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 冬夜漫吟 겨울밤에 생각나는 대로 지음
(2)
長安物價高於樓
서울의 물가는 누각보다도 더 높아지고
多事廚房怨語啾
일 많은 부엌에는 원망소리가 시끄럽네.
百貨總由邦外入
온갖 물자가 밖에서부터 온통 들어오니
寸絲何不宮中求
한 조각조차 궁에서도 소중히 아니하랴. 1)
學飛少鳥幽空谷
날기를 배우는 새는 계곡에서 연습하나
失牧群羊散北洲
목자를 잃은 양떼는 북주에서 흩어지네. 2)
漆室深憂徒耿耿
캄캄한 방에서도 생각하니 모두 밝은데
誰將磐石典靑邱
누가 청구에다 반석을 튼튼히 놓을까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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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촌사하불궁중구(寸絲何不宮中求): 촌사(寸絲)는 한 치의 실오라기, 또는 작은 것을 말하니 호화로운 공궐 속에서라도 옷가지 하나조차 어찌 요긴하게 필요로 하지 않겠는가! 당태종(唐太宗 李世民)의 백자잠(百字箴)에 “한 치의 비단옷도 천 오라기의 실로 짠 수많은 노고요, 한 숟갈의 밥은 농부가 백 번의 채찍으로 소를 쳐서 농사한 수고의 결실(寸丝千命 匙饭百鞭)”이므로 소중히 여겨 아끼라는 대목을 연상케 한다.
2) 북주(北洲): 불교(佛敎)에서 사주(四洲) 중의 수미산(須彌山) 북쪽에 있다는 구로주(俱盧洲) 대륙을 일컫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중국, 혹은 북만주(北滿洲)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3) 전청구(典靑邱): 청구(靑邱)는 우리나라에 대한 별칭(別稱)이니 우리나라에 표준이 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