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도 있다 도무지 잠이 안깨는 날 그런 날은 계속 잠만 잔다 그래도 나는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이니 간단히 한다 오늘 새벽 아침 식사를 못 챙길 거 같아서 남편에게 연락하려다가 죽는거 아니니까 애들 보내고 뻗지....뭐...하고 밥버거 만들어서 먹였다 해주고 보내니 마음이 좋다 하길 잘했다 자다가 점심때 쯤 남편이 컴퓨터 놔준다고 뚝딱거린다 하.......필요없는데... 아니....내가 해야하는 일들.... 엄마, 주부, 냥집사로 해야하는 기본이 있다 그 기본도 힘 딸려하는데 뭘 보겠다고 컴퓨터 켜고 서치하고 드라마나 영화 보면서 생각하고.... 이게 얼마나 큰 노가다인지 모르는구나 10살이 넘어서는 냥 두마리는 나를 엄마로 생각하고 들러붙는다 1년 전 비오는 날 주워온 얼룩 고양이는 막내답게 철딱서니도 없고 싸가지도 없다 지가 왕먹을려고 노인네들이랑 싸울라고 한다 글고 아픈 앨 자꾸 건드려서 일단 아픈 애 격리 나쁜 노무시키가 애를 얼마나 쥐어 뜯었는지ㅠㅠ 안 때리는데 엉덩이 한 대 치니 어리둥절한다 그래....니가 뭘 알겠냐 침대에 누워 TV소리 들으면서 자다가 저녁이 되었다 하교하는 내새끼들도 못 보고 일어나 아이들과 눈 맞춰서 인사하고 늦은 저녁 챙겨주고 저녁약 먹고 누워 있다 자기혐오는 자기연민에서 오는 것 같다 날 참 싫어하면서 나를 위로하기 위해 30초 커피가서 라떼랑 아메리카노를 샀다 터덜터덜 오는길에 라떼 원샷하고 주위를 봤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지? 지독하게 가라앉은 기분 때문에 남편의 노력이나 잡담을 흘려보냈구나 전화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