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무안 34 코스 걷기
서해랑길 무안 34코스는 무안 북쪽 함해만에 연해있는 현경면 해안을 따라 걷는 코스다. 해제반도로 나가는 길목에 있는 송
정 2리의 상수장 3반 정류장을 시점으로 해안에 접한 구릉지 마을길과 들길로 이어지고, 자명천을 건너 함평읍 돌머리곶에
이른다. 해변과 전원(田園)을 걷는 17,2km 도보길이다. 특히 이 코스는 무안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길'과 겹치는 구
간이다. 이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길'은 국내. 외의 관광객들이 그 길을 찾아 걸으면서 우수한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생태탐방길은 전국에 걸쳐 10여 곳이 지정되
어 있다. 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고 지나간 다음 날인 지난 8월 12일, 이 코스를 걷고 왔다.
오전 11시 반, 무안은 태풍 후 잠시의 시원함도 잊은 듯했다. 수도권은 태풍의 영향으로 밤새 비가 내렸으나, 그 영향을 덜
받은 이곳은 벌써 맑고 무더웠다. 간조 때를 맞은 함해만은 해안을 따라 갯벌을 넓게 펼치고, 갯벌에 드러난 작은 갯골들은
저마다 뱀 가듯 그 꼬리를 바다를 향해 뻗어 있었다. 바닷가에 연해 넓게 펼쳐지는 현경면의 구릉지마다에는 고구마. 콩. 녹
두밭의 녹색물결들이 일렁이고, 갓 모종을 낸 양배추밭들은 붉은 속살을 드러내며 이곳이 본래 황토밭임을 강변하고 있었다.
짙은 녹색의 해찬들에 간간이 끼어있는 붉은 황토밭은 그 자체가 그림이었다. 함평과 경계하는 감방산은 동쪽에서, 함해만
을 사이에 두고 무안과 함평의 갯벌 마을들이 서로 마주 보며 응대한다. 산과 바다, 갯벌과 전원들이 저마다 여름색 밝고 짙
어 몸은 더워도 눈은 시원했다.
현경면사무소가 있는 외반리를, 함해만 최남단의 평산리를, 감방산을 내린 물길이 흐르는 현화리를 지나 해운리를 찾았다.
지난 황토갯벌랜드에서처럼 넓은 갯벌을 두른 방조제가 길게 이어지는 마을이다. 갯벌엔 무리 지어 놀던 흰발농게들이 여
행자의 발자국 소리에 놀라 구멍으로 숨어들기 바쁜데, 길섶의 순비기나무는 보라색꽃 활짝 피워 갯벌을 스쳐오는 미풍에도
몸을 흔들며 길손을 맞아주었다. '서해랑길'에 더해,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길'을 포갠 현경면의 해안길이 그렇게 끝나
가고 있었다. 겨울이었던 지난 1월 16일, 목포와 접한 청계면을 시작으로 무안군 서해랑길에 들어선 이후, 무안을 참 많이도
들락거렸다. 중간에 잠시 영암구간을 다녀오고, 산안군 증도 구간을 돌아오긴 했지만, 운남반도와 해제반도를 돌고 돌아가
는 무안의 해안선은 길고도 멀었다.
자명천 하구역에 있는 작은 다리를 건넜다. 무안과 함평군을 가르는 하천이다. 하구역엔 준공이 안된 큰 다리가 새로 놓여있
고, 다리 아래 모래톱 갯자갈밭엔 물떼새 한 가족이 기러기가 날아오자 날개를 퍼덕이며 울부짖으며 종종거렸다. 새끼가 아
직 덜 자란 듯, 그러나 봄. 가을 철새가 아직도 이곳에 남이 있다고 생각하니 혹여 내가 잘못 본 것 아닌가 하여 걸음음 멈추
고 보고 또 보았다. 물떼새가 아니면 또 어떠리! 아무튼 바닷가 뜨거운 자갈밭엔 땡볕에도 아랑곳없이 새끼를 지키는 어미새
의 사랑은 감동이었다.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 해안을 찾았다. 드러난 갯벌엔 가오리 같은 기반암이 검은 등을 드러낸 채 군
데군데 모여있고, 돌머리 곶은 함평만으로 길게 뻗어나가 주포항의 등대 역할을 하는 듯했다. 언덕에 곰솔 숲을 이룬 돌머리
는 또 작은 해수욕장까지 품고 함평의 명소가 되어 사람을 부르고 있었다.
촬영, 2023, 08, 12.
▼현경면 송정 2리, 상수장 3반 정류장 옆 34코스 들머리
▼서해링길 34코스 지도
▼ 상수장 3반 정류장 일원
▼ 송정교차로
▼ 송정리, '시인과 바다 ' 카페 앞
▼ 송정1리에서 본 홀통 곶(串)
▼ 송정 정미소
▼ 송정리 콩밭
▼ 송정리 북쪽 해안 풍경
▼ 평산리 가는 길
▼ 평산리 황토밭
▼ 평산리 서해랑길 이정목 / 코스 시점 4,6km 지점
▼ 현경면 평산리, 유수정 마을 회관
▼평산리 유수천 '유수교'
▼ 현경면 평산 4리 버스 정류장
▼ 현경면 평산리 갯벌과 '흰발농게' 서식지
▼평산리 들녘
▼ 현화 1리 동구
▼현화 1리, 내현화마을 - 1
▼ 내현화마을 회관과 삼강문
▼ 현화 2리(내현화마을) 동구
▼ 참깨 수확하는 밭
▼현화 2리, 내현화마을 회관
▼ 현화 3리, 생록동 동구
▼ 현화 2리 구릉지 밭
▼현화 3리 들녘
▼ 현화 3리 구릉지 밭
▼현화리 광각 1교
▼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와 겹치는 34코스 해운리 들길
▼ 해운리 녹두밭 - 1
▼ 해운리 녹두밭 - 2
▼현경면 해운리 방조제 나가는 길
▼ 순비기나무 / 토종 허브인 상록 관목, 염분에서도 잘 자람. 꽃말은 '바다를 향한 그리움'
▼해운리 갯벌
▼ 해운리 방조제 - 1
▼ 해운리 방조제 - 2
▼ 해운리 태양광 발전소 옆 서해랑길 이정목 / 34코스 시점으로부터 11,6km 지점
▼ 해운리 파도목장 - 1
▼ 해운리 파도목장 - 2
▼ 해운 4리 후동마을 동구
▼새깃유홍초 / 아메리카 원산, 덩굴식물
▼ 현경면 감방산(259)과 해운천
▼ 해운 2리 들녘
▼ 자명천 다리 / 무안군과 함평군 경계를 이루는 하천 - 1
▼ 자명천 하구
▼ 자명천 하구와 함평읍 석성리 해변
▼ 석성 해변 갯골 - 1
▼ 석성 해변 갯골 - 2
▼ 청마 허명숙 산대장 / 석성 해변 낙지종묘장을 배경으로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 해변과 '스톤델리아 리조트'
▼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 곶
▼ 돌머리 전망탑 기념
▼ 돌머리 전망탑 - 2
▼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해수욕장
▼ 돌머리 34코스 날머리와 함평 35코스 안내판
첫댓글 입추도 말복도 지났는데 무더위가
계속됨은 첫 경험입니다.
총론부문을 정독한 후 사진을 차례로
넘기며 한께 했던 발걸음을 되새겼습니다.
더위를 견디느라 참 고생하셨어요.
다음 함평 코스는 날이 좀 서늘해 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