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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라의 기도에 대한 백성들의 반응(1-8)
본문은 에스라의 기도에 대한 백성들의 반응을 소개합니다. 9장에서 에스라의 회고록(Memoir)이 1인칭으로 기록된 것과 달리 본문은 3인칭으로 서술됩니다. 9장에서는 일부 지도자들만이 이방인들과의 통혼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었던 반면(참조. 스 9:1-2), 이제부터는 백성들이 에스라와 마음을 같이하여 회개 운동에 동참합니다. 특별히 이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대표적인 인물은 스가냐였습니다. 에스라서 본문은 스가냐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는데, 이것은 9-10장 전체 단락이 그의 제안을 중심으로 짜여 있는 구성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A. 타민족과의 결혼 문제(9:1-2)
B. 에스라의 공개적 탄식(9:3-4)
C. 에스라의 기도(9:5-10:1)
X. 스가냐의 고백과 결단(10:2-4)
C'. 에스라의 권면(10:5)
B'. 에스라의 공개적 탄식 (10:6)
A'. 타민족과의 결혼 문제 해결 (10:7-44)
스가냐는 그 어떤 일보다 ‘율법을 지키는 것’과 ‘하나님과의 관계’에 우선순위를 둔 인물로, 백성들의 범죄로 애통하고 있는 에스라에게 율법에 따라 이 문제를 처리할 것을 제안합니다. 스가냐의 제안을 받아들여 에스라는 제사장 여호하난의 방에 들어가 밤새 금식하며 중보기도를 한 후에 백성들을 예루살렘으로 불러 모읍니다.
에스라의 애통과 스가냐의 제안(1-4)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회개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첫걸음입니다. 개인의 죄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앙의 결단은 단순한 감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진정한 회복과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1에스라가 하나님의 성전 앞에 엎드려 울며 기도하여 죄를 자복할 때에 많은 백성이 크게 통곡하매 이스라엘 중에서 백성의 남녀와 어린 아이의 큰 무리가 그 앞에 모인지라 2엘람 자손 중 여히엘의 아들 스가냐가 에스라에게 이르되 우리가 우리 하나님께 범죄하여 이 땅 이방 여자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았으나 이스라엘에게 아직도 소망이 있나니 3곧 내 주의 교훈을 따르며 우리 하나님의 명령을 떨며 준행하는 자의 가르침을 따라 이 모든 아내와 그들의 소생을 다 내보내기로 우리 하나님과 언약을 세우고 율법대로 행할 것이라 4이는 당신이 주장할 일이니 일어나소서 우리가 도우리니 힘써 행하소서 하니라(1-4)
본문에서는 에스라가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고백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그는 이방 아내와 결혼한 백성의 범죄를 슬퍼하고 통곡하며, 백성도 그의 말에 감동하여 회개합니다. 마지막으로, 백성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단하고 모여서 행동하기로 약속합니다.
(1) 에스라의 애통과 백성들의 동조(1)
에스라는 공개된 장소인 예루살렘 성전 앞에 엎드려 울면서 백성들의 죄를 자복합니다. 하나님의 성전 앞은 예루살렘 성전 바깥뜰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문을 들은 백성들은 남녀와 어린아이까지 성전 앞 바깥뜰에 모입니다. 이들은 귀환 후 시간이 흐르면서(약 80여년 동안) 느슨해진 자신들의 신앙을 재정비하기를 열망하였습니다. 결국 에스라가 했던 ‘설교-기도’(sermon-prayer)가 효력을 발한 것입니다. 지도자 한 사람의 회개가 불씨가 되어 순식간에 공동체 전체의 회개 운동으로 퍼져 나가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것은 이 회개 운동이 결코 강요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에스라의 경건과 헌신이 그 어떤 메시지보다 설득력 있는 설교로 백성들에게 다가오게 된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에스라는 행동으로 본을 보이는 지도자였습니다.
(2) 스가냐의 제안(2-4)
백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불러일으킨 인물은 여히엘의 아들 스가냐입니다(2). 스가냐는 엘람 자손으로 소개되는데, 엘람 자손은 1차 귀환에 속했던 가문이었습니다(참조. 스 2:7). 그 후 2차 귀환 때에는 엘람 자손 70명이 에스라와 함께합니다(스 8:7). 엘람 가문 중 6명의 사람들은 이방 여인과 결혼한 사람들로 소개되는데(스 10:26), 그중 한 사람의 이름이 스가냐의 부친 여히엘입니다(두 인물이 동일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만약 동일인이라면, 스가나는 부친의 잘못까지도 지적한 것이 됩니다. 스가나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사적인 관계를 떠나 공동체 전체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가나는 공동체의 죄와 자신이 속한 가문의 죄를 자기의 죄로 동일시하면서 (2: ‘우리가 하나님께 범죄하여’), 에스라에게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2절에서 ‘'하나님께 범죄하다’로 번역한 ‘마알’은 하나님과 맺은 언약에 신실하지 못한 행동을 가리킵니다. 즉, 자신들이 이방 여인과 통혼함으로 언약 백성으로서의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스가냐는 어쩌면 지금 이 상황을 아간 한 사람의 죄(‘마알’)로 백성 전체가 하나님의 진노를 받았던 과거의 사건과 연관시키고 있는지 모릅니다.
스가냐가 에스라에게 한 제안은 율법에 따라 이방인 아내들을 다 내보내기로 하나님과 언약을 세우는 것입니다(3: ‘내 주의 교훈을 따르며 우리 하나님의 명령을 떨며 준행하는 자의 가르침을 따라 이 모든 아내와 그들의 소행을 다 내보내기로 우리 하나님과 언약을 세우고 율법대로 행할 것이라’). 스가냐가 의미하는 ‘내 주의 교훈’과 ‘하나님의 명령’은 아마 가나안 백성과 통혼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출 23:32: 신 7:15)뿐만 아니라, 이혼에 대한 규정(신 24:1-4). 그리고 언약 체결에 관한 규정(신 29:10-13)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스가냐는 이방 민족과 통혼하는 것을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어기는 행동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그가 에스라에게 ‘언약을 세울 것’을 제안하는 것이나 후에 에스라가 ‘백성들에게 맹세하게 하는 것’(5)은 이런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스가냐와 에스라의 생각은 일치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가나는 에스라가 공동체의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도운 훌륭한 조력자입니다(4b: ‘일어나소서 우리가 도우리니 힘써 행하소서’). 본문은 에스라의 개혁 운동이 스가냐와 같은 훌륭한 조력자들이 함께 함으로 가능하게 되었음을 강조합니다.
백성들의 맹세와 에스라의 공적인 선포(5-8)
믿음은 행동으로 나타나야 하며, 실천을 통해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신속하게 결단하고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도자는 공동체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공동체가 하나 되어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5○이에 에스라가 일어나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온 이스라엘에게 이 말대로 행하기를 맹세하게 하매 무리가 맹세하는지라 6이에 에스라가 하나님의 성전 앞에서 일어나 엘리아십의 아들 여호하난의 방으로 들어가니라 그가 들어가서 사로잡혔던 자들의 죄를 근심하여 음식도 먹지 아니하며 물도 마시지 아니하더니 7유다와 예루살렘에 사로잡혔던 자들의 자손들에게 공포하기를 너희는 예루살렘으로 모이라 8누구든지 방백들과 장로들의 훈시를 따라 삼일 내에 오지 아니하면 그의 재산을 적몰하고 사로잡혔던 자의 모임에서 쫓아내리라 하매(5-8)
본문에서는 에스라가 백성에게 이방 아내와의 결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이도록 지시합니다. 백성은 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기로 결의하고, 각 지역의 지도자들에게 이 결정을 알립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이 모여 이 결단을 실행하기 위한 절차를 정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1) 백성들의 맹세(5)
에스라는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 생각한 바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깁니다. 먼저 지도자들의 지원과 백성들의 동의를 얻어 언약을 새롭게 하도록 합니다(5). 5절의 ‘맹세’는 언약의 내용을 확고히 하는 의미를 지닙니다. 스가냐와 동일하게 에스라도 이방인과의 통혼을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위협하는 심각한 죄로 간주한 것입니다. 스가냐와 에스라가 공히 백성들의 죄를 하나님께 신실치 못한 행동'을 가리키는 ‘마알’로 표현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2,6,10).
(2) 에스라의 금식(6)
이어서 에스라는 엘리아십의 아들 여호하난의 방으로 들어가서 홀로 금식하며 중보기도를 드립니다(6). 여호하난을 느헤미야 12:23의 요하난과 동일 인물로 본다면, 그는 대제사장의 아들 혹은 손자입니다(참조, 느 3:1:12:10-11). 당시 예루살렘 성전에는 여러 개의 방들이 있었고, 그중 일부는 제사장들의 공간이었습니다. 백성들의 죄를 대신해서 금식하며 중보하는 에스라의 모습은 위기에 빠진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기도했던 성경의 인물들을 연상케 합니다(출 32:9-14; 렘 14:7-9: 겔 22:30; 암 7:1-6; 롬 9:3).
(3) 에스라의 공적인 선포(7-8)
에스라는 모든 귀환자들(‘사로 잡혔던 자들의 자손들’)에게 3일 내에 예루살렘으로 모일 것을 명령하고, 이를 어길 경우 그 사람의 재산을 몰수하고 귀환 공동체에서 축출할 것을 경고합니다(8). 이로써 에스라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총회가 소집됩니다. ‘모임을 소집하고 재산을 몰수하고 공동체로부터 추방할 수 있는 권한’은 에스라가 페르시아 왕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입니다(참조, 스 7:26). 에스라는 왕의 위임을 받은 페르시아 관료로서 자신이 갖고 있던 법적 권위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참조. 스 7:26). 8b절에서 ‘적하다’로 번역된 ‘하람’은 신명기에서 자주 등장합니다(신 7장: 20:16). 동사 ‘하람’은 거룩한 전쟁 문맥에서 전리품을 하나님께 돌리는 것을 가리키는데, 명사 ‘헤렘’으로 사용될 때는 ‘지극히 거룩한 것’ 혹은 ‘진멸할 물건’을 의미합니다. 이 단어는 여호수아서의 아간 이야기에서 ‘훔친 물건’을 가리킵니다(참조, 수 7장) 아간은 ‘진멸할 물건’을 취함으로써 스스로 진멸의 대상이 됩니다. 에스라가 특히 ‘하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아간의 경우를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8b절의 ‘사로잡혔던 자의 모임에서 쫓아내리라’는 직역하면 ‘그는 골라의 회중으로부터 분리될 것이다’의 뜻입니다. 즉, 공동체로부터의 추방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골라’는 회복된 이스라엘을 가리키며 ‘골라’ 공동체로부터의 분리는 언약 백성으로서의 자격 상실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에스라가 보여준 회개의 자세와 공동체의 결단에서 중요한 교훈을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 죄를 인정하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회복의 시작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둘째, 개인의 잘못이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신앙의 결단은 감정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각자의 자리에서 믿음을 실천하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이루어가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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