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대는 모던 타임즈였습니다.]
여러분은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를 아십니까? 음.. 저도 아무래도 잘은 모릅니다. 하지만 간혹 영화사에 대해 논할 때 영상자료로써 쓰이는 경우가 있죠. 컬러 영화에 익숙한 저로선 그걸 볼 때면 항상 "저 영화는 참 생동적이지 못하고 작위적이고 기계적이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찾아보니 실제 주제도 산업혁명기의 쳇바퀴같은 삶을 풍자하는 내용이네요) 네, 저의 20대 초반 또한 흑백영화와 같았습니다.
[그냥 뭐.. 흔한 대본같은..]
돈은 벌어야지 하며 알바를 하고, 막연히 대학 가야지 하며 입시를 하고, 학교에 와서도 학점 주니까 공부를 하는 한편 아무 생각없이 술 마시고 다니기도 하고.. 누구나 그 시기에 겪는 흔한 삶이라는 밑그림이지만 그 안에는 알맹이가, 색채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생산적인걸 떠나서 뭔가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고, 즐기고, 내 삶을 다채롭게 해줄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 때 뮤플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다가오진 않았고 내가 다가간, 뮤플 이야기]
대학시절 얘기로 돌아오자면 아무튼 어찌어찌 군대를 가고, 어찌어찌 전역을 해서 복학을 했습니다. 아직 코로나 시국이 한참이던 당시, 복학하여 사람이 고프던 저는 에타에 올라온 뮤플 홍보글에 별 생각 없이 지원해보게 됩니다.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당시 동방에서 충호 혜린 미지 이렇게 셋이 면접관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때 면접곡으로 빨래 - 안녕을 불렀는데 존나게 못불러서 떨어질 줄 알았는데 붙었습니다. 알고 보니 다 붙는다네요. 2022년 3월이었습니다.(나 충호키즈였구나.. 삼솥 화이팅..!!)
그리고,,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많은 일이 있었죠. 3년동안 저는 배우로서 갈라쇼 5번, 방학극 3번을 무대에 올라갔고 조연출로서 방학극에 1번 참여했으며 임원진으로는 2023년도에는 기술국장, 2024년도에는 과분하게도 회장직을 수행하며 뜻깊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더 많이 하신 선배님들이 꽤나 계시지만(대체 왜?!?!) 저도 제법 많이 하긴 했네요. 참여했던 활동들이 모두 저에게 큰 의미가 되었고, 말할 것도 너무나 많지만 여기서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Adiós 회장, Adiós 뮤플, Adiós 전주]
원래는 회장직을 끝마치며 퇴임사를 올리려고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쓰다 보니 제 마음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았고, 그래서 많은 선후배님들과 이 마음을 나누고자 거창한 척 카페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년동안 회장직을 수행하며, 정말 웃을 일도 많고, 울 일도 많았습니다.(하지만절대로never운적은없음) 내가 열심히 하여 동아리원들이 무대에 섰을 때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 고생을 하는데 알아주지도 않는다며 혼자 서운해한적도 있죠. 뭐 제가 잘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드래프트는 좀 잘한 것 같네요. 제가 뽑았던, 그리고 1년동안 같이 고생했던 2024년도 임원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정말 수고 많았다고, 그리고 고맙다는 말 전해주고 싶습니다.
<낭만.. 그리고>
2025년, 28살. 앞자리 3으로의 전환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지난날을 되돌아봅니다. 뮤지컬플레이는 제가 고향도 아닌 전주라는 도시에 심각하게 의미부여를 하게 된 가장 큰 계기이며, 흑백이던 삶을 채워준 페인트같은 존재이며, 20대 그 자체였습니다.
작년 제가 총동 월간 인터뷰에서 뮤지컬플레이는 대학생활의 "낭만"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죠. 맞습니다. 뮤플만큼 그 단어에 적합한 곳이 있을까요? 저는 단언컨대 없다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끝자락에 서 있는 저로서는 이제 또다른 단어가 연상되는데요, 바로 "추억"입니다. 지나간 나날들은 대부분 추억이 되고는 하죠. 3년간 해왔던 수많은 극에서 함께했던 연출, 배우, 스텝들, 그리고 그 외 활동에서 스쳐갔던 많은 사람들. 이 동아리에서 당신들과 만들어낸 행복한 기억들이 이제는 추억이 되어 제게 쏟아져 내립니다.
친애하는 뮤지컬플레이 회원 여러분, 여러분이 뮤플 활동을 통해 대학생활의 낭만을 얻고, 그 낭만이 추억이 되어 한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2025.01.26
그저 스쳐 지나가는, 13기 구본웅 올림 -
(+ 그리고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양심고백 하나 하자면, 속닥속닥 게시판 23년도 9월 7일자 '나 박지완인데' 의 게시자는 저임을 밝힙니다. 미안함은 없습니다.)
첫댓글 20대가 어쩌고..회장이 어쩌고…
🥹👍1년동안 고생많으셨어요
ㅋㅋ 남성 갱년기
개귀엽다
이것뭐예요
앵콜댄스까지 함 고?
아 해킹당했나 이거뭐여
이러니깐 여자들이 뻑이가지
이게 20대 후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