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홍장(紅粧) ; 생몰연대 미상
고려 말엽 강릉(江陵)지방의 기생이다. 일화로 강릉 부사가 경포의 뱃놀이에서 홍장을 선녀같이 꾸며 다른 배에 태우고는 안렴사(按廉使) 박신(朴信)에게 강릉의 명기 홍장이 그대를 그리다가 죽어 선녀가 되어서 오늘 밤 찾아왔노라고 혹한 일이 있다고 한다. 이후 홍장과 박신의 이러한 일화에 관계에 대하여는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 홍장고사(紅粧故事)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조선 효종 때 신후담(愼後聃)이 지은 한문소설로 “홍장전(紅粧傳)”이 전해지는데 이는 고려 말 우왕(禑王) 때, 강원도 안렴사 박신과 강릉의 기생 홍장과의 정사(情事)를 그린 애정소설이다. 아래의 “寒松亭 달 밝은 밤에 ~”로 시작하는 시조 1수가 전해진다.
[한송정 달 밝은 밤에 경포대에 물결 잔 제 유신한 백구는 오락가락 하건마는 어떻다 우리의 왕손은 가고 아니 오는고]
한송정은 강릉에 있는 정자 이름으로 예로부터 시가(詩歌)에 많이 오르내리는 명승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작품에 도입함으로서 서정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동시에 작품 전반의 안정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가서는 오지 않는 사람과 달리 변함없이 오락가락 하는 갈매기가 오히려 신의가 있다고 역설하면서 연인에 대한 긴 기다림과 그 원망스러움을 우회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종장의 ‘엇더타’는 옛시조 종장 첫머리에 잘 쓰이는 감탄사인데 여기서는 ‘어째서’의 의미로 해석함에 무리가 없다. 그리고 임금의 후손이나 귀공자의 뜻으로 쓰이는 ‘왕손’의 주인공은 전해지는 일화나 고사로 말미암아 박신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출처: 유권재 저 <옛시조 인물요람>-시조작품 원본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