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문장에서 낱말들이 하는 기능은 격표지를 통해 정해진다.
가장 기본적인 격이 주격(Nominativ)이다.
이 격을 갖춘 낱말은
문장에서 주어의 기능을 떠맡는다.
주격 이외에
소유격(Genitiv),
여격(Dativ),
대격(Akkusativ)이 있는데,
전통문법에서는
이 네 개의 격을 각각 1, 2, 3, 4격으로 표시한다.
보통 일곱 여덟 개의 격을 갖고 있다고 보는 우리말에서는
격표지가 토씨를 통해 나타난다.
독일어의 1, 2, 3, 4격에 해당하는 우리말의 토씨를 대비시키면
각각 ‘이/가’, ‘의’, ‘에게’, ‘을/를’이 된다.
독일어 문장에서
어떤 낱말의 격을 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동사에 달려 있다.
따라서 우리말로 번역을 할 때는
해당 성분이 격의 명칭과 어울리지 않을 때가 나타나기도 한다.
예컨대 ‘Ich liebe einen Mann.’에서
4격 목적어인 ‘einen Mann’은
‘내가 한 남자를 사랑한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것이 명칭과 잘 어울려
우리말로 번역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지만,
‘Ich helfe einem Mann.’에서는
‘einem Mann’이 3격인 여격인데도
우리말로는 “내가 한 남자를 돕는다”가 되어
그 명칭과 어울리지가 않아 혼란을 준다.
그 이유는 독일어 동사 lieben은 4격을 지배하지만
helfen은 3격을 지배한다는 사실에 있다.
대부분의 타동사는
4격 목적어를 지배하지만
일부 동사는 3격 목적어를 지배한다.
helfen 외에
begegnen(마주치다), fehlen(모자라다), gefallen(누구의 마음에 들다),
gehören(누구의 소유이다), gelingen(성공하다), passen(꼭 맞다),
schaden(해치다), schmecken(맛있다) 등이 3격을 지배하는 동사들이다.
또한 geben(주다), schenken(선물하다) 등은
3격과 4격을 동시에 지배하는 동사들이다.
드물게는 gedenken(추모하다)과 같이
2격을 지배하는 동사도 있다.
주어나 목적어로 나타나는 명사구의 낱말들은
동사가 요구하는 대로 격에 맞춰 변화를 한다.
명사구는
관사, 명사, 형용사로 이루어지거나
대명사 한 낱말로 될 수도 있다.
이 품사의 낱말들의 변화를 격변화라 하며
격변화를 할 때에는 명사의 성과 수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einem Mann’은
부정관사 ein에 남성 3격에 해당하는 어미 em이 붙은 것이고,
‘einen Mann’에서는 남성 4격의 어미 en이 붙은 것이다.
이러한 격변화가 있는 언어는
격에 맞춰 낱말의 형태를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처음 배우는 외국인들한테는 까다롭게 느껴진다.
같은 서게르만어파에 속하는 영어는
시간이 흐르면서 격변화가 많이 퇴화됐으나
독일어는 게르만어의 격변화를 상대적으로 많이 간직하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격변화를 하는 언어들은
격표지를 통해 해당 문장성분이 어떤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말하는 이가 어순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어-동사-목적어’의 기본 어순에서
동사를 두 번째 자리에 고정시켜 놓고
주어 외 다른 문장 성분을 주어 자리에 갖다 놓고 주어를 동사 뒤에 둘 수 있다.
어순을 바꾼 아래의 예들은 다 문법적인 문장이다.
독일어의미
Peter schenkt der Frau eine Blume. | 페터가 그 여자한테 꽃 한 송이를 선물한다. |
Der Frau schenkt Peter eine Blume. | 그 여자한테 페터가 꽃 한 송이를 선물한다. |
Eine Blume schenkt Peter der Frau. | 꽃 한 송이를 페터가 그 여자한테 선물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독일어의 기본 문법 (세계 언어백과, 김기영,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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