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종류)
현실 경제에는 많은 종류의 환율이 존재한다. 일반인이나 기업들이 많이 접하는 환율은 은행에서 해외 송금을 하거나 해외여행 등을 위해 달러를 바꿀 때 적용되는 환율이다. 이 때의 환율은 외환매도환율이라 하며, 매입과 매도는 은행을 기준으로 이야기한다. 반대로 해외에서 송금 받은 달러나 수출대금을 원화로 바꿀 때 적용되는 환율은 매입환율이라 한다. 매도환율과 매입환율의 차이는 매매율 차라 한다.
매매율 차는 은행의 거래비용과 수익, 환율변동 위험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현찰의 매매율 차는 현찰을 보관 관리하는 비용이 있어 송금이나 계좌이체 등에 적용되는 매매율의 차보다 더 크다. 또한 외환시장에서 거래가 잘 되지 않는 통화, 직거래 외환시장이 없는 통화의 매매율 차이가 더 크다. 따라서 동남아 국가 등으로 여행할 때는 한국에서 해당국 통화를 바꾸어 가는 것보다 미달러를 바꾸어 가 현지에서 해당국 통화로 다시 환전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드는 경우도 있다.
다음으로 외환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환율 구분으로 현물환율(spot exchange rate)과 선물환율(forward exchange rate)이 있다. 현물환율은 거래당사자가 외환매매 계약을 체결한 후 2영업일 이내에 결제가 완료되는 환율이다. 앞서 설명한 매도·매입환율 등은 일반적으로 현물환율을 의미한다. 선물환율은 외환매매 계약체결 후 2영업일이 경과한 다음, 어떤 특정 시점에 결제가 이루어지는 환율이다. 즉 미래의 정해진 날에 결제가 되는 환율이다.
현물환율과 선물환율 관계는 앞서 설명한 이자율평가이론에 의해 다음과 같은 관계식으로 표시할 수 있다. 즉 자국(A국) 채권에 투자한 수익과 해외(B국) 채권에 투자한 수익은 금리와 환율이 반영되어 이 동일해져야 한다.
(F-S)/S는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를 현물환율로 나누어 준 것으로 스왑레이트(swap rate)라 한다. 이론적으로 금리가 높은 나라는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높고 스왑레이트가 플러스를 나타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외화유동성 사정과 환율 전망, 외환거래에 대한 규제 등에 따라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관계가 국내외 금리 차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다음으로 구매력, 수출경쟁력 등과 관계있는 환율로는 실질환율과 실효환율의 개념이 있다. 실질환율(real exchange rate)은 외환시장에서 결정된 명목환율에 각국의 물가상승률 차이를 반영한 환율이다. 실질환율은 구매력평가이론을 근거로 한 환율이며, 시장의 명목환율 움직임에 각국의 물가상승률이 제대로 반영되면 실질환율과 명목환율과는 차이가 없게 된다. 물가의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실질환율이 하락(자국 실질 통화가치의 상승)하면 자국 상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져 수출경쟁력이 약화된다.
실효환율(effective exchange rate)은 자국통화와 교역상대국 여러 통화간의 환율을 무역 비중으로 가중 평균한 환율이다.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은 한 나라만의 환율이 아니다. 한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은 원달러환율 이외에 원엔환율, 원위안환율, 원유로환율 등의 영향을 같이 받는다. 실효환율은 교역이 많은 여러 나라의 환율 움직임이 반영되어 있어 환율요인에 의한 수출경쟁력을 평가할 수 있다. 실효환율은 각 외국통화의 명목환율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기준 시점과 비교한 지수 형태로 표시된다.
실질 실효환율은 명목 실효환율에서 물가상승률 차이를 제거한 실질개념의 실효환율이다. 실질 실효환율도 지수 형태로 표시된다. 실질 실효환율은 구매력평가와 주요국의 교역가중치가 반영되어 있어 국민 경제의 균형을 평가하는 환율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구매력 차이가 환율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다 물가지수 작성 방법의 차이와 국별 가중치 등에 따라 실질 실효환율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국민경제의 균형을 평가하는 또 다른 환율로서는 기조적 균형환율(Fundamental Equilibrium Exchange Rate) 개념도 있다.
기조적 균형환율은 한 나라의 대내균형과 대외균형이 동시에 달성되는 환율이다. 대내균형은 물가상승을 가속화하지 않으면서 잠재GDP 수준의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는 상태를 말하며, 대외균형은 경상수지가 균형 수준에 있거나 적자 상태에 있더라도 감당할 정도이고 자본 유입 등에 의해 지속 가능한 상태이다. 기조적 균형환율은 국민경제가 장기적으로 대내외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환율이다.
환율의 예측과 현재 환율이 적정 또는 균형 수준인지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환율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다수 국민에 좋은 일이고 나라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는 알기 쉽다. 환율도 부동산 가격이나 물가와 같이 오르거나 내리면 어느 한 쪽이 손실을 보고 다른 쪽은 이익을 본다. 따라서 환율은 가능한 적게 변동하고 안정되어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환율이 어느 한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면 아주 조금씩 떨어지는 것(자국 통화가치가 오르는 것)이 좋다. 이는 자국 돈의 신뢰가 높아지는 것이고 국민 경제가 튼튼하다는 것이고 국부가 증가하는 것이고 다수 소비자들의 후생과 복지가 커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첫댓글 좋은 글입니다. 말씀하신데로, 자국 통화가치가 천천히 오르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