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성자 하나님께서 계시하시는 은혜이다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부 하나님께서 창세전 영원한 때에 비밀히 베푸신 은혜를 계시하셨다.
곧 성자 하나님께서 창세 전 영원한 때에 기쁘신 뜻대로 구원할 자를 택하여 예정하신 성부 하나님의 은혜를 계시하신 것이다.
이러한 성자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사도 바울은 에베소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이르기를,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으니 이는 그가 모든 지혜와 총명으로 우리에게 넘치게 하사 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셨으니
곧 그 기쁘심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을 위하여 예정하신 것이니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함이니라
이 모든 일을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 자의 뜻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우리로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엡1:7~12)고 하였다.
곧 성자이신 그리스도의 구속은 창세 전 영원한 때에 기쁘신 뜻대로 구원할 자를 택하여 예정하신 성부 하나님의 은혜를 계시하시려는 섭리라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섯째는 성령 하나님께서 완성하시는 은혜이다
성령 하나님이신 보혜사께서는 성자 하나님께서 계시하신 성부 하나님의 영원한 때 비밀히 베푸신 은혜를 완성하신다.
곧 성령 하나님께서 성부 하나님의 예정을 입은 자를 부르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하시고 의롭다 하셔서 구원에 이르도록 섭리하신다.
이러한 성령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사도 바울은 에베소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이르기를,
'그 안에서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 이는 우리의 기업의 보증이 되사 그 얻으신 것을 구속하시고 그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 하심이라'(엡1:13~14)고 하였다.
곧 성부 하나님께서 으녜의 비밀을 드러내신 성자 하나님의 구속을 성령 하나님을 통하여 완성하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요컨대 성부 하나님께서 영원한 때에 비밀로서 베푸신 은혜는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섭리하시는 가운데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통하여 계시하시고, 성령 하나님으로 오시는 보혜사를 통하여 완성된다.
그러므로 피조세계는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풍성한 은혜의 섭리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신학자들은 일반은혜와 특별은혜로 구분하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일반 은혜는 특별 은혜를 보조하는 은혜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피조세계는 하나님께서 영원한 때에 베푸신 은혜를 계시하여 완성하시는 은혜의 섭리로 가득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을 창조하시기 전에, 인간에게서 아무런 조건을 찾을 수도 없을 때에, 그 때에 벌써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거저 선택하여 하나님의 자녀로 예정하셨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가,
따라서 인간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가장 큰 은혜를 말하라면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아들(자녀)로 선택된 하나님의 예정 섭리를 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은혜는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은혜이다.
기타 모든 은혜의 사건들은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은혜에 대한 계시적 은혜로서,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은혜를 깨달아 알게 하시는 방편적 은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택한 자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심으로 택한 자의 죄를 다 용서해 주신 사건은 분명히 하나님의 은혜의 사건이다.
이러한 성자 하나님의 은혜의 십자가 사건은 성부 하나님께서 베푸신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은혜를 깨달아 알도록 계시하시는 은혜의 섭리이다.
그리고 성령 하나님이신 보혜사께서 죄와 허물로 죽은 우리를 거듭나게 하셔서 새 사람으로 성화되어 자라게 하시는 사역은 분명히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는 성부 하나님께서 베푸신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은혜를 성령 하나님께서 완성하고 계신 은혜의 역사이다.
지금까지 기독교 신학자들은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성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미흡한 이해만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성자 하나님께서 계시하시는 은혜와 성령 하나님께서 완성하시는 은혜에 대해서는 과도한 관심을 기울여 적극적 태도를 취하여 왔다.
이렇게 치우친 현상은 성부 하나님의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은혜로서의 예정섭리에 대한 무지 또는 거부로 인한 오해에서 기인한 것이다.
대부분의 신학자들이나 교사들은 기독교 예정 교리에 대한 진지한 연구는 물론 관심마저 가지지 아니할 뿐 아니라 언급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짙다.
이렇게 성부 하나님의 예정십리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하나님의 은혜를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다가온 것은, 인간의 행위를 끼워서 한낱 인간이며 같은 죄인들인 교사들이 신적 권위자인 것처럼 꾸며서 일반 교인들을 우롱하며 위에 서게 되는 부끄러운 현상이 생긴 것이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개혁파 신학의 교리 가운데 핵심교리라고 할 수 있는 칼빈주의 오대교리가 있다.
그 내용은 첫째 전적 무능력이고, 둘째 무조건적 선택이며, 셋째 제한 속죄이며, 넷째가 불가항력적 은혜이며, 다섯째가 성도의 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교리는 순서 배열로 보아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성부 하나님의 은혜는 배제하고 그 은혜를 게시하시는 성자 하나님의 은혜와 완성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은혜를 중심으로 정리된 교리체계이다.
왜냐하면 오대교리가 인간의 전적 타락을 전제로 한 교리이므로 인간의 죄와 관계없는 성부 하나님의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은혜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전적으로 타락한 상태의 죄인들 가운데서 구원할 자를 선택하여 그들의 죄만을 제한적으로 속죄하여 주시는 은혜를 거절할 수 없이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궁극적으로 구원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교리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의 타락을 전제로 한 주장이며, 인간의 죄와 관계없는 성부 하나님의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은혜와는 무관한 교리다.
살펴본 바대로 칼빈주의 오대교리는 후택설에 기초한 교리이다.
후택설은 하나님께서 구원할 자를 택하실 때 인간이 타락한 후에 선택하기로 하셨다고 주장하는 학설이다.
그러나 성경이 증언하는 바는 구원은 인간이 타락하기 전은 물론,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기 전에 선택하여 예정하셨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하여 사도 바울은 에베소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이르기를,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엡1:4~5)라고 하였다.
따라서 하나님의 은혜의 섭리는 인간의 타락이나 죄와 전연 관계없는 하나님의 근원적이며 본질적인 으녜를 대전제로 삼고 있다.
곧 인간의 전적 타락보다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무조건적 선택이 선행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주장을 신학에서는 전택설이라고 한다.
전택설은 하나님께서 구원할 자를 인간이 타락하기 전에 선택하셨다고 주장하는 학설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기쁘신 뜻대로 구원할 자를 선택하셨다는 학설을 말한다.
전택설에 의하면 하나님께서 창세 전에 구원할 자를 택하셔서 전적으로 타락한 자 중에 탁한 자의 죄만을 속죄해 주시는 불가항력적 은혜에 의하여 궁극적으로 구원을 받도록 섭리하신다는 것이다.
인간의 전적 타락을 앞세우는 후택설의 교리적 주장은 인간의 구원을 교리의 핵심으로 삼는다.
그러나 하나님의 창세 전 선택을 앞세우는 전택설의 교리적 주장은 하나님의 은혜를 교리의 핵심으로 삼는다.
따라서 전자는 인간 본위의 미숙한 교리이고,
후자는 하나님 본위의 온전한 성경적 교리임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인간의 죄와 관계없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서술하려는 의도에서 창세 전에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어서 인간이 타락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2) 타락 전의 은혜이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