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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점유율, 얼마나 중요한가? ( The Question: How important is possession?)
축구가 재미있는 건 전면적인 규칙 개정 없이도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데 있다. 예를 들면 호주 식 럭비(Aussie Rules), 호주 식 럭비를 예로 든 건 순전히 “시드니 모닝 헤럴드”(Sydney Morning Herald)에 실린 이 기사를 봐서다. 축구는(그 역사가 보여주었듯이-the issue was brought to mind by this piece) 감독이나 선수 자신들 스스로가 (규칙 개정 없이) 예측 가능함이나 부주의한 모습을 극복 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아, 물론 오프 사이드 룰(tinkering with the offside rule) 개정이나, 백패스, 백태클 금지 같은 소소한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00년 전 과거의 축구 선수를 현재로 불러온다 해도 2분 정도 설명만 해주면 현대 축구 규칙하에서 그대로 뛸 수 있을 정도로 그 변화는 크지 않았다. 그가 10분 뛰고는 체력이 달려 헥헥 거릴지 몰라도, 최소한 경기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알 것이다.
경직된 W-M이 시대를 지배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연한 4-2-4가 출현 했다. 카테나치오(catenaccio)가 경기를 질식 시키자, 토탈풋볼이 탄생 했다. “요한 크루이프(Johan Cruyff)가 3-5-2를 가리켜 윙어들을 없애버렸다”며 “축구의 종말”(the death of football)이라 부르자, 원 톱(single-striker) 시스템이 윙 어를 재등장 시켰다. 축구는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2주 전 인테르가 바르셀로나를 물리쳤던 경기를 봤다면, 미래의 전술사들(tactical historians)이 경기를 중요한 전환점이라 여길 것인가 궁금해지는 건 당연하다. 1953년 헝가리가 잉글랜드를 6-3으로 대파던 경기, 1967년 유러피언 컵 결승에서 셀틱이 인테르를 2-1로 물리쳤던 경기, 1982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브라질을 3-2로 격파했던 경기들처럼 말이다.
물론 그 경기가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할 것이가, 아니면 일시적인 일에 그칠 것인가는 오로지 이후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에 달려 있다. 분명한 건 인테르의 승리가 축구에서 최선의 플레이 방식이라 여겨졌던, 패스를 지속해서 점유율을 유지하는 방식에 바르셀로나가 하고 있고, 스페인이 하고 있으며, 미적인 면은 약간 떨어지지만 브라질도 하고 있는 방식에 도전하고 있다는 거다.
몇 가지 지적하고 넘어가자. 사실 누캄프에서 인테르는 패배했다.투레(Yaya Touré) 핸드볼이 다르게 판정났다면 원정골 원칙에 의해 인테르가 탈락했을 거다.(역주:1차전 인테르 홈에서 3-1 승, 2차전 누캄프에서 0-1 패라서 그렇습니다) 2차전에서 인테르는 모따(Thiago Motta)를 퇴장으로 잃었지만 (뻔뻔한 태도로 치팅 하는 부스케츠(Sergio Busquets) 같은 이들을 처단하지 않는 심판의 머뭇거림은 충분히 당황스러웠다), 1차전에서는 두 가지 이득을 보았다. 첫째, 밀리토(Diego Milito's) 골은 오프 사이드였고, 알베스(Dani Alves)는 페널티를 얻어야 했다.(물론 그렇게 자주 양치기 소년이 되던 알베스에게 동정심을 가지긴 힘들다) 또한, 바르샤가 밀란까지 버스타고 가야 해서 불리했던 점도 있다. 지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아스날 원정에서 했던 만큼의 강력한 압박을 보여주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1차전 인테르의 3-1 승리는 뜻밖의(fortuitously) 결과였고, 1차전 승리가 없었다면, 2차전만큼의 수비적인 접근법을 “그 치만 결국 보얀이 84분에 이를 뚫고 골을 넣었다.” 취할 수 없었을 거다. 하지만 이 모든 걸 감안한다 해도 바르셀로나가 84% 점유율을 가져갔음에도”자그마치 84%다!”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한다. 이는 확고한 조직력과 막강한 멘탈(mental strength)이 조합되었을 때의 무서움을 잘 보여준다.
인테르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볼을 내주었다는 무리뉴(José Mourinho's)의 주장은 일종의 허세로 보인다. 그렇지만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렇게 적게 볼을 소유하고 결과를 가져가는 축구는 이른바 “안티풋볼(anti-fútbol)”의 정의에 가깝다. (09~10시즌 초, 좌절한 벵거(Arsène Wenger)는 상대팀들이 이렇게 안티풋볼로 ㄴ나오는데 아스날이 어떻게 제대로 된 플레이(play properly)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 적 있다. 그리고 이 발언은 안티풋볼의 열렬한 신봉자였던 에스투디안테(Estudiantes) 감독 주벨리(Osvaldo Zubeldía)가 기자회견장에서 했던 말들, 즉 상대팀이 패스, 드리블, 슛을 하는 “풋볼”(fútbol)로 나올 대, 자기 팀은 이를 막고 깨부수기 위해서 나선다고 했던 주장을 떠올리게 했다) 분명한 건 인테르의 성공으로 인해 축구에서 점유율이 정말로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화두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거다.
조금이라도 이론에 관련된 얘기라면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영국인들이기에 누구도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1970~80년대 초 잉글랜드 축구 계는 (아르헨티나에서 비야르도 파와 메노티 파가 그랬던 것처럼) 치열하게 철학 논쟁을 벙였다. 아르헨티나의 논쟁은 가치에 관해서였다. “축구는 아름다움(beauty)을 추구해야 하는가, 승리(winning)를 추구해야 하는가? 이에 반해 잉글랜드의 논쟁은 점유율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서였다. 잉글랜드인 들은 승리냐, 아름다움이냐는 이분법이 부자연스럽다 여겼기 때문이다. 축구는 그냥 하면 되는 거고, 치팅은 나쁜 거 아니냐 라고 여겼기에 사람 차는 기술은 받아들여도 치팅이라 여기며 멀리 했다.
점유율을 지지한
3쪽은 FA 기술 이사였던 앨런 웨이드(Allen Wade)로, 감독 교실을 운영해 로이 호지슨 같은 이에게 영향을 주기도조 했던 인물이다.
반대편에 섰던 인물은 찰스 리프(Charles Reep)로, 그의 생각은 웨이드 후임으로 FA 기술 이사가 된 찰스 휴즈(Charles Hughes)에 의해 FA공식 정책이 되었다.
리프는 좋지 않은 쪽으로 명성이 자자했고, 어느 정도는 자초한 면이 있다. 하워드 윌킨슨(Howard Wilkinson-80~90년대 리즈 감독으로 유명하며 92년 리즈의 마지막 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감독입니다)은 리프를 가리켜 “광신도”(zealot), 가다롭고, 다소 과시적인 성격에, 확고한 자기 의견을 고수하며, 타인의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는 인물이라 묘사했다. 물론 리프는 경기 분석(match analysis)에 있어서 영국에서는 선구자에 해당하기에 마냥 무시해 버릴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플리머스(Plymouth's) 관중석에서 광부 모자 쓰고 거기 달린 전등불 켜서 노트에 꼼꼼히 기록하고 있는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한다/ 리프가 하나씩 모은 기록을 가지고 내린 결론이 무엇이든 간에 그는 누구보다 꼼꼼하고 성실하게 자료 조사를 했다는 말이다. 찰스 휴즈가 유명한 코칭 안내서 “승리 공식(The Winning Formula)”에 리프 자신의 아이디어들을 도용했다고 펄펄 날뛸 때조차 주된 논지는 리프 자신은 9,175골이나 조사해서 결론을 냈는데, 찰스 휴즈는 고작 202골 조사했다는 데 있었다.
리프는 1973년에 “리그 우승 축구와 랜덤 요소”(League Championship Winning Soccer and the Random Effect: The Anatomy of Soccer under the Microscope)라는 책을 집필하여 자신의 이론을 집대성하지만 미 출판 본으로 남는다. 이 책에서 리프는 1972년 유로 8강에서 잉글랜드가 서독에게 3-1로 패배했던 경기를 분석했다. 당시 대부분은 이 경기를 두고 윈터 네처(Günter Netzer)가 이끌던 서독이 패스에 패스에 패스를 계속해 잉글랜드 선수들을 원시인처럼 멍청하게 만들었고, 그건 마치 매직 마자르에게 당했던 6-3 패배와도 같았다고 여겼다. 하지만 리프는 달랐다.
리프의 말이다. “많은 감독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듯 하다. 포워드를 향한 롱패스를 무시하고, “우아하고”,”물 흐르듯 부드러운” 축구를 하면 관중들이 기뻐해줄 뿐만 아니라, 승리를 위한 골들도 얻어낼 수 있다고... 최근 풋볼리그(Football League-프리미어 리그의 전신이죠)에는 형편없는 롱패스를 보여준 서독을 모방하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다. 1부 리그 몇몇 팀들은 극단적으로 복잡한 서독 축구를 따라 하고자 한다. 언론은 이를 “토탈 풋볼”이라 불러주고 말이다.”
롱패스가 실패할 수도 있지만, 리프는 괜찮다고 여겼다. “각각의 롱패스는 팀 동료를 향한다는 정확한 의도를 지녀야 한다. 설사 그 롱패스가 타켓에 전달되지 않더라도 유효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실패한 롱패스 조차 결코 낭비가 아니다. “그는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실패한 롱패스 다섯 번이 성공한 롱패스 네 번과 동등한 찬스를 만들어 준다고 여기며, 이를 증명해 주장했다. ”오늘날의 축구를 보면 선수들이 패스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골을 넣어 득점하는 것보다 볼 한번 만져보는 걸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듯 하다.
리프는 무의미한 횡패스를 증오했고, 어느 정도는 그의 말이 맞는 점도 있다. 무리뉴는 잉글랜드에 “볼 가지고 쉬기”(resting with the ball)라는 개념을 들고 와, 설사 선제골이 없는 상태에서도 볼 점유 자체가 상대방을 물리치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공간을 열기 위해서, 혹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가 아닌, 점유율 그 자체가 목적인 축구를 하는 건 위험하다. 횡패스가 그저 책임 떠넘기기가 될 때, 평소에 는 그렇게 날카롭던 바로셀로나의 패싱이 패싱 그 자체만을 위한 패싱처럼 변질해 버릴 때처럼, 찰스 휴즈는 이런 리프의 생각을 수용 했고, FA의 공식 정책으로 만들었다. 그 이후로 직선적인 축구(direct football)는 잉글랜드 축구가 가진 암묵적인 전술 철학이 되었고, 긴 대각선 패스가 항상 강조 되었다.
자리 지키기냐, 점유율이냐? (Position or possession?)
노르웨이 국가대표 출신이자, 노르웨이 체육교육학과(Norwegian University of Sport and Physical Education) 강사였던 올센(Egil Olsen)은 앨런 웨이드의 이론을 받아들여, 낱낱이 분석한 후 수정 이론을 주창했다. 올센은 통계 분석을 통해 한 팀이 볼을 가지고 있을 때보다 상대팀 골키퍼 근처에 있을 때 득점할 확률이 휠씬 크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올센은 누가 볼을 점유하고 있는가 보다 볼의 위치가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1990년에 노르웨이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 그가 볼을 기능한 자주 상대방 뒷공간(bakrom)으로 –상대팀 수비 라인 뒤에 생긴 공간-보내야 한다고 요구한 건 당연한 일이다. 이런 올센의 지도 아래 노르웨이는 세계 랭킹 2위에 위치하기도 했다. (역주:올센은 1990~1998년까지 노르웨이 대표팀을 맡았고 이 기간 최고 성적은 98 월드컵 16강에 그쳤지만, 한 때 노르웨이를 FIFA랭킹 2위에 위치 시키기도 했습니다.)
리프의 이론을 수용하는 데 있어 주의 해야 할 점들이 있다. 먼저 리프는 팀들간의 전력차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이렇다. 이론상으로야 상대적인 약 팀이 점유율 축구를 시도했다가 박살 날 확률이 크지만, 상대팀이 강하면 강할수록 단순한 롱 볼이 통하지 않을 확률도 커진다. 찰스 휴즈의 연구에서도 최상위 레벨로 직선적인 축구가 가지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경향이 보였다(휴즈의 연구에서 대표팀간 경기서 나온 골을 제외시키면 5번 이하 패스에서 골이 나온 빈도수는 87%에서 63%로 떨어진다)
리프와 휴즈의 연구에 있어 부족한 점이라면 그들은 모든 축구팀이 항상 득점하고자 시도한다고 가정했다는데 있다. 지난 주 인테르는 득점 의도가 거의 없었다. 유사한 상황이었던 2002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상대한 브라질, 2005년 챔피언스 8강에서 유벤투스를 산대한 리버풀은 점유율을 유지해 선제골을 지키려 했다. 그에 반해 인테르는 점유율을 내주고 페널티 박스 바로 앞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그게 먹혔고, 결과적으로는 09~10시즌 바르셀로나를 막아낸 겪이 되었으니, 이를 성공적인 전술이라 간주해도 무방할 것이다.
다른 팀도 사용 가능한 전략인가 (General application)
안타깝게도 인테르 사례는 특수한 경우다. 09~10시즌 초 9명으로도 밀란(역주:원문은 피오렌티나인데 9명 승리는 밀란 상대죠)에게 승리한 것처럼 인테르는 전술 훈련이 엄청나게 잘 되어 있는 팀이다. 게다가 바르셀로나 경기에서는 (1차전 홈 3-1 승리가 있어) 0-1 석패로도 결승 진출이 가능한 특수 상황이었다.
축구통계회사 캐스트롤(Castrol)사가 낸 Opta 통계에 의하면 프리미어 리그에서 지난 두 시즌 동안 어느 한 팀이 60%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간 경기는 1/3 가량이 해당하고, 이 중 점유율 앞선 팀이 승리한 경우는 52%, 패배한 경우는 25%애 해당한다고 한다. 한 팀이 7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가면 (이 경우는 전체 경기 중 4.7%에 해당한다) 승리한 경우는 67%, 패배는 17%이다. (역주:6경기 4승 1무 1패라는 말이죠) 지난 두 시즌 동안 80%점유율을 가져간 팀은 딱 한번 나왔는데 작년 8월 리버풀이 볼튼 상대로 3-2 승리했다. (역주:09~10시즌 볼튼 원정이었고, 리버풀이 역전승한 경기이며, 54분에 볼튼 데이비스가 퇴장 당한 걸 감안해야겠죠)
양팀이 대등했던 경기, 즉 50~59.9% 점유율이 나온 경기에서는 점유율 앞선 팀이 승리한 경우가 43%, 패배한 경우는 31%에 해당 한다. 점유율을 가져가는 것과 경기에서 승리하는 거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거다. 물론 직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역습으로 성공적이었던 팀들, 즉 낮은 점유율에도 성공했던 팀들이 떠오를 것이다.
인테르가 보여준 건 극단적으로 점유율을 무시해도 성공이 가능한 특수 사례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AC밀란을 이끌었던 아리고 사키(Arrigo Sacchi)는 간단한 훈련을 통해 팀의 진형(shape)을 유지하는 게 중요함을 증명한 바 있다. “나는 굴리트(Gullit)와 반바스텐(Van Basten)에게 조직된 5명이 조직되지 않은 10명을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했다. 방법은 이랬다. 5명으로 키퍼에 갈리(Giovanni Galli)를 뽑고, 나머지 네 명은 타소티(Tassotti), 말디니(Maldini), 코스타쿠르타(Costacurta), 바레시(Baresi)를 골랐다. 상대팀 10명으로는 굴리트(Gullit), 반바스텐(Van Basten), 라이카르트(Rijkaard), 비르디스(Virdis), 에바니(Evani), 안첼로티(Ancelotti), 콜롬보(Colombo), 도나도니(Donadoni), 란티그노티(Lantignotti), 마나리(Mannari)를 뽑았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15분이었고 10명이 내가 고른 5명을 상대로 골을 기록하는 거다. 유일한 규칙은 우리가 볼을 따내거나, 그들이 볼 소유를 놓치면, 그들은 자기 진영 10미터 뒤에서 다시 시작하기였다. 훈련 때 항상 이 게임을 했지만, 그들 10명은 결코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단 한번도 말이다.”
그렇다. 축구에서는 점유율보다 조직력이 중요할 때가 존재한다.( There are times when possession matters less than organisation)
http://www.guardian.co.uk/sport/blog/2010/may/12/the-question-important-possession
자주 방문 하는 사이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