.
신경전달물질과는 달리 로컬 차원에 머물지 않는 것이다.
이 기능적 구조가 지향성의 통일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그 이유는전뇌가 핵 각각의 행동에 따른 영향을 동시적으로 받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