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개혁교회 목사였던 제임스 아르미니우스(James Arminius)는 칼뱅의 후계자 테오도르 베자(Theodore Beza)의 [이중]예정교리, 특히 타락전 선택설(supralapsarianism)이 바울의 실제 교훈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그 사상에 반대했다. 아르미니우스가 타락전 선택설을 거부했던 까닭은 다음과 같은 근거에서였다: (1) 성경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2) 과거 1500년간 책임있는 기독교학자에 의해 주장되지 않았고, 전체 교회에 수용된 적이 없다. (3) 하나님을 죄의 창시자로 만든다. (4) 창조되지 않은 사람에 관해 선택의 작정을 만든다. 반대근거로 제일 중요하게 제기된 문제는 타락전 선택설이 비성경적이고 하나님의 속성과 조화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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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슬리(John Wesley)는 칼뱅의 이중예정과 무조건적 선택 사상을 반대했다. 그는 이중예정사상이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속성을 곡해시킨다고 생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하나님의 선택과 예정은 하나님의 독단적 주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자유의지로 인한 결단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즉, 하나님은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를 미리 아는 ‘예지’(foreknowledge)에 근거해서 선택하고 예정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예지예정’이라 부른다.
웨슬리의 이런 사상은 ‘선행은혜’(prevenient grace)라는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에게 선행은혜란 우리가 회심하기 이전에 먼저(pre) 오는 하나님의 은혜다. 그는 선행은혜로 인해서 죄인이 하나님을 사모할 수 있는 마음이 있고, 양심을 가지고 있으며, 하나님의 은혜에 반응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주어졌다고 보았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웨슬리의 사상은 신인협력설(synergism) 구도 안에서 설명될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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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브루너는 이중예정을 거부했지만, 동시에 만인구원론도 비판했다. 이중예정은 “하나님의 사랑”과 충돌하고 만인구원론은 “하나님의 거룩함”과 조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구원이 “영원한 선택”에 근거해 있다는 것을 성경이 가르치고 있음을 인정하지만 멸망은 “영원한” 결정에 근거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
홀스트 푈만은 이중예정이 하나님의 보편적 은혜와 하나님의 본질인 사랑과도 충돌할 뿐 아니라 하나님을 “비인간적인 방자한” 존재로 만들기 때문에 비성경적이라고 보았다. 그는 이중예정 교리가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리려 하지만, 하나님의 성육신 때문에 존중되어야 할 인간의 명예를 박탈한다”고 비판했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38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