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 착할 선
잘, 잘잘, 잘하다, 선하다
잘 (1) 옳고 바르게.
(2) 좋고 훌륭하게.
(3) 익숙하고 능란하게.
선하다 ; 올바르고 착하여 도덕적 기준에 맞는 데가 있다.

善의 갑골문 善의 금문 善의 전문1

善의 전문2
善의 갑골문 자형은 羊과 90°회전된 臣[①]의 합자입니다. 祥의 갑골문 자형은 羊과 目의 합자인 것에서 구분을 위하여 善의 갑골문에서는 臣자를 덧붙인 것이며, 또 臣은 배달말의 ‘똘똘’의 소릿값을 나타내며, ‘물결치는 모양의 의태어’인 羊의 ‘양, 양양’과 더하여 ‘잘, 잘잘’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똘똘+양/양양=잘/잘잘]
善의 금문 자형은 羊과 2개의 言과의 합이며, 전문 자형은 言이 1개인 자형도 있으며, 2개인 자형도 있습니다. 言이 자형의 요소로 사용될 경우 심리적인 상태나 상황이 겉으로 드러남을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구분자로 갑골문의 臣과 금문과 전문의 言이 같은 역할을 합니다.
善의 독(讀) [선]은 배달말의 ‘선하다(/올바르고 착하여 도덕적 기준에 맞는 데가 있다)’에 따른 것으로 善은 [잘/잘잘 선]이 가장 적합한 훈독(訓讀)입니다.
親善(친선 ; 서로 간에 친밀하여 사이가 좋음)은 ‘가깝고 잘하다’가 본뜻입니다. 改善(개선)은 ‘고쳐서 잘하다’이며, 最善(최선)은 ‘최고로 잘하다’이고, 善意(선의)는 ‘잘하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獨善(독선)은 ‘혼자만 잘났다’가 되며, 善戰(선전)은 ‘잘 싸우다’가 됩니다.
善良(선량), 善惡(선악) 등에서 善을 ‘착하다, 좋다’로 풀이하지만, 확장의미이며 실제 뜻하는 바는 ‘선하다’입니다. 惡筆(악필)에서 惡은 ‘모나다, 못나다’의 뜻인데, 이 경우에는 善은‘잘하다, 잘났다’의 뜻으로 대응됩니다.
舜好問而好察邇言. 隱惡而揚善 執其兩端 用其中於民 其斯以爲舜乎. 『中庸』
순임금은 묻기를 좋아하고 비근(卑近)한 말 살피기를 좋아했다. 못한 것은 가려주고 잘한 것은 드러내주며, 그 양단(兩端)을 잡고서 그 가운데를 백성에게 쓰니 그래서 바로 순임금이라 여기지 않겠는가.
상기 惡(악할 악)은 ‘악하다(/도덕적 기준에 벗어나 나쁘다)’의 뜻이 아니라, ‘못하다’의 뜻이며, 그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인 善은 ‘잘하다’의 뜻입니다. 상대방의 단순한 실수가 아닌 ‘악을 숨겨줌’은 성군(聖君)의 덕치가 될 수 없습니다.
子貢曰有美玉於斯 韞櫝而藏諸 求善賈而沽諸? 子曰沽之哉! 沽之哉! 我待賈者也. 『論語』
자공이 “여기에 좋은 옥이 있다면 함에 넣어서 감추어 두겠는가? 장사를 잘하는 사람(선량한 장사치)을 구하여 팔겠는가?”라고 물으니, 선생이 “팔겠다! 팔겠다! 나는 장사치를 기다릴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상기 문장의 善賈는 賈를 [값 가]로 훈독하여 ‘좋은 가격’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賈는 [장사 고]로 여기서는 ‘장사하는 사람’을 말하며, 善賈는 ‘장사를 잘하다, 잘하는 장사치’을 의미합니다. 문미의 ‘我待賈者’는 ‘나는 값을 기다린다.’는 뜻이 아니라, ‘賈者’는 ‘장사치’의 뜻입니다. 또 다르게는 善賈는 ‘착한 장사치’로 善이 ‘善良’으로 속임이 없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어의 구어에서 ‘잘하는 사람’이 ‘선량한 사람’의 뜻으로 직접 구현되지는 않지만, ‘잘’에는 ‘옳고 바르다, 좋고 훌륭하다’의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善人에서도 ‘잘하는 사람’으로 직접 구현되지는 못하지만, 배달말의 ‘잘’에는 ‘착하다’의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宋人有善爲不龜手之藥者. 『莊子·內篇』
송나라 사람에 손이 트지 않는 약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상기 문장의 善은 ‘능숙하다, 뛰어나다’등으로도 의역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배달말의 ‘잘하다(/익숙하고 능란하게 하다)’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慶氏之馬善驚. 『左氏傳』
경씨의 말은 잘 놀란다.
상기 문장의 善은 ‘자칫하면, 자주’의 뜻으로 풀이되기도 하지만, 배달말의 ‘잘, 곧잘’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례입니다.
僐 모양낼 선
잘나다, 잘하다

僐의 전문
僐의 전문 자형은 ‘사람 고유의 특성’의 뜻을 나타내는 人과, 두 개의 言으로 구성되어 있는 善의 합자입니다. 하나의 言으로 구성된 善이 ‘잘’의 뜻이라면 두 개의 言으로 구성된 善은 ‘잘잘(/기름기나 윤기가 반드르르 흐르는 모양/어떤 태도나 기색 따위가 넘쳐흐르는 모양)’의 뜻으로 쓰여, 人과 더하여, ‘잘나다, 잘하다(/익숙하고 능란하게 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는 ‘作姿也[자태를 짓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는데, ‘잘나다’에 대한 중국어식 풀이입니다.
嫸 어기기좋아할 선
잘잘, 잘래잘래

嫸의 전문
嫸의 전문 자형은 女와 善의 합자이며, 善의 ‘잘잘(/머리를 좌우로 가볍게 자꾸 흔드는 모양/주책없이 자꾸 이리저리 바삐 싸다니는 모양)’이, 姿勢(자세)를 뜻하는 女와 더하여, ‘잘잘(/물건을 손에 들고 가볍게 흔드는 모양), 잘래잘래(/머리를 좌우로 가볍게 자꾸 흔드는 모양), 잘잘하다(/[북한어]여럿이 다 고르게 몹시 잘다≒자잘하다)’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는 ‘好枝格人語也. 一曰靳也[남의 말을 꺾기 좋아하는 것이다. 한 예로 인색함이다]’라고 하고 있으며, 또 이에 대하여 청나라의 단옥재(段玉裁)는 ‘偏忮[치우치고 꺼려하다]’로 설명하고 있는데, 글자란 사람의 말을 본뜬 것입니다. 어떤 내용이나 사실에 대한 기술, 혹은 단편적인 사유, 즉 ‘절(節)과 구(句)’를 문자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하나의 ‘낱말’이어야 하며, 적어도 관용격식화 되어 하나의 낱말화 된 경우이어야 합니다. ‘남의 말 꺾기를 좋아하다, 치우치고 꺼려하다’에 가장 적합한 의미가 바로 배달말의 ‘잘잘, 잘래잘래, 잘잘하다’입니다.
善頁 거만하게사람볼 선
잘난 체하다, 재다

善頁의 전문
善頁의 전문 자형은 善과, 성격상의 특성이나 표정의 뜻을 나타내는 頁 과의 합자이며, 善의 ‘잘’에서 ‘잘난 체하다’로 ‘재다(/잘난 척하며 으스대거나 뽐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는 ‘倨視人也[거만하게 남을 보는 것이다]’라고 자원(字源)을 설명하고 있는데, 바로 배달말의 ‘재다’를 표현한 것입니다.
繕 기울 선
잘게 엮다 ; 잗다듬다

繕의 전문
繕의 전문 자형은 糸와 善의 합자이며, 善의 ‘잘, 잘잘’이 ‘잘다(/작고 소소하다, 가늘고 작다)’로 쓰여, ‘잘게 엮다[糸→編(엮을 편)]’에서‘잣다(/[제주방언]옷 같은 것의 헤어진 데를 딴 헝겊을 대고 깁다), 잗다듬다(/잘고 곱게 다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현대국어에서‘잘하다’의 반대말은‘못하다’입니다. ‘잗다듬다’에서‘잗’은 ‘잘다’의 어기를 가지고 있는데, ‘잘’의 고대 소릿값은 ‘잗/잣[↔못]’에서 변화인 것입니다.
修繕(수선 ; 낡거나 헌 물건을 고침), 營繕(영선 ; 건축물 따위를 새로 짓거나 수리함), 補繕(보선 ; 이미 되어 있는 곳을 보충하여 고침) 등에서 繕이 현재의 사전적 정의에서는 ‘고치다’로 풀이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잗다듬다’의 뜻입니다.
聚米粟, 繕城郭, 恃此二者而不撫其民. 『左氏傳』
곡식을 모으고, 성곽(城郭)을 잗다듬는다. 이 두 가지 것을 믿고서는 그 백성을 어루만지지 않는다.
상기 문장의 繕은 단순하게 고치거나 부수함의 뜻이 아니라, ‘치밀한 관리’의 어기(語氣)를 가지고 있는데, 배달말의 ‘잗다듬다’의 쓰임과 같습니다. 修繕(수선)은 修理(수리)와도 같은 뜻인데, 理(다스릴 리)가 나타내는 어기는 ‘관리(管理)’입니다. 繕의 ‘잗다듬다’와 같습니다.
繕甲兵 具卒乘 將襲鄭. 『左氏傳』
갑병을 잗다듬고 병졸과 병거를 갖추고 장차 정나라를 습격하려하다.
繕兵不傷衆 而彼已服矣. 『史記』
병사들을 잗다듬으면 뭇사람이 상하지 않고서도 저들은 이미 복종하게 될 것이겠다.
상기 좌씨전(左氏傳)의 繕은 기존의 풀이에서는 ‘수선(修繕)하다’로 새기고 있습니다. 甲兵이 ‘갑옷과 병장기’의 뜻을 나타내기에 ‘수선하다’로의 풀이가 자연스럽습니다.
또 사기(史記)에서는 兵은 ‘병사(兵士)’의 뜻이기에 ‘繕兵’은 ‘병사를 수선하다’가 되어 문맥에 맞지 않습니다. 하여 여기서의 繕을 ‘음식을 갖추다’라는 뜻으로 의역을 하지만, 그 역시 전체 문맥과 맞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배달말의 ‘잗다듬다’는 두 문장 모두에 공히 적용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膳 반찬 선/선물 선
잣다, 자시다, 질게, 찔개, 쯜개, 드리다

膳의 금문 膳의 전문
膳의 금문 자형은 善과 동자이며, 전문 자형은 肉과 善의 합자입니다. 善이 ‘잘, 잘잘’에서 ‘잘다’로 쓰여, ‘잘게 다듬은 고기’라는 것에서 ‘반찬(飯饌)’의 뜻으로 쓰입니다. 반찬에 해당하는 배달말에는 ‘질게·찔개·쯜개·긍거이·건건이·햄·햄새·합새’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질게, 찔개, 쯜개’를 나타냅니다.
食膳(식선 ;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의 물건), 退膳(퇴선 ; 제사를 지내고 제상에서 물린 음식/궁중에서, 임금이 수라상에서 물려 낸 음식을 이르던 말), 饌膳(찬선 ;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의 물건), 藥膳(약선 ; 약재를 넣어 조리한 음식. 병을 예방하고 치료를 돕기 위하여 먹는다), 御膳(어선 ; 임금에게 올리는 음식을 이르던 말) 등에서 膳이 질게, 찔개, 쯜개’의 뜻입니다.
饌膳(찬선)에서 饌(반찬 찬)은 ‘부드럽게[巽] 한 먹거리[食]’의 뜻이며, 膳은 ‘잘게[善] 만든 육류[肉]’의 뜻입니다.
또 肉은 배달말의 ‘달(/껍질이 살갗에서 벗겨져 있는 상태)’을 의미하는데, 이로부터 갑골문에서부터 지금의 해서 자형에 까지 月(달 월)과 통용되며, 이 [달] 소릿값에서 ‘들다, 드시다’와 같은 존칭어로도 쓰이는데, 膳의 肉이 ‘들다’로 쓰이고, 善은 ‘잘(/친절하게 성의껏)’으로 영어의 ‘please’의 어기를 나타냅니다. ‘잘 좀 부탁드립니다.’에서의 ‘잘’과 같은 뜻입니다. ‘잘[善] 들다[肉]’로 善이 肉의 소릿값 ‘들다’가 존칭어 ‘드리다’로 쓰였음을 나타냅니다.
膳物(선물), 膳賜(선사)에서 膳이 ‘드리다’의 뜻입니다.
食上 必在視寒暖之節. 食下 問所膳. 命膳宰曰 末有原 應曰 諾然後 退. 『禮記』
음식을 올림에 반드시 차고 더운 정도를 살펴야하며, 음식을 내림에 자신 것(잡순 바)을 묻는다. 선재(膳宰)에게 ‘다시 쓰지 말라’ 명하고 그렇다는 대답을 들은 후에 물러난다.
상기 문장의 ‘所膳’에서 膳이 ‘자시다’의 뜻으로 쓰여, ‘자신 바/잡수신 것’의 의미입니다. ‘所+A[-한 바]’에서 ‘A’는 동사가 오는데, 膳은 동사로서 ‘자시다’의 뜻입니다. 만약 기존의 풀이처럼 명사로 ‘반찬’이라고 할 경우는 ‘반찬이 되다’로 ‘반찬 된 바’가 되어, 말이 되지 않습니다. 膳宰는 관직명입니다.
膳夫, 掌王之食飮膳羞以養王及后世子. 『周禮』
선부(膳夫)는 왕가의 음식을 관장하며, 잗다듬고 앙구어서 왕 및 왕후(王后)와 세자(世子)를 봉양한다.
상기 문장의 膳夫는 膳宰와 같은 의미로 관직명이며, 膳은 ‘잗다듬다’의 의미이며, 羞는 ‘앙구다(/음식 따위를 식지 아니하게 불 위에 놓거나 따뜻한 데에 묻어 두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