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오다가 오대산 사고를 찾았다
들어가는 길이 돌로 포장되어 있고 별로 멀지 않을 것 같아 차를 길 가에 주차하고 올라갔다
생각보다 멀었다
역시 주변이 계곡으로 맑은 물 흐르는 소리와 그늘은 좋았다
그러나 선재길에서 그렇게 신경쓰며 안보길 고대하던 뱀을 사고 거의 못 미쳐서 보게 되어 찝찝했다
나이가 들수록 무서운 것이 많아진다
사람도 무섭도 동물도 무섭고 자연도 무섭다 죄 지은 것이 많아서일게다
외사고(外史庫)로서 오대산사고가 설치된 것은 1606년(선조 39)이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1605년 10월에 재 인쇄된 실록의 초고본을 봉안할 장소로 오대산 상원사(上院寺)가 선정되었다.
임진왜란으로 사고의 실록을 모두 훼손당한 왕조는 전주사고에서 그래도 끝까지 지킨 이들(전라감사 이광, 전주부윤 권수, 경기전 참봉 오희길, 정읍 유생 안의, 손홍록)이 내장산에서 구사일생 가져온 실록으로 다시 늘려 오지 산속으로 보내게 된다.
그 하나인 오대산 사고이다
최근에는 93년만에 실록이 우리나라로 돌아왔는데 그것도 오대산 사고 것이다
일제시대 때 일본으로 반출된 지 93년 만에 돌아온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 47책.
강원도 오대산 사고(史庫)에 소장됐던 실록의 일부이다.
이번에 오대산본이 도쿄대학의 기증 형식으로나마 돌아온 것을 비롯해, 오늘날까지 실록이 온전히 전해지는 데는 파란만장한 사연이 많다.
다시 월정사로 내려왔다
세계명상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중이라 그런지 어수선하였다
월정사를 찾을 때마다 점점 절의 고즈넉하고 한적함이 사라지는 것 같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보수 공사로 더욱 정신없다 예전엔 못 느꼈는데 지붕도 금빛색으로 고풍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적광전에 얼굴 도장만 찍고 나왔다
전나무 숲길로 들어갔다 이미 오늘 많이 산책한 후유증으로 다리가 조금 부담스러워 일주문까지만 가볍게 산책했다
비 온 뒤라 땅이 물러 맨발 산책하는 이들이 있었다 나중에 옆 계곡에서 흐르는 물로 닦을 수도 있어 같이 하고 싶었으나 마음을 접었다
이 숲길을 걸으려 월정사를 찾는 여행자도 많다. 피톤치드 향이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숲길은 언제나 아름답지만, 겨울에는 푸른 전나무 위에 하얀 눈이 내려앉아 더욱 근사하단다. 오늘은 평일이라 사람이 적어 평온해 좋았다
숲길의 시작은 약 1,000년 전 월정사 앞에 심은 전나무 아홉 그루였다고 전해진다
월정사 투어를 마치고 강릉으로 태백산맥을 넘어 와 하루를 유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