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밥을 먹고 나서, 또 신기한 과일을 먹었어요.
이름은 'Passion Fruit' 정열의 과일....
반으로 갈라 숟가락을 퍼 먹으면 아닥아닥 씨가 씹히면서 비타민 기운이 팍팍 솟아납니다.
보기에는 개구리알처럼 보이지만, 맛은 새콤(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눈을 감을 정도로) 그 자체입니다.
이 글을 쓰는데 입안에 침이 고일 정도랍니다.
1966년에 지은 남베트남정권 시대의 구 대통령 관저입니다.
지금 이름은 '통일궁'
입장료는 15,000동(우리 나라 돈으로 1000원이 안 됩니다)
1975년 해방군의 탱크가 들어오면서 베트남 전쟁은 끝이 납니다.
이곳은 연회실이에요. 어찌나 웅장하고 화려한지요.
늘 그렇듯이 이런 곳을 보면서 생각나는 것은 "백성들은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가"하는 것이에요.
베트남도 마찬가지겠죠.
일반 국민들은 배를 곯고 있어도 위정자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으니까요.
이 통일궁에는 100개 이상의 방이 있답니다.
통일궁 지하는 예전 남베트군의 전투사령부였어요.
지하에는 암호해독실과 대통령 사령실, 통신실 등 전쟁에 관한 물건들이 쫘악 진열되어 있어요.
대통령 개인 정원에서 한 장 찰칵~
대통령은 이렇게 화려한 곳에서 살아야 하나요?
그러고 보니 평생 독신으로 소박하게 오로지 조국의 독립만을 위해 살다 죽은
호치민이 왜 국민적 영웅으로 추대받는지 알겠어요.
통일궁 옥상에서 내려다 본 호치민 시의 모습
저 멀리 보이는 고층 건물은 지금 금호건설에서 짓고 있는 것이에요.
호치민 시는 구획 정리를 1군, 2군, 3군....이런 식으로 해 놨어요.
여기 가장 번화한 이곳은 1군이에요.
동생이 사는 아파트가 있는 주거단지는 7군입니다.
7군 근처에는 지금 롯데마트가 거대한 건물을 짓고 있어요.
도시 자체가 텅텅 비어 있는 듯, 빈 땅이 많이 보이지만 곧 그곳에 크고 높은 건물들이 쭉쭉 들어설 예정이라네요.
통일궁에는 대통령 전용 헬기도 있어요.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대통령이 조국을 탈출하겠지요?
근처에 있는 전쟁기념박물관에 가기로 했어요.
베트남 사람들은 영어를 잘 하는 편이에요.
게다가 동생이 베트남어를 할 줄 아니까 여행하기가 참 수월하네요.
입장료는 15,000동....
베트남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이에요.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담았어요.
미군과 해골...
저 젊은이는 무슨 죄가 있으며, 저 해골은 또 무슨 죄가 있나요?
전쟁은 이렇듯 개인도, 국가도 모두 망쳐놓습니다.
이곳에는 한국군이 베트남 민간인 마을에 불을 놓는 광경을 찍은 사진도 있어요.
너무 끔찍해서 올리지 않습니다.
이 사진 기억하시나요?
가운데 있는 저 소녀...
미군이 쏜 미사일에 맞아 온 몸에 화상을 입은 채 달리고 있는 저 소녀...
지금은 어른이 되어 잘 살고 있지만 그때 그 상처는 영원토록 지워지지 않을 겁니다.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로 지금 베트남에는 기형아가 많이 태어나고 있어요.
너무 끔찍한 일이에요.
전쟁기념관 앞에는 그 당시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폭격을 피해 어디론가 가고 있는 베트남 어린이들을 담은 사진...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모정...
미군이 쏟아붓는 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물로 뛰어들었어요.
전쟁기념관을 보는 내내 마음이 울적했어요.
국가에 의해 철저하게 개인이 파괴되는 현장을 본 것 같아서요.
베트남 국민들이 아픈 상처를 딛고, 얼른 모두 잘 살았음 합니다.
베트남 국민들도 많이 죽고, 미국의 젊은이들도 많이 죽고, 한국의 젊은이들도 많이 죽은 베트남 전쟁....
프랑스에서 만든 단두대 모습
프랑스 식민지 시절, '껀저' 라는 섬에 설치한 감옥 안에 있던 단두대예요.
우울한 마음으로 전쟁기념관을 나서는데, 베트남 중고생들이 우르르 몰려가고 있네요.
베트남 학교 입구예요.
별다른 치장을 하지 않아도 온갖 꽃들과 나무들로 예쁜 학교...
마침, 점심시간이었는지 아이들은 입에 뭔가 먹을 것을 하나씩 물고 있어요.
노점상, 거리 상인을 '항롱'이라고 해요.
베트남에는 노점상이 엄청 많아요. 오토바이나 자전거에 물건을 싣고 다니며 팝니다.
이쁜 강아지들도 나왔어요.
어찌나 이쁜지....한참 서서 구경했답니다.
부지런한 베트남 사람들...
언젠가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베트남이여.......위기를 극복한 베트남이여...
그대를 존경하노라...
첫댓글 잘 했어요. 여행중엔 비타민을 많이 섭취해야 피로가 덜해요.
베트남도 우리나라 못지 않은 굴곡진 역사가 있네요. 약자들은 언제나 이렇게 아픈 기억들을 갖고 있어야 하는 건지...
우리나라보다 더 아프고 비참한 것 같아요.
전쟁 사진을 보니, 온몸에 전율이 일어납니다. 위정자 몇 명의 이데올르기에 의한 전쟁! 참 아이러니 합니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