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아빠어디가' 새로운 관계도가 형성되고 있다.MBC '일밤-아빠!어디가?'(이하 '아빠어디가')는 엄마 없이 다섯 아빠와 아이들만이 떠나는 여행을 담은 예능으로,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특히 방송 초반 엄마없이 아이들을 보살펴야 하는 아빠들의 고군분투는 절로 웃음을 자아냈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아이들에게 밥을 만들어줬고, 함께 놀아줬고, 친구가 됐다. 아빠와 아이들이 단 둘이 잠이 들기 전 나누는 진심이 가득한 대화는 두 사람을 더욱 가깝게 만들었고 시청자들마저 뭉클하게 했다.아빠와 아이들이 충분히 친해진 지금, '아빠어디가'에는 새로운 관계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아빠와 아이를 넘어 그리고 윤후와 지아의 귀여운 러브라인을 넘어 10명의 가족이 모두 친해진 '또 하나의 가족'이 형성된 것.특히 지난 17일 방송에서는 이런 관계도가 잘 드러났다. 공동의 미션을 받게 된 아빠와 아이들은 자신의 텐트를 벗어나 보다 다양한 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김성주는 '짜파구리' 요리사로 나섰고, 짜파구리 만드는 사나이 뒤에는 아들 민국이와 후, 준수, 지아가 줄줄이 따랐다. 후는 김성주의 짜파구리 요리에 "진짜 맛있어! 힘이 100프로(%)나 생겼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썰매를 탈 때는 아빠 윤민수보다 짜파구리 삼촌 김성주와 함께 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송종국과 후는 색다른 관계다. 후와 송종국의 딸 지아가 귀여운 러브라인을 그리면서 송종국에게 후는 귀엽지만 때로는 경계의 대상이다. 송종국은 지아를 껴안는 후에게 "지아를 안을 때는 삼촌한테 허락을 맡아야 돼"라고 말하기도 했으며, 설날 세배하러 온 후와 식사를 하면서 "씨암탉이라도 끓여줘야 되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성동일과 민국의 관계도 웃음을 자아낸다. 성동일은 다섯 아빠 중에 맏형으로, 거침없는 독설로 흐름을 주도한다. 특히 성동일은 매번 숙소 결정과 요리대결에서 뒤처지는 김성주를 나무라며 "너는 이게 텐트라고 가져왔니" "이런 요리를 1시간 20분이나 하냐"고 면박을 주기 일쑤.성동일에게 민국은 자신의 아빠를 괴롭히는 삼촌으로 인식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지는지 준이도 어려워하는 성동일을 노려보거나 장난을 걸곤 한다. 춘천호 요리대결에서도 민국은 성동일을 툭툭 쳤고, 텐트 공격에 대한 복수로 성동일의 텐트를 쥐고 흔들기도 한다. 또 이종혁은 지아에게는 아빠보다 형인데도 말 안 듣는 삼촌이고, 후에게는 왠지 장난을 치고 싶은 '이조녁' 삼촌이다.'아빠어디가'를 단순히 아빠와 아이들이 친해지는 프로그램이라고 예상했던 것이 오산이었다. 삼촌과 조카, 경쟁자, 친구, 연인 등 이토록 수많은 관계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니. 예상가능하고 정형화된 관계만을 만들어내는 기존의 전문 '예능꾼'이 아니라 누구에게라도 마음을 터놓는 순수한 아이들이 주인공이어서 얼마나 다행인가.[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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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아빠 어디가'는 착한 예능을 표방하며 새로운 형태의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그속에서서 주목해야할 것은 아빠와 아이와의 관계였습니다.
가정에서 교육에서 아이와의 관계를 주도하던 엄마가 아닌 ,아빠와 아이들 만의 여행을 통해 그동안 소외되었던 아빠의 역할과 존재감. 그리고, 그 속에서 교육의 또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글은 <교사를 춤추게 하라>-우치다 타츠루 / 민들레- 책에서 발췌한 부분입니다.
'아빠 어디가'영상과 기사를 보면서 너무나 공감되던 책의 일부분입니다.
<친족의 기본 구조와 교육제도> p.130 - p131
'레비스트로스'는 아이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삼촌 또는 이모 이렇게 네 명으로 이루어지는 4항 구조를 '친족의 기본구조'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이 구조는 근친상간의 금기와 친족 규칙의 발생을 설명하기 위한 모델입니다만,
저는 이것을 성숙 모델 혹은 교육 모델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내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는 부모 세대에 세 명의 어른이 필요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삼촌(외삼촌)입니다.
레비스트로스가 인류학적 연구에서 발견한 규칙은 전 세계 모든 사회 집단에서 아버지와 삼촌은 사내아이에게 다른 육아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엄격하게 아이를 키우는 사호에서는 삼촌이 아이의 응석을 받아주고,
아버지와 아들이 긴밀한 사회에서는 삼촌이 성가실 정도로 까다로운 역할을 맡습니다.
즉, 아버지와 삼촌은 상호보완적으로 기능합니다.
사내아이는 두 명의 동성 어른, 사회적 위치에서 동격인 어른, 즉 성숙의 롤 모델이 될 두 명의 어른에게서 '다른것'을 배웁니다.
보통 한 쪽은 대세에 순응해서 다수가 취하는 행동을 흉내내며 모난 돌이 되지 않기를 가르칩니다. 그리고 다른 한쪽은
고립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꺾지말고 성취하라고 가르칩니다. '약자의 생존전략'과 '강자의 생존전략'이라고
바꿔서 말해도 되고, '살아남기 전락'과 '이겨서 살아남는 전략'이라고 말해도 좋습니다.
어느 한 쪽이 더 낫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간이 사회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각각의 전략을 편의상나누어 사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쩄든 아이는 그렇게 두 명의 동성 연장자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다른 방식을 제시받습니다.
그 구조적 갈등 안에서 성장합니다.
아마도 삼촌이 제대로 기능하는 사회에서는 학교와 교사는 필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시대는 이미 친족의 기본 구조, 그 자체가 해체되어 버렸습니다. 모든 여성에게 배우자를 확실하게 배당해온
친족조직도 붕괴했기 때문에, 여자아이에게도 '성숙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젠 삼촌, 혹은 여아의 경우에는 이모가 하던 역할을 사회적 제도가 대행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부모의 육아 전략과는 다른 전략을 아이들에게 들이대는,
부모와 같은 정도의 사회적 위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고, 그래서 교사라는 어른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교육제도를 이런 인류학적 흐름에서 이해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