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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사랑 여행 스크랩 네 이름은 무엇이니? - 문화재의 명칭에 대하여
天風道人 추천 1 조회 117 14.08.04 04:4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네 이름은 무엇이니? - 문화재의 명칭에 대하여

 

 

마음이 여유로웠던 어느 날, 우리나라 곳곳의 박물관 중 어느 한 곳을 둘러보았어요. 붓질 가는 그대로, 손짓 가는 그대로, 우리 선조들의 마음 그대로~ 그 두근거림과 함께, 어느새 저도 모르게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 즐거운 여행 도중, 저는 어느 청자 앞에 멈춰 섰습니다.

 

ⓒ 문화재청

 

   빨간색으로 '寶物 제1024호'라고 적혀있는 문구를 보며, '오호, 보물이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이름표를 힐끔 보는데, '이 녀석'의 이름은 무려 '청자양각연당초 · 상감운학문대접(靑磁陽刻蓮唐草 · 象嵌雲鶴文大?)'이라고 합니다.

 

   . . . . . .

 

   그렇죠.

   "이름 자체는 굉장히 막연하지만, 하여간에 뭔가 엄청난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이 작은 청자에 이와 같은 '긴~ 이름'이 붙혀진 이유가 무엇인가 하고 가만히 살펴보니,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이 청자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대접으로, 아마 12세기 전반에 만든 것으로 추정한다고 해요. 높이는 5.0㎝ 정도, 아가리 지름이 16.2㎝ 정도인 이 작은 청자는, 안쪽과 바깥쪽의 무늬가 서로 다르고, 각 무늬를 새긴 기법도 서로 다릅니다.

   아마도 이 모든 것을 한번에 표현하기 위하여, 이 문화재의 이름이 길~어 졌겠지요?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한 가지!

   그렇다면, 우리 문화재들의 이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무언가 길게~ 길게~ 나열이 되어있는데, 과연 이 단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아할 때가 있기도 하지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문화재의 이름을 이루고 있는 단어들의 규칙에 대하여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단, 우리나라 문화재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공예품조각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저로 예를 들어 이야기해보자면, 저의 이름이 '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피부는 약간 까무잡잡하고 검은색 머리카락의 약간 긴 단발머리이며, 키는 약 162cm의 20대 여자'이지 않듯이, 사람의 이름은 '김민지(金旼池 - 평온한 연못)', 이와 같이 각자 개개인의 소중한 의미를 갖고 붙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문화재는 그렇지 않아요. 아까 보았던 '청자양각연당초 · 상감운학문대접'

"음, 너는 참으로 멋진 비색을 띄고 있으니, '최강비색'이라 이름짓겠어!"

라고 하며 무수히 많은 문화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다르게 짓는다면, 아마 우리가 문화재를 알아가고, 관리하는 데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문화재의 이름은 '일정한 규칙에 의하여, 그 문화재의 특성을 나타내는 단어들'로 이루어집니다.

 

   간단한 예로 또 다른 도자기를 한 번 살펴볼까요?

 

ⓒ 문화재청

 

   이 도자기는 국보 제179호로 지정된, 조선 전기에 만든 '분청사기박지연어문편병(粉靑沙器剝地蓮魚文扁甁)'입니다. 오, '요 녀석' 또한 무시 못할 정도로 긴~ 이름이네요. 그럼 하나하나 이름의 뜻을 알아보겠습니다.

 

  '분청사기' : 청자에 백토로 분을 발라 회청색의 유약을 입혀 다시 구워낸 사기.

  '박지' : 무늬를 그리고 그 무늬를 제외한 나머지 바탕의 백토를 긁어내는 기법.

  '연어문' : 연꽃과 물고기 무늬.

  '편병' : 둥근 몸체를 만든 후 양면을 편평하게 두드려 만든 병으로, 그렇기에 납작한 원형이며 몸에 짧은 목이 달려있는 자라모양의 병. 혹은 자라병.

 

   이를 통하여 우리는 도자기의 이름이 이와 같은 형식으로 지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문화재 중 조각품의 이름을 이루는 단어들의 규칙을 알아보려고 해요. 불교문화재 중 불상 한 점을 살펴보겠습니다.

 

 ⓒ 문화재청

 

   이 불상은 국보 제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상(金銅彌勒菩薩半跏像)'입니다. 국내에서 큰 금동반가사유상 중 하나라고 하네요. 삼국 중 어느 나라에서 만들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마 삼국시대 후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 그럼 이 불상의 이름을 분석해볼까요?

 

 

   이렇게, 이 문화재는 '미륵보살왼쪽다리를 내리고 그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얹은 반가부좌(半跏趺坐)의 자세를 한 모습동이나 청동으로 만든 불상에, 금을 입혀 표현한 것'임을 '이름'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만약, 불상이 출토된 지역이 확실하였거나, 혹은 특정 사찰의 불상임이 정확할 경우에는 지명(혹은, 사찰명)이 불상의 이름 앞에 붙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 김민지, 2008.

 

   이 불상은 '충청남도 예산군 화전리에서 출토되었으며, 네 면에 모두 새겨져 있는 불상'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문화재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 그렇죠! 이 불상은 보물 제794호인 '예산화전리사면석불(禮山花田里四面石佛)'입니다. 자연석의 네 면에 불상을 조각한 것으로 백제의 사면불로는 유일하다고 합니다.  동서남북에 따라 약사불(藥師佛), 아미타불(阿彌陀佛), 석가불(釋迦佛), 미륵불(彌勒佛)을 새긴 것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불상의 자세'를 나타내는 의미는 이름에 표현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한 부분은 앉아있는 좌상이고, 나머지 세 부분은 서 있는 입상이기 때문일 거예요.

 

   이번에는 사찰명이 표시된 불상을 한 점 살펴볼게요. 이번에도 여러분들께서 한 번 추측해보셔요!

 

 ⓒ 김민지, 2008.

 

   이 문화재는 '보림사라는 절에 소장되어있고요. 로 만들었으며, 비로자나불앉아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얼추 이름이 짐작 가시나요?

 

   바로 '보림사철조비로자나불좌상(寶林寺鐵造毘盧舍那佛坐像)'입니다! 국보 제117호인 이 불상은 불상의 왼팔 뒷면에 신라 헌안왕 2년(858) 무주장사(지금의 광주와 장흥)의 부관이었던 김수종이 시주하여 불상을 만들었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어서 정확한 조성연대를 알 수 있어요. 이를 통하여 철로 만든 불상 중에 가장 첫번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휴~ 우리나라의 무수히 많은 문화재 중에 두 가지 종류를 살펴보았습니다. 공예품조각 중 대표적인 도자기와 불상을 예로 들어 알아보았는데요. 그럼 다시 한 번, 일정한 규칙을 정리해볼까요?

 

   ★ 문화재의 이름에 들어가는 요소들 : 문화재의 소재지, 혹은 출토지

      (단, 공예품, 조각에 한정)             문화재를 구성하는 재료, 만드는 방법, 혹은 종류

                                                    (+ 문화재의 모양과 무늬를 만든 기법)

                                                    (문화재의 모양)

                                                    문화재가 상징하고 있는 것, 혹은 쓰임새

                                                    (문화재의 모습, 혹은 자세)

 

   이와 같은 요소들 중에 정확히 밝혀진 것들로만 문화재의 이름을 이룰 수 있는 단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간혹 문화재의 이름이 겹치는 경우가 있어요. 소재지나 출토지가 명확하지 않아서 이름에 명시되고 있지 않는 경우에, 만든 기법이 똑같고, 용도가 똑같다면  역시 문화재의 이름이 똑같을 수가 있겠지요.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이름과 더불어 문화재 분류에 도움을 주는 숫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제가 문화재 사진들과 함께 '보물 제1024호', '국보 제179호'처럼 썼던 것들인 문화재의 숫자들, 즉 '문화재 지정번호'입니다.

   물론, 이 '문화재 지정번호'의 숫자는 문화재의 우열을 가리는 순서가 아니라는 것을 모두 알고 계시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문화재를 감상하기에 앞서, '우리 문화재의 이름'을 먼저 살펴보고는 합니다. 문화재 자체에서 느끼는 감동과 더불어, 이 문화재를 어떻게 만들었고, 그 당시에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혹은 무엇을 상징하기 위하여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고스란히 알려주는 '문화재의 이름'과 함께라면, 마음속으로 떠올려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과거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우리 문화재의 이름을 유심히 읽어보시고, 그 뜻을 헤아린 다음에 문화재를 감상하시면 더욱 알찬 문화재 감상을 즐길 수 있으실 거예요.

 

   여러분들의 즐거운 문화재 감상을 바랍니다! ^_^

 

 

 

* 사진 속 '우리 문화재'를 직접 볼 수 있는 곳!

 

① '청자양각연당초 · 상감운학문대접'

        : 경기도 용인시 소재 '호암미술관' (현재 전시중)

        ☞ 호암미술관에서는 '청자 양각보상화 · 상감운학문 완'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http://hoam.samsungfoundation.org/

② '분청사기박지연어문편병'

        : 서울특별시 관악구 소재 '호림박물관' (현재 전시중)

        http://www.horimmuseum.org/

③ '금동미륵보살반가상'

        : 서울특별시 용산구 소재 '국립중앙박물관' (현재 전시중)

        http://www.museum.go.kr/

④ '예산화전리사면석불'

        : 충청남도 예산군 소재

        http://www.yesan.go.kr/culture/

⑤ '보림사철조비로자나불좌상'

        : 전라남도 장흥군 소재

        http://travel.jangheung.go.kr/

 

 

 

▲ 문화재청 블로그 기자단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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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8.04 09:48

    첫댓글 좋은 해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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