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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축구에서 윙백은 진화했다. 예전처럼 단순히 상대 측면 공격수들을 수비하는데 국한되지 않는다. 이제는 한 쪽 측면 모두를 커버해야 하는 존재가 됐다. 수비 하나에 모자라 공격 능력까지 이들의 주요 임무가 된 것이다. 때문에 이들의 존재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중요해졌고, 우리는 이제 각 팀들의 페너트레이션(한 팀이 상대 라스트 30m 지점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 과정에서 윙백들이 윙어 역할을 맡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오버래핑 능력이 뛰어난 윙백들의 최대 이점
오버래핑 능력이 뛰어난 윙백들의 최대 이점은, 뛰어난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보니 측면 수비와 측면 공격 모두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 경기 내에서 두 가지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려면 그만큼의 뛰어난 활동량이 요구되야 한다. 때문에 필자는 윙백을 전술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갖춰야 할 능력 1순위를 수비력, 그리고 2순위를 활동량이라고 생각한다.
오버래핑 능력이 좋은 윙백들에게 자유로운 공격 가담을 허용하면서 수비적으로 안정적인 조직을 구성하는 방법은 대표적으로 2가지가 있다. 첫째는 위 그림 왼쪽에 표시되어있는 '백3.5'방법이고, 둘째는 위 그림 오른쪽에 그려져있는 '라볼피아나' 전술이다.
왼쪽 백3.5는 한쪽 윙백이 공격 가담을 하면 나머지 측면 수비수가 중앙으로 이동하여 순간적인 백3를 형성하는 방법이다. 백4와 백3를 혼용하면서 사용하기에 백3.5라 불리는 것인데, 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오른쪽의 라볼피아나 전술에도 해당된다고 말할 수 있다. 오른쪽 라볼피아나의 경우에는 양쪽 모든 윙백들이 자유로운 공격 가담을 나서되, 수비 라인 바로 앞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센터백 사이로 내려와 변형 백3를 형성하는 전술이다. 최근 현대축구에서는 왼쪽의 백3.5보다 오른쪽의 라볼피아나 전술을 더욱 선호하는 추세로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대체적으로 패싱에 능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비 라인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수비수 3명으로만 이뤄진 왼쪽 백3.5의 수비 라인보다 더욱 정확한 패싱 능력을 갖출 수 있기(이례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보다 센터백의 패싱 능력이 더욱 뛰어날 경우 이 장점은 상쇄된다!) 때문에 전방으로 비교적 효율적인 패스를 연결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둘째는 현대축구로 흐름이 접어듦에 따라 측면 공격수 자리에 반댓발 윙어 유형의 선수들을 배치시키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부터 공격 능력이 뛰어난 윙백들의 최대 이점과 함께 소개하도록 하겠다.
팀에 공격 능력이 매우 뛰어난 윙백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페너트레이션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주로 그들이 갖게 된다. 이들이 윙어 자리로 전진하고, 그에 따라 원래 측면 공격수 자리의 선수들이 중앙 지향적으로 움직여(이는 바로 앞서 소개한 반댓발 윙어 유형의 측면 공격수들이 많아졌기 때문. 그래서 현대축구 속 대부분의 윙어들은 중앙 지향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공격 가담을 나온 윙백들이 매우 넓은 측면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윙백들이 매우 넓은 측면에 배치된다면 위 그림 왼쪽 장면과 같이 '상대 수비수들이 어쩔 수 없어하는 공간'을 자연스레 얻게 된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만약 우리편 선수가 전진되어있는 윙백에게 패스를 할 때, 상대 수비수가 그쪽으로 붙을 경우 위 그림 오른쪽 장면처럼 수비 간격이 벌어져 수비수 사이의 공간이 창출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밀집된 수비진을 상대하는 공격팀 입장에서는 이 윙백들이 사용하는 넓은 측면 공간을 매우 애용하곤 한다.
또한 윙백들이 높은 지역까지 전진했기 때문에 주로 반댓발 윙어 유형으로 이뤄진 측면 공격수들은 중앙으로 좁힐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윙백들을 이용한 페너트레이션 해결(윙백들이 위치한 양 넓은 사이드로 패스를 돌려 상대 수비 간격을 넓히는 전개)이 아닌, 중앙에서 3-4명의 공격수들이 이뤄낼 수 있는 - 환상적인 티키타카,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킬패스와 같은 - 콤비네이션 플레이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축구 지능이 높은 윙백들은 자신들이 압박을 비교적 덜 받는 측면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경기의 모든 과정을 해결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위 장면과 같이 말이다. 측면에서 상대 전방 압박의 빈 공간에 찾아 들어가 볼을 받고, 그 후 균열을 찾아 다시 앞선의 선수들이 패스를 받을 수 있게끔 볼을 전달해주는 것이 그 예이다. 측면은 중앙에 비해서 비교적 공간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때문에 그 많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리고 그 넓은 공간 속에서 상대를 공략할 수 있는 가장 핵심 지역을 얼마나 잘 찾아낼 것인지에 따라 윙백들의 축구 지능이 갈라진다.
-윙백들의 폭발력이 중요한 이유
윙백들에게 수비력과 활동량 다음으로 중요한 것을 손꼽으라면 개인적으로 폭발력을 손꼽고 싶다. 그러니까 속어로 말하자면 '속가가 뛰어난', 단 시간 안에 빠른 거리를 질주할 수 있는 능력이다.
윙백들에게 이러한 폭발력이 중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무래도 상대의 발 빠른 윙어들을 수비하기 위함이 될 것이다. 그것이 1순위고 나머지 전술적인 측면에서 손꼽자면 공/수적인 면에서 각각 한 가지씩을 말할 수 있다.
공격적인 면에서 볼 때는, 상대 수비수와의 1대 1 대치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들은 반댓발 윙어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상대 수비수를 벗겨낸 채 중앙으로 들어와 더욱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필요와 이유가 없다. 오히려 중앙으로 이동해 상대 골문과 거리가 좁아진 윙어들에게 이러한 역할을 맡기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리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려 우리팀 선수들이 골을 노리든, 세컨볼을 노리든, 상대 수비수의 실책을 노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윙백의 공격 가담에 있어 주 임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수비적인 면에서는 이들이 앞서 소개한대로 페너트레이션 과정에서 윙어 자리까지 올라올 경우, 후방에 남아있는 3명의 수비 숫자만으로 횡적인 수비 진영을 전부 커버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상대 역습시 측면 공간을 일시적으로 허용해줄 수밖에 없는데, 상대가 이 공간으로 역습을 전개할 경우 후방 3명의 수비수들은 최대한 상대 공격을 지연해줘야 한다. 그리고 원래 이 공간을 맡아야 하는 윙백들이 상대 공격진들보다 더욱 빠르게 수비진으로 복귀하여 역습을 막아내야 한다. 여기서 윙백들의 폭발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현대축구의 진화에 따라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더욱 더 많은 능력들을 요구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를 맞은 된 포지션 중 하나가 바로 윙백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들의 이러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대축구의 많은 감독들이 지난 시즌의 마샬 처럼 넓은 측면에 발재간이 뛰어난 선수를 배치하기도 했고, 레알 마드리드 시절의 디 마리아처럼 측면 지향적인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하기도 했다. 또는 스트라이커가 측면으로 빠져 플레이하기도 한다.
윙백들과 이들의 상호관계는 어디까지 발전할까? 그리고 미래에는 또 윙백들이 전술을 위해 어떠한 능력을 갖추게 될까? 윙백은 정말이지 참 쉬운 포지션처럼 보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포지션일 것이다.