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머프>의 투덜이는 진정 즐겁다?
기쁨의 명상/추억의 만화를 찾아서~
2011-06-24 18:50:32
오늘은 아주 오래 전에 보았던 만화에 나타난 등장인물에 대하여 이야기하려 합니다. 요즘에도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지만, 최근 우연한 기회에 볼 기회가 있어서 구해 본 만화영화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개구쟁이 스머프>입니다. 스머프에는 매우 다양한 인물들이 저마다의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매번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프로죠. 참 재미있게 봤던 프로였는데, 요 근래에 그 중 몇 편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스머프를 보면서 투덜이에 대한 재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싫다 싫다만 외치는 투덜이가 스머프의 마음에서는 가장 행복한 인물일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투덜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하나만 소개하죠.
어느날 투덜이는 파파스머프를 찾아가 여기저기 아프다고 말을 합니다. 파파스머프는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좋은 생각을 많이 하면 병은 다 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투덜이의 병은 오히려 갈수록 악화되기만 하죠. 그리고, 마을의 상황은 점점 더 안 좋아지기만 합니다. 하지만, 파파스머프조차 알지 못했던 사실은 투덜이는 투덜이대로 인정해야만 투덜이라는 것이죠. 결국, 파파스머프는 투덜이를 인정하게 됩니다. 그러자, 투덜이의 병은 씻은 듯이 다 낫게 되죠.
과연, 파파스머프는 투덜이의 어떤 면을 인정했을까요? 잘못 해석하면 투덜이의 부정적인 사고를 인정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투덜이는 절대로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싫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을 뿐이죠. 우리가 살아가면서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야만 하는 순간도 수두룩하고요. 하지만, 투덜이는 그런 순간들에서조차 싫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주의할 점은 절대로 투덜이는 남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싫어서 싫다고 투덜대다가 누구한테 혼을 나도 그저 또 그 상황이 싫다고만 말할 뿐이지 절대로 그 사람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투덜이는 자신을 인정하면서 남의 상황 역시 인정하는 것이죠. 파파스머프가 인정한 것은 바로 그런 투덜이의 마음입니다. 아이들은 싫다고 투덜댈 수도 있고, 못한다고 떼를 쓸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아이를 마냥 혼낼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어른 역시 말을 잘 못할 뿐이지, 싫다고 투덜대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닐 것입니다.
투덜대고 싶을 때는 마음껏 투덜대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투덜댈 때,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과연 이 투덜거림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하는 점은 생각해야 하겠죠. 나의 투덜거림을 받아들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이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은 그다지 녹녹지 않죠. 이럴 때, 투덜이를 떠올려보세요. 사람을 기분나쁘게 하지 않게 하면서 하는 투덜거림도 있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으십니까? 그것은 바로 상대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투덜거리기 전에 상대에 대해 먼저 인정해 보십시오. 그리고, 투덜거려 보십시오. 상대가 이런 사람일 것이야, 라고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 대해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고 그 사람의 세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불만에 대해 이야기해 보십시오. 그 투덜거림은 아마 생각보다 꽤 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투덜이의 투덜거림을 듣고 있으면 진정 즐겁습니다. 가끔은 계속 반복되는 소리에 짜증이 날 때도 있긴 하지만, 그 상황상황은 정말 나도 저런 상황 싫은데, 하면서 공감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투덜이에게 투덜대는 스머프도 그를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 투덜거림에 같은 투덜거림으로 투덜이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모든 이에게는 각자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를 침범하려 하거나, 그 세계를 인정하려 하지 않을 때 사람에게는 오해가 생기고 상처를 주고 받게 되기 마련입니다. 저 사람은 나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신다구요? 억지로 가까워지려 하지는 마십시오. 그저, 그런 사람도 있구나, 라고 그저 그 사람의 세계를 인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는 투덜이가 마냥 귀엽고 좋습니다. 오늘 한번 자신에게 투덜대 보십시오. 난, 나의 세계를 인정 못하는 네가 싫어! 라고 말이죠. (작성일 : 2009년 4월 5일)
P.S. 이제 곧 개구쟁이 스머프가 영화로, 그것도 3D로 나온다는 군요! (2011년 8월 11일 개봉예정) 제발, 다시 돌아온 스머프.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여, '실망'이란 두 글자가 눈 앞에 아른거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