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고백]
영화배우 김지미가 처음으로 털어놓은 “영화같은 사랑과 결혼, 또 한번 이혼을 선택한 이유”
지난해 11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어 화제를 모은 영화배우 김지미가 이혼 후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다. 최근 울산 MBC 주최로 마련된 주부 대상 인생특강에 강사로 나서 이종구 박사와의 결혼생활과 이혼을 결심한 이유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것. 그의 인생고백을 지상 중계한다.
출연작 7백여편, 세번의 결혼과 세번의 이혼, 그리고 장안을 떠들썩하게 할 만큼 요란했던 한 번의 연애. 영화배우 김지미(63)는 자신의 이름 앞에 따라붙는 화려한 수식어만큼 연기도 사랑도 누구보다 정열적으로 한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그가 스크린에서 사라진 지도 여러 해 지났고, 나이도 환갑을 넘겼지만 그의 사랑이야기는 여전히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더욱이 지난해 11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남남이 된 심장전문의 이종구 박사(71)가 최근 27세 연하의 사업가와 재혼하고, 나란히 방송에 출연하면서 김지미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그는 이혼 후 딸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오래 머무는 등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왔다.
그런 그가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 지난 10월28일, 울산 MBC가 마련한 주부 대상 강연에 강사로 나선 것. ‘김지미의 황혼열차’라는 타이틀이 붙은 그의 강연은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12시가 넘어서면서부터 주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주부들을 위한 행사였지만 머리가 희끗한 남자 방청객들도 눈에 띄었다. 시계 바늘이 오후 2시를 가리킬 무렵엔 이미 3백개의 객석과 무대 앞에 마련된 보조 의자를 꽉 채우고도 계단조차 빈틈을 찾기 어려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리해 있었다.
마침내 진한 주황색 투피스를 입고, 비슷한 색상의 머플러를 목에 두른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에선 박수와 함께 탄성이 터져나왔다. 환갑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가녀린 몸매에 또렷한 이목구비가 ‘세기의 미녀’라는 수식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키 160cm에 몸무게 50kg, 열일곱 꽃다운 처녀시절의 몸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무대에 올라 숨을 고른 뒤 마이크를 잡은 그는 “일도 사랑도 열심히 했다. 사실 영화배우로서는 어느 누구보다 노력했기 때문에 이 바쁜 시간에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운을 떼고, 사회자 없이 두시간 가까이 자신의 사랑과 결혼생활에 대해 비교적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김지미는 이날 혼자 무대에 서 두시간 가까이 자신의 인생을 담담하게 회고했다. “제가 올해로 예순세살입니다. 많이 먹었죠? 열일곱살에 배우가 돼서 스무살에 결혼을 하고, 스물한살에 낳은 딸이 지금 마흔두살입니다. 둘째가 서른일곱이고요. 손자 손녀가 여섯명입니다. 저 역시 보통 어머니로 남은 생을 가족들에게 많이 할애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는 자신이 마치 황혼 열차에 탄 기분이라며 “어느새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평범한 어머니, 언니, 동생, 할머니로 돌아온 게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열일곱살 여고생이던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했다. 이번 강연의 타이틀 ‘김지미의 황혼열차’는 다름 아닌 그의 데뷔작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지난해 이혼한 이종구 박사와의 만남부터 이별까지 전 과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아 강연 도중 여러 차례 주부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박사와 얽힌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은 네번이 아닌 세번 결혼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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